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리더
격동의 시기, 민중 일깨워… 20세기 중국 문학사에서 가장 존경받는 작가
입력 : 2014.08.28 05:46
| 수정 : 2014.08.28 09:11
[29] 루쉰
루쉰은 20세기 중국 문학사에서 가장 존경받는 작가예요. '아큐정전(阿Q正傳)'이라는 대표작을 남겨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작가이기도 하지요. 그는 1881년 9월 25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의 한 지주 가문에서 태어났습니다. 루쉰도 처음에는 다른 아이들처럼 글공부를 하여 과거시험을 치르고 관리가 될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당시 중국은 서구 열강의 힘에 눌려 반식민지화된 상태로 나라 안에는 혼란이 계속되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아버지가 죽는 등 불행이 겹치며 루쉰의 집안은 몰락하고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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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아Q정전’은 루쉰의 대표작으로 꼽혀요. (오른쪽)중국 베이징에 있는 루쉰 동상이에요. 루쉰은‘중국 현대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며 존경받지요. /위키피디아·EyePress News AFP
그러던 어느 날 루쉰은 수업 시간에 한 영상물을 보게 되었습니다. 러·일전쟁 당시 러시아군의 스파이였던 중국인을 일본군이 총살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었어요. 영상 속에 나오는 다른 중국인들은 그 모습을 그저 지켜보고만 있었지요. 루쉰은 외세에 눌려 스스로를 지키지 못하는 중국인의 무기력한 모습에 큰 충격을 받습니다. 이 일로 그는 민중을 일깨워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끼지요.
루쉰은 곧장 의학전문학교를 그만두었어요. 그리고 중국의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하는 민중의 각성을 촉구하기 위해 붓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첫 작품인 '광인일기'를 통해 낡은 중국 사회, 그중에서도 가족제도와 이를 지탱하는 유교 질서의 위선, 비인간성을 고발하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아요.
그리고 1921년 대표작으로 꼽히는 '아Q정전'을 발표합니다. '아Q'는 중국에서 사람의 성이나 이름 앞에 붙이는 '아(阿)'와 변발(辮髮·앞부분만 깎고 뒷부분은 땋아 늘어뜨린 남자의 머리) 모양을 나타내는 'Q'를 합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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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11년 일어난 신해혁명으로 중국에서 청나라가 무너지고 중화민국이 세워졌어요. /Corbis 토픽이미지
청나라가 무너지고 계속된 정치적 변혁 속에서도 루쉰은 글을 통해 민중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요. 그래서 오늘날까지도 위대한 작가이자 사상가로 추앙받지요. 그는 '고향'이라는 작품에서 이런 말을 남겼어요. "희망이란 본디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땅 위의 길과 같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1분 상식] '신해혁명(辛亥革命)'이란 무엇인가요?
1911년 신해년(辛亥年)에 청나라를 무너뜨리고 중화민국을 탄생시킨 혁명이에요.
청나라 말기 유럽 열강에 눌려 중국이 식민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이고 백성의 생활이 궁핍해지자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이 봉기했어요. 중국 전역에서 청나라 정부와 서양 열강을 규탄하는 시위가 일어났고, 일부 지역에서는 대규모 무장투쟁까지 벌어지며 신해혁명으로 이어졌지요. 그 결과 쑨원을 임시 대총통으로 하는 난징 정부가 수립되었고, 삼민주의(三民主義)를 이념으로 한 중화민국이 세워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