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 (위 사진)‘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자리에 문을 연 순천만 정원에는 23개국 82개 정원이 있어요. (아래 사진)매년 가을이면 순천만 일대의 드넓은 갈대밭이 장관을 이뤄요. 순천만은 갈대밭·갯벌 등이 어우러진 생태계의 보고예요. /김영근 기자

전라남도 순천시에 있는 순천만 자연생태공원은 사계절 모두 볼거리가 많지만, 가을에 가면 더욱 좋은 곳이에요. 바로 끝이 보이지 않는 갈대밭 때문이지요. 5.4㎢에 이르는 갈대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랍니다. 이곳에서는 매년 가을 갈대 축제가 열리는데 올해는 다음 달 17일부터 19일까지 열린다고 해요. 갈대밭과 더불어 22.6㎢에 달하는 드넓은 갯벌도 순천만 자연생태공원의 자랑입니다. 갯벌 풍광이 무척 아름다워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 제41호로도 지정되었지요.

순천만 자연생태공원은 지난 2006년 람사르 협약에 등록된 습지 보존 지역이에요. 아마존 하구, 미국 동부 조지아 해안, 북해 연안, 캐나다 동부 해안 등과 함께 '세계 5대 연안 습지'로 꼽히는 생태계의 보물 창고입니다. 전 세계 습지 중에서도 희귀 조류가 가장 많은 곳이라고 해요. 매년 230여종의 철새가 순천만을 찾아오는데, 이 가운데 흑두루미, 검은머리갈매기, 혹부리오리, 민물도요 등 11종의 철새는 멸종 위기에 처해 국제적으로 보호받는 조류예요. 특히 흑두루미는 생존 개체 수가 전 세계에 1만 마리 정도밖에 안 되는데, 매년 100마리 이상이 순천만을 찾아와 겨울을 납니다.

많은 철새가 순천만을 찾아오는 이유는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이에요. 습지의 질이 좋은 데다 빽빽한 갈대가 겨울바람을 막아주고, 무리지어 자라는 칠면초와 나문재, 갯능쟁이 등이 철새의 먹이가 되는 물고기와 물속 생물의 편안한 보금자리 역할을 하거든요.

순천만 자연생태공원 입구에는 자연생태관이 있어요. 2층 전시실에 들어가면 순천만 갯벌의 생성 과정과 특징, 서식 중인 생물 등을 상세히 알 수 있어요. 순천만을 찾는 철새 등 각종 조류의 생태도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지요. 또한 특이한 모양의 새 둥지와 알이 전시되어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답니다.

공원 안으로 들어가면 자연의 소리 체험관이 있어요. 철새 소리, 갈대 소리, 시냇물 소리 등 순천만에서 나는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에요. 국내 유일의 자연 소리 체험관이라고 하지요. 갈대숲 사이를 걸으며 순천만을 구경해도 좋고, 용산전망대에 올라 순천만을 한눈에 내려다봐도 좋아요. 순천만의 자연을 보다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다면 선상 투어도 해볼 만해요. 갈대숲 사이를 배를 타고 지나면서 철새 등 다양한 생물을 볼 수 있습니다.

순천만 자연생태공원까지 가서 순천만 정원을 보지 않고 올 수는 없겠지요? 지난해 개최된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자리에 문을 연 순천만 정원은 면적이 111만㎡에 달하며, 23개국 82개 정원이 조성되어 있어요.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만발해 장관을 이루지요. 갈대밭과 갯벌, 순천만 정원을 함께 방문하면 최고의 생태 체험 코스가 된답니다. 인근에 소설가 김승옥과 동화작가 정채봉을 기념하는 순천문학관도 있으므로 함께 들러 보세요.


[1분 상식] '람사르 협약'이란 무엇인가요?

1971년 이란의 람사르에서 체결된 국제습지조약이에요. 정식 명칭은 '물새 서식지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입니다. 간척·매립 등으로 점차 사라지는 습지를 보호하고자 맺은 협약이지요.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에 가입하였어요.

가맹국은 철새의 중계지나 번식지가 되는 습지를 보호할 의무가 있으며, 가맹 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를 1개소 이상 보호지로 지정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 인제군의 대암산 용늪이 첫 번째 보호지로 지정된 후 경남 창녕 우포늪, 전남 신안 장도습지, 제주 물영아리오름·물장오리 습지, 충남 태안 두웅습지 등 19곳이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