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세계

뭉크의 '절규' 속 생생한 붉은 노을, 화산재 때문일까?

입력 : 2014.08.18 05:44 | 수정 : 2014.08.18 09:44
지난 2010년 4월 북대서양의 아이슬란드에서 화산이 폭발했어요. 뜨거운 용암이 흐르면서 주변 얼음을 녹여 때아닌 홍수까지 났지요. 당시 화산재가 11㎞ 상공까지 올라가 유럽 하늘을 뒤덮으면서 항공기 운항까지 모두 멈췄습니다. 화산재는 미세한 암석 조각으로 구성돼 비행기 엔진에 들어가면 매우 위험하다고 해요. 당시 반도체·식료품 등 항공기로 운반하는 품목의 수출입에도 문제가 생겨 전 세계 사람들이 큰 불편을 겪었지요. 우리는 평소 잘 느끼지 못하지만, 화산은 정말 무서운 존재랍니다.

사진 속 저 멀리 연기를 내뿜는 화산은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앙에 있는 메라피(Merapi) 화산이에요. 인도네시아 내에서도 가장 활발히 활동하여 무척 위험한 화산으로 꼽힙니다. 지난 2010년에 대규모 분출을 일으켜 350명 이상이 숨지고 30만명 이상이 집을 잃었어요. 2011년 말에도 분출을 일으켜 화산재가 주변 지역으로 100㎞ 이상 퍼졌지요. 지금도 가스가 분출되는 등 늘 화산활동 조짐을 보이고 있답니다.

뭉크의 '절규' 속 생생한 붉은 노을, 화산재 때문일까?
/사진=한성필 사진작가
현재 인도네시아에는 메라피 화산 말고도 120여개의 화산이 활동 중이라고 해요. 이처럼 인도네시아에서 화산과 지진 활동이 활발한 것은 환태평양 조산대에 위치하였기 때문입니다.

환태평양 조산대는 남극 대륙의 팔머반도에서 남아메리카의 안데스, 북아메리카의 알래스카, 러시아의 쿠릴열도, 일본열도를 거쳐 타이완·동인도제도·뉴질랜드로 이어지는 길이 4만㎞의 조산대예요. 조산대를 따라 화산·지진 등이 활발하여 '불의 고리(Ring of Fire)'라고 불리지요.

오른쪽 사진은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입니다. 작품 배경에 불타오르는 듯한 노을이 보이지요? 이에 대해 여러 가지 가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화산 폭발 때문에 그려졌다는 것이에요. 1883년 8월 인도네시아의 크라카토아 화산 대폭발로 엄청난 양의 화산재가 퍼져 이듬해 2월까지 지구 전역에서 생생한 붉은 노을이 관측되었는데, 그 모습을 그림에 담았다는 말이지요. 당시 퍼진 화산재가 태양에너지를 반사하여 지구 온도를 평균 0.5℃ 떨어뜨렸는데, 기후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데 5년이나 걸렸다고 해요.

뭉크의 작품에서 보듯, 예술은 사회를 반영하는 거울이 되기도 한답니다. 앞으로 예술 작품을 접할 때는 그 속에 담긴 당시 사회의 모습을 탐구해 보면 어떨까요?




김옥선 | 용인 흥덕중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