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세계
빙하기 때 북동아시아인, 걸어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주했어요
입력 : 2014.09.15 05:29
| 수정 : 2014.09.15 09:22
사진 속 얼음과 눈이 켜켜이 쌓인 곳은 바로 남극이에요. 상상할 수 없는 혹한은 그 누구의 발길도 허락할 것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남극에는 오래전에 살았던 인간의 흔적이 남아 있어요. 1980년대 남극에서 물개를 연구하던 칠레 기지의 한 연구원이 사우스셰틀랜드 제도에 있는 리빙스턴 섬에서 인간의 두개골을 발견했거든요. 놀랍게도 이 두개골 주인은 1800년대 중반에 살았던 20대 아시아계 여성으로 확인되었지요. 어떻게 아시아계 여성이 150여년 전 남극까지 가게 되었을까요? 그 까닭은 현생 인류의 이동에서 찾을 수 있답니다.
-
- ▲ /한성필 사진작가
1만6000여년 전 현생 인류에서 분화된 북방계 몽골리안은 주로 큰 포유류를 사냥하며 점차 북쪽으로 거주지를 확대해 나갔어요. 지금은 유라시아 대륙과 북아메리카 대륙 사이가 바다(베링해)로 가로막혔지만, 마지막 빙하기였던 당시에는 해수면이 현재보다 100m가량 낮아서 육지로 연결되어 있었답니다. 학자들은 이때 북방계 몽골리안이 걸어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넘어갔다고 생각하지요. 현생 인류에 대한 유전학 연구를 통해 북동 아시아인 즉 북방계 몽골리안이 아메리카 대륙 토착민의 기원이라는 사실도 확인되었고요.
-
- ▲ /한성필 사진작가
이후 수천년간 그들은 북아메리카, 중앙아메리카, 남아메리카로 거주지를 확대해 나갔습니다. 리빙스턴 섬에서 발견된 두개골의 주인은 남아메리카 끝자락에 있는 마젤란 해협 부근에서 살던 원주민 여성으로, 1860~1870년대 남극 물개잡이에 나섰다가 죽은 것으로 추정돼요.
빙하시대에 북방계 몽골리안이 왜 추위를 뚫고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주하였는지는 알 수 없어요. 하지만 환경에 굴복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한 덕분에 인류가 도태되지 않고 지금껏 살아남은 것은 아닐까요? 여러분도 자신의 능력을 믿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