교과서 여행
멸종 위기 식물 포함 9000여종 보유… '어린 왕자'의 바오밥나무도 만나요
[100] 경기 용인 한택식물원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에는 '성당만큼 커서 코끼리 한 무리도 당해낼 수 없을 것'이라는 나무가 나옵니다. 이 나무는 무엇일까요? 바로 바오밥나무예요. 바오밥나무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나무이지요. 이 책을 읽은 어린이 중에는 '대체 어떻게 생긴 나무지?' '작가가 상상으로 지어낸 것일까?'라고 생각한 친구도 있을 거예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에 있는 '한택식물원'은 바오밥나무를 실제로 볼 수 있는 곳이랍니다. 한택식물원 호주 온실에 가면 높이 10m, 둘레 3m를 넘는 커다란 바오밥나무가 우뚝 서 있지요. 아프리카와 호주에 주로 사는 바오밥나무는 높이 20m, 둘레 10m까지도 자란다고 하니, '이 나무가 쑥쑥 자라 작은 별을 산산조각 낼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던 어린 왕자의 마음도 이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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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택식물원 호주 온실에 있는 바오밥나무. /임후남
한택식물원에는 바오밥나무 말고도 볼거리가 아주 많아요. 1979년 설립된 이곳은 2001년 환경부에서 지정한 '희귀 멸종 위기 식물 서식지 외 보전 기관'이기도 해요. 우리나라 식물 2400여종, 외국 식물 6600여종을 키우고 연구하는 곳이지요. 식물원 크기가 66만㎡에 달해 온종일 다녀도 다 둘러보기 어려울 정도랍니다.
한택식물원 입구에 들어서면 그야말로 아름다운 비밀의 정원에 온 느낌이 들어요. 요즘에는 구절초와 쑥부쟁이, 맥문동 등의 꽃들이 곳곳에서 관람객을 반긴답니다. 봄에는 튤립과 무스카리가, 여름에는 산수국, 원추리, 노루오줌, 조팝나무 등이 꽃을 피우지요. 계절마다 다르게 성장하는 꽃과 식물을 볼 수 있어서 어느 계절에 가도 볼거리가 풍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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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택식물원에서는 다양한 꽃과 식물이 계절마다 서로 다른 모습을 뽐내 언제든 볼거리가 풍성해요. /한택식물원 홈페이지
식물원에 가면 식물 이름과 생김새를 외우는 데 그치지 말고, 식물의 생태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아보는 게 좋아요. 우리가 '잡초'라며 무시하는 식물들도 저마다 이름과 역할이 있으며, 이러한 풀들이 나무와 함께 잘 자랄 때 숲이 살아날 수 있으니까요. 숲이 살아야 동물도, 사람도 잘 살 수 있고요. 그래서 한택식물원은 초·중·고교생을 위한 생태 체험 프로그램인 '자연생태학교'를 운영 중이에요. 영상물과 숲 체험 교육을 통해 책으로만 본 식물의 생태를 직접 보고 만지며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특히 환경부와 산림청이 지정한 멸종 위기 식물 및 보호 식물을 관찰하고 설명을 듣는 것은 매우 소중한 경험이 될 거예요.
또 4월부터 10월까지 우리나라 야생화 여행, 우리 산나물 여행, 식충식물 여행 등 다양한 주제로 '가족 생태체험 여행' 프로그램도 열린답니다. 9월과 10월에는 한택식물원의 보물을 찾는 '러닝맨 미션'이 열리는데, 온 가족이 재미있게 식물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어른을 위한 '원예조경학교'도 있으니, 아이·어른 할 것 없이 모두 즐거운 여행지가 되겠지요?
[1분 상식] '생텍쥐페리'는 어떤 사람인가요?
‘어린 왕자’로 유명한 생텍쥐페리(1900~1944)는 프랑스 소설가이자 비행기 조종사예요.
1921년 공군에 입대해 조종사 면허를 딴 그는 제대 후 비행기로 우편물을 배달했다고 해요. 아프리카 북서부와 남대서양, 남아메리카를 통과하는 항공로를 개척하는 데 이바지했으며, 야간 비행의 선구자로도 알려졌지요. 작가로서는 1926년 단편 ‘비행사’를 발표하며 첫발을 내디뎠어요. 이후 자신의 비행 경험을 살린 ‘남방 우편기’ ‘야간비행’ 등을 펴내며 명성을 얻었지요. 1943년 ‘어린 왕자’를 발표하였는데, 그 이듬해에 정찰 비행을 나섰다가 실종되어 영원히 돌아오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