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경제

안전성·수익성 모두 높은 '엄친아' 금융상품은 없어요

입력 : 2014.08.19 05:41 | 수정 : 2014.08.19 09:27

'엄마 친구 아들'의 줄임말인 '엄친아'라는 표현을 여러분도 잘 알지요? 외모면 외모,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뭐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는 사람을 가리켜 '엄친아'라고 표현합니다. 그런데 금융상품에도 과연 '엄친아'가 존재할까요? 자신이 투자한 돈을 잃지 않고 다 돌려받을 수 있으면서도 높은 이자나 수익까지 얻을 수 있는 상품, 즉 '안전성'과 '수익성'을 두루 갖춘 금융상품 말이에요.

아쉽게도 그런 금융상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한번 예를 들어볼까요? 우리가 돈을 은행에 예금하면 원금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어요. 하지만 수익은 은행에서 지급하기로 약정한 일정 금액의 이자밖에 없습니다. 여러분 가운데 지난 14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다는 뉴스를 본 친구도 있을 거예요. 요즘은 이자율이 무척 낮은 시대여서 정기예금 금리가 1~2%대에 불과하지요.

금융상품의 ‘안전성’과 ‘수익성’은 대개 반비례 관계예요. 안전한 상품일수록 수익성이 낮지요. 따라서 자신의 투자 성향, 재정 상황 등을 고려해 자기에게 맞는 상품을 골라야 해요
금융상품의 ‘안전성’과 ‘수익성’은 대개 반비례 관계예요. 안전한 상품일수록 수익성이 낮지요. 따라서 자신의 투자 성향, 재정 상황 등을 고려해 자기에게 맞는 상품을 골라야 해요. /Shutterstock

이와 달리 주식·채권·펀드와 같은 금융투자상품은 투자한 기업이 잘되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어요. 그러나 반대로 투자한 기업이 잘 운영되지 않거나 부도가 날 경우에는 투자한 원금을 전부 잃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 '안전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기가 매우 어려워요.

또 한 가지 예를 생각해 봐요. 재정 상태가 우수한 '튼튼은행'과 재정 상태가 나쁜 '비실은행'이 있어요. 둘 중 어느 은행에서 판매하는 예금 상품의 금리가 더 높을까요? 만약 두 은행의 금리가 같다면, 튼튼은행에만 예금자가 몰리겠지요? 그렇게 되면 튼튼은행은 점차 예금 금리를 낮추게 되고, 예금을 더 유치해야 하는 비실은행은 예금 금리를 높이게 된답니다.

금융투자상품도 마찬가지예요. 수익률과 안전성이 모두 높은 상품이 있다면, 그쪽으로 사람들이 몰려들 거예요. 그렇게 되면 가격이 조정되면서 수익률이 낮아지겠지요. 반면, 원금 손실 위험이 높은 상품일수록 고수익을 제시하여 투자자를 모집할 거예요. 이런 이유 때문에 안전성이 높을수록 수익성은 떨어지는 것이에요. 즉, 안전성과 수익성은 반비례 관계가 되지요.

가끔 은행 예금을 홍보하면서 '수익성과 안전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획기적인 상품'이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다른 예금상품보다 금리가 아주 조금 높은 상품을 일시적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또한 몇 년간 원금 손실 없이 고수익을 낸 금융투자상품을 '투자계의 엄친아'라며 홍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단기 투자 결과가 그렇다는 이야기일 뿐 원금 손실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니랍니다. '투자계의 엄친아'가 몇 년 후에는 '문제아'로 돌변하는 경우도 종종 있거든요.

그렇다면 금융상품은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요? 우선 자신이 안전성과 수익성 중 어떤 것에 높은 비중을 둘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그 결정은 자신의 투자 성향과 재정 상황 등을 모두 고려해서 내리는 것이 좋습니다. 존재하지 않는 '엄친아 상품'을 찾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금융상품이 무엇인지 신중하게 생각하고 선택하는 것이 실패를 줄이는 방법임을 명심하세요.

[1분 상식] '투자 성향'이란 무엇인가요?

금융상품에 투자할 때 위험(risk)을 감수하는 정도에 따라 개인의 성향을 구분하는 것을 말해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분류할 수 있으나, 보통 ‘원금 보장 추구형’ ‘균형 투자형’ ‘고수익·고위험 투자형’으로 분류하지요.

원금 보장 추구형은 말 그대로 수익이 크지 않더라도 원금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유형이에요. 균형 투자형은 안전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중립적 성향으로, 일부는 수익률이 높은 곳에, 나머지는 안전한 상품에 투자하지요. 고수익·고위험 투자형은 위험성이 높더라도 고수익을 좇는 유형으로,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원하기 때문에 원금 손실을 감수하는 마음을 가진 성향을 말해요.

서동욱 | 금융감독원 금융교육국 조사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