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자연
차례상에 첫째로 올리는 대추… 큼직한 씨는 왕을 뜻해요
입력 : 2014.09.11 05:29
| 수정 : 2014.09.11 09:32
추석에 차례를 지냈다면, 기억을 더듬어 곰곰이 생각해 보렴. 차례상에 어떤 음식이, 어느 자리에 있었는지 기억나니? 송편, 전, 과일 등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은 모두 서로 다른 의미를 가졌단다. 그래서 종류와 자리가 다 정해져 있어. 특히 맨 앞줄에는 왼쪽부터 대추, 밤, 배, 감을 꼭 올리지. 모두 가을을 대표하는 과일이야.
옛날에는 집집마다 대추나무가 흔했지만, 요즘 도시에서는 보기 어려워. 더구나 대추는 다른 과일처럼 자주 사 먹지도 않지. 그런데 대추에 어떤 좋은 뜻이 있기에, 차례상에 첫째로 오르는 걸까?
옛날에는 집집마다 대추나무가 흔했지만, 요즘 도시에서는 보기 어려워. 더구나 대추는 다른 과일처럼 자주 사 먹지도 않지. 그런데 대추에 어떤 좋은 뜻이 있기에, 차례상에 첫째로 오르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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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손경희(호박꽃 '내가 좋아하는 과일')
또 대추는 열매가 엄청나게 많이 열려. 가지가 휠 정도로 주렁주렁 열리지. 일단 꽃이 피면 열매를 맺은 뒤에야 꽃이 떨어져서 헛꽃이 없어. 그래서 우리 조상은 대추를 '자손 번창'을 의미하는 과일로 여겼단다.
줄기 사이에 큰 돌을 끼워 주면 대추가 많이 달려. 재미있게도 이것을 '대추나무 시집보낸다'고 표현해. 꽃은 5~6월에 피는데 연둣빛이라 눈에 잘 안 띌 뿐, 앙증맞고 귀엽단다.
추위도 더위도 잘 견디는 대추나무는 키가 8m 정도까지 자라. 높은 곳에 달린 대추는 장대로 톡톡 쳐서 따. 풋사과 맛이 나는 풋대추도 좋고, 달큼하게 잘 익은 대추도 좋아.
'대추 세 알을 먹으면 배가 든든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추는 몸에 좋은 약이기도 해. 말린 대추는 한약을 지을 때도 들어가고, 떡이나 약밥을 찔 때도 넣고, 삼계탕에도 넣어 먹어. 대추나무는 봄에 다른 나무보다 잎을 좀 늦게 틔워도, 찬찬히 제 몫을 잘해낸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