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자연

짝을 찾는 수매미, 배딱지 속 진동막으로 운답니다

입력 : 2014.08.14 05:35 | 수정 : 2014.08.14 09:39
매미 그림
여름에 가장 돋보이는 곤충은 울음소리가 우렁찬 매미일 거야.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매미인 말매미는 울음소리도 진짜 커. 지하철이 들어오는 소리보다 2.5배 더 시끄러운 소리를 내니까 말이야. 매미는 어쩜 그리 크게 울까? 수컷의 커다란 배딱지를 살짝 들춰 보면, 하얀 진동막이 보이는데, 그 속에 소리를 내는 특별한 근육이 있대. 진동막을 북처럼 둥둥 울리며 소리를 엄청나게 키우는 거야.

'씽~ 씽~' 하며 우는 건 털매미, '지글~ 지글~' 소리 내며 우는 건 유지매미, 유난히 큰 소리로 '차르르~' 우는 건 말매미야. 그밖에 '쓰름~ 쓰름~' 우는 쓰름매미, '맴맴맴~' 울다가 '매앰~' 하고 끝맺는 참매미도 있지. 매미는 한 달 조금 못 되게 사는데, 죽기 전에 짝짓기하려고 수컷 매미가 열심히 암컷을 부르는 거야. 하지만 이렇게 열심히 울어도 죽기 전에 짝짓기하는 매미는 절반도 안 된대.

매미는 땅속에서 굼벵이로 지낸 시간에 비하면 땅 위에서 사는 시간이 짧은 편이야. 몸집이 작은 애매미는 1~2년쯤 굼벵이 생활을 하지만, 종류에 따라 십수 년 동안 땅속에서 지내는 매미도 있으니까.

매미 일러스트
그림=이재은(호박꽃‘내가 좋아하는 곤충’
짝짓기를 마치면, 암컷이 배 끝의 산란관으로 나무껍질에 구멍을 뚫고 줄줄이 알을 낳아. 매미가 알을 낳은 나뭇가지는 곧 말라 죽어서 눈치채기 쉬워. 알을 수백 개 낳지만, 그 가운데 무사히 땅으로 내려가는 애벌레는 절반도 안 돼. 땅속에서 나무뿌리 즙을 빨아 먹으며 살다가 마지막 굼벵이 시기에 다시 나무로 기어올라 와. 굼벵이가 기어나온 바닥에는 손가락 굵기만 한 구멍이 빵빵 뚫려 있단다. 마지막 허물을 벗는 데는 한 시간 남짓 걸려. 허물에서 막 나왔을 때는 온몸이 굼벵이일 때처럼 노르스름해. 날개도 아주 하야면서 푸르스름하지. 날개를 말리는 동안 몸이 점점 거무스름해져. 이 광경을 보고 싶다면, 아직 늦지 않았어. 해 질 무렵에 공원에 가서 한번 찾아보렴.

박윤선 | 생태교육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