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여행

지난 14~18일에 이루어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은 우리에게 많은 메시지를 남겼어요. 열흘이 지난 지금도 계속해서 관련 뉴스가 보도될 정도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교황이 되기 전 그의 행적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을 지내고 아르헨티나 주교회 의장을 거쳐 교황이 되었지요. 그가 교황으로 선출되었을 때, 아르헨티나 국민은 처음으로 아르헨티나 출신 교황이 탄생한 것을 기뻐하면서도 그가 바티칸으로 떠나야 한다는 사실에 무척 서운해했다고 합니다. 아르헨티나는 국민의 90% 이상이 가톨릭 신자인 나라이지요.

'5월의 광장'은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상징입니다. 1810년 5월 이곳에서 스페인의 식민 지배를 받던 아르헨티나의 독립이 선언되고 시 의회가 개최되었거든요. 지금도 대통령 취임식 등 주요 정치 행사가 이곳에서 열려요. 광장 중앙에 설치된 '5월의 탑'은 아르헨티나 독립의 첫걸음이 된 '5월 혁명' 1주년을 기념해 세운 것이에요. 탑 속에는 아르헨티나 각지에서 수집한 흙이 보관되어 있다고 해요. 아르헨티나 독립을 이끈 마누엘 벨그라노 장군의 기마상도 서 있습니다.

광장 북쪽에는 메트로폴리타나 대성당이 자리 잡고 있어요. 아르헨티나 가톨릭의 중심이 되는 곳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 266대 교황으로 취임하기 전 이곳에서 미사를 집전했지요. 1593년 어도비 성당이 무너진 자리에 현재의 성당이 지어졌습니다. 1752년에 짓기 시작하여 1852년에 완공되었고, 내·외부 장식은 1911년에 마무리되었어요.

전체적으로 바로크 양식과 신고전주의 양식이 혼합되어 있는데, 유럽의 여느 성당 못지않게 화려하고 장엄한 모습을 자랑하지요. 그리스의 판테온을 닮은 외관은 성당으로는 이례적인 건축 방식이라고 해요. 코린트 양식으로 세워진 12개 기둥은 예수의 열두 제자를 상징합니다.

5월의 광장 동쪽에는 '까사 로사다(Casa Rosada)'라고 불리는 대통령궁이 있어요. 까사 로사다는 '분홍색 집'이라는 뜻이지요. 이곳에서는 매일 근위병 교대식이 열리는데, 아르헨티나를 비롯하여 칠레·페루 등 남아메리카의 독립을 이끈 호세 데 산 마르틴 장군을 기념하는 행사예요. 메트로폴리타나 대성당에 산 마르틴 장군의 유해가 안장되어 있지요. 대리석으로 조각된 그의 무덤은 아르헨티나 국기로 덮여 있습니다. 무덤 주변을 지키는 호위병의 제복은 당시 독립군이 입었던 디자인을 재현한 것이라고 해요.

닷새간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는 종교를 떠나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어요. 오랫동안 정치·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아르헨티나 국민을 보듬어온 그는 지금도 변함없는 '낮은 행보'로 전 세계인을 보듬고 있지요. 우리도 그가 남긴 메시지를 거울삼아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1분 상식] '신고전주의'란 무엇인가요?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에 걸쳐 미술 각 장르에서 유행한 양식이에요. 이전에 유행하던 로코코 양식과 후기 바로크 양식에 대항하며 고대 그리스·로마 예술의 부활을 내세웠어요.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 전역에 퍼지며 크게 유행하였지요.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에 사용된 소재와 양식을 따르며, 정확한 표현과 균형 잡힌 구도를 중시했어요. 메트로폴리타나 대성당의 외관이 그리스식으로 지어진 이유도 신고전주의가 '그리스 문화의 재발견'에 주목하였기 때문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