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자라는 어린이

한 해 중 가장 좋은 날, 달님께 소원 빌며 강강술래

입력 : 2014.09.11 05:29 | 수정 : 2014.09.11 09:33
모두 추석 잘 보냈나요? 맛있는 송편도 빚고, 오랜만에 만난 사촌들과도 신나게 뛰어놀았지요? 추석은 설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명절이에요. 음력 8월 15일에 한 해 동안 농사지은 곡식으로 조상께 감사 인사를 드리는 날이지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옛말이 있어요. 한 해 중 한가위, 즉 추석이 가장 좋은 날이라는 뜻이지요. 그만큼 추석에는 먹을 것이 많고, 친척들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에요.

옛날에는 추석 때 동네의 건장한 남자들이 모여 힘을 겨루는 씨름을 하거나, 멍석을 쓰고 소처럼 보이게 해서 여러 집을 찾아다니는 '소놀이'를 했어요. 사람이 아니라 진짜 소끼리 승패를 겨루는 '소싸움'도 했지요. 여자들은 보름달 아래서 강강술래 놀이를 했고요.

[생각이 자라는 어린이] 한 해 중 가장 좋은 날, 달님께 소원 빌며 강강술래
/웅진주니어 '엄마 반 나도 반 추석 반보기'
뭐니 뭐니 해도 한가위는 평소 만나기 힘든 그리운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기쁜 날이었어요. 옛날에는 지금처럼 버스나 기차, 비행기가 없었기 때문에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을 만나기가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한가위에는 오랜만에 모인 친척들이 집 마당에 둘러앉아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놀이가 되었답니다. 기쁜 일, 슬픈 일을 가족과 함께 나누며 소원을 비는 '달마중'은 무척 의미 있는 시간이었지요.

하지만 한가위라고 해도 모두가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건 아니었어요. 특히 결혼한 딸을 둔 부모님은 딸과 사위, 외손주를 보기가 쉽지 않았지요. 옛날에는 '출가외인(出嫁外人)'이라고 하여 결혼한 여성은 친정에 가기가 무척 어려웠거든요. 일 년 중 가장 좋은 날이라는 한가위에도 말이에요.

명절에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를 뵐 수 없었다니, 상상만 해도 무척 아쉽다고요? 하지만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지금은 잘 알려지지 않은 명절 문화가 하나 더 있거든요. 바로 '반보기' 문화랍니다.

반보기는 말 그대로 절반을 가서 본다는 의미예요. 친정과 시댁이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에 서로의 중간 지점에 와서 만나는 문화였답니다. 명절 무렵에 당일치기로 친정 식구를 만날 수 있는 묘책이었지요.

반보기를 할 때는 서로 맛있는 음식을 싸 가지고 가서 함께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선물을 주고받기도 했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그리운 얼굴이야말로 그 어떤 것보다 좋은 선물이었겠지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 속에는 한가위가 일 년 중 가장 풍요로운 날이라는 의미뿐만 아니라, 한 해 동안 그리웠던 얼굴을 만날 수 있는 가장 기쁜 날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답니다.


[부모님께]

우리 고유 명절인 추석은 아주 먼 옛날 삼국시대부터 이어져 왔다고 해요. 자녀와 추석의 유래를 찾아보며, 그 의미를 되새겨 보세요. 추석과 함께 우리나라 4대 명절로 꼽히는 설, 단오, 한식에 대해서도 함께 알아보면 더욱 뜻깊겠지요?


이태화 | 어린이책 출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