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여행

멸종 위기 식물 포함 9000여종 보유… '어린 왕자'의 바오밥나무도 만나요

입력 : 2014.09.17 05:10 | 수정 : 2014.09.17 09:14

[100] 경기 용인 한택식물원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에는 '성당만큼 커서 코끼리 한 무리도 당해낼 수 없을 것'이라는 나무가 나옵니다. 이 나무는 무엇일까요? 바로 바오밥나무예요. 바오밥나무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나무이지요. 이 책을 읽은 어린이 중에는 '대체 어떻게 생긴 나무지?' '작가가 상상으로 지어낸 것일까?'라고 생각한 친구도 있을 거예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에 있는 '한택식물원'은 바오밥나무를 실제로 볼 수 있는 곳이랍니다. 한택식물원 호주 온실에 가면 높이 10m, 둘레 3m를 넘는 커다란 바오밥나무가 우뚝 서 있지요. 아프리카와 호주에 주로 사는 바오밥나무는 높이 20m, 둘레 10m까지도 자란다고 하니, '이 나무가 쑥쑥 자라 작은 별을 산산조각 낼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던 어린 왕자의 마음도 이해됩니다.

한택식물원 호주 온실에 있는 바오밥나무 사진
한택식물원 호주 온실에 있는 바오밥나무. /임후남

한택식물원에는 바오밥나무 말고도 볼거리가 아주 많아요. 1979년 설립된 이곳은 2001년 환경부에서 지정한 '희귀 멸종 위기 식물 서식지 외 보전 기관'이기도 해요. 우리나라 식물 2400여종, 외국 식물 6600여종을 키우고 연구하는 곳이지요. 식물원 크기가 66만㎡에 달해 온종일 다녀도 다 둘러보기 어려울 정도랍니다.

한택식물원 입구에 들어서면 그야말로 아름다운 비밀의 정원에 온 느낌이 들어요. 요즘에는 구절초와 쑥부쟁이, 맥문동 등의 꽃들이 곳곳에서 관람객을 반긴답니다. 봄에는 튤립과 무스카리가, 여름에는 산수국, 원추리, 노루오줌, 조팝나무 등이 꽃을 피우지요. 계절마다 다르게 성장하는 꽃과 식물을 볼 수 있어서 어느 계절에 가도 볼거리가 풍성해요.

한택식물원 사진
한택식물원에서는 다양한 꽃과 식물이 계절마다 서로 다른 모습을 뽐내 언제든 볼거리가 풍성해요. /한택식물원 홈페이지

식물원에 가면 식물 이름과 생김새를 외우는 데 그치지 말고, 식물의 생태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아보는 게 좋아요. 우리가 '잡초'라며 무시하는 식물들도 저마다 이름과 역할이 있으며, 이러한 풀들이 나무와 함께 잘 자랄 때 숲이 살아날 수 있으니까요. 숲이 살아야 동물도, 사람도 잘 살 수 있고요. 그래서 한택식물원은 초·중·고교생을 위한 생태 체험 프로그램인 '자연생태학교'를 운영 중이에요. 영상물과 숲 체험 교육을 통해 책으로만 본 식물의 생태를 직접 보고 만지며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특히 환경부와 산림청이 지정한 멸종 위기 식물 및 보호 식물을 관찰하고 설명을 듣는 것은 매우 소중한 경험이 될 거예요.

또 4월부터 10월까지 우리나라 야생화 여행, 우리 산나물 여행, 식충식물 여행 등 다양한 주제로 '가족 생태체험 여행' 프로그램도 열린답니다. 9월과 10월에는 한택식물원의 보물을 찾는 '러닝맨 미션'이 열리는데, 온 가족이 재미있게 식물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어른을 위한 '원예조경학교'도 있으니, 아이·어른 할 것 없이 모두 즐거운 여행지가 되겠지요?

[1분 상식] '생텍쥐페리'는 어떤 사람인가요?

‘어린 왕자’로 유명한 생텍쥐페리(1900~1944)는 프랑스 소설가이자 비행기 조종사예요.
1921년 공군에 입대해 조종사 면허를 딴 그는 제대 후 비행기로 우편물을 배달했다고 해요. 아프리카 북서부와 남대서양, 남아메리카를 통과하는 항공로를 개척하는 데 이바지했으며, 야간 비행의 선구자로도 알려졌지요. 작가로서는 1926년 단편 ‘비행사’를 발표하며 첫발을 내디뎠어요. 이후 자신의 비행 경험을 살린 ‘남방 우편기’ ‘야간비행’ 등을 펴내며 명성을 얻었지요. 1943년 ‘어린 왕자’를 발표하였는데, 그 이듬해에 정찰 비행을 나섰다가 실종되어 영원히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임후남 |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