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리더

약자 편에 서 비리 폭로한 '칼날 기자'… 그의 정신 기리는 '퓰리처상'

입력 : 2014.08.14 05:35 | 수정 : 2014.08.14 09:23

[27] 조지프 퓰리처

퓰리처상 수상자에게 수여되는 메달이에요
퓰리처상 수상자에게 수여되는 메달이에요. /pulitzer.org

여러분은 조지프 퓰리처(Joseph Pulitzer·1847~1911)라는 이름을 들어봤나요? 퓰리처는 칼날처럼 날카로운 기사를 쓴 기자이자 미국에서 가장 큰 신문사를 세운 기업가이며,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여 최초의 언론대학원을 만든 사람이에요. 해마다 미국에서 언론·예술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이룬 사람에게 수여되는 '퓰리처상'은 그의 이름을 따서 제정되었어요. '위대한 언론인' '미국의 신문왕'으로 불리는 퓰리처는 과연 어떤 삶을 살았을까요?

퓰리처는 1847년 헝가리에서 태어났어요. 그가 어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어머니는 퓰리처와 그의 동생을 데리고 재혼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퓰리처는 새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해요. 그러다가 열여섯 살 때 군인이 되겠다며 헝가리에서 미국으로 건너와 남북전쟁에 참전하였지요. 하지만 제대 후에는 서툰 영어 때문에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다른 이민자와 마찬가지로 임시직을 전전했어요.

그러던 중 퓰리처는 우연한 계기로 이민 노동자들이 받는 불합리한 처우를 고발하는 기사를 쓰게 됩니다. 그리고 그의 기사를 눈여겨본 한 신문사의 편집장이 퓰리처를 수습기자로 채용하였지요. 이때부터 퓰리처는 사소한 것이라도 직접 발로 뛰며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기사를 썼어요. 그 모습에 사람들은 '칼날 기자'라는 별명을 지어 주기도 했답니다. 퓰리처는 언론이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객관적인 소리를 내고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여, 세상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믿었어요. 그래서 과감하게 사회 곳곳에 만연한 문제와 부정부패를 파고드는 기사를 썼고, 사람들은 퓰리처가 쓴 기사를 신뢰하게 되었지요.

(사진 왼쪽) 조지프 퓰리처는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 최초의 언론대학원을 세웠어요  (사진 오른쪽)조지프 퓰리처는 ‘위대한 언론인’ ‘미국의 신문왕’으로 불려요
(사진 왼쪽) 조지프 퓰리처는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 최초의 언론대학원을 세웠어요 (사진 오른쪽)조지프 퓰리처는 ‘위대한 언론인’ ‘미국의 신문왕’으로 불려요. /Mathew Ingram/위키피디아·AFP

이후 자신의 신문사를 차린 퓰리처는 계속해서 신문을 통해 부정부패와 맞서 싸웠습니다. 그러는 동안 퓰리처에게는 온갖 협박과 위협이 가해지도 했어요. 자신의 부정을 폭로한 기사에 앙심을 품고 퓰리처에게 총을 쏜 사람까지 있었지요. 그는 이러한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기업가, 경찰, 정부의 비리를 폭로했습니다. 특히 미국 사회에서 소외된 이민자와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편에 서는 기사로 큰 호응을 얻었어요.

하지만 조지프 퓰리처도 실수한 일이 있었습니다. 다른 신문사와의 경쟁에서 이기고자 사건을 크게 부풀려 보도하거나,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기사를 내보냈던 것이에요. 퓰리처는 나중에 이 일을 크게 후회하며 다시 바른 언론인의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해요. 그중 하나가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 최초의 언론대학원을 설립한 것입니다. 그래서 퓰리처의 기자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퓰리처상 시상식이 바로 컬럼비아 대학에서 열린답니다. 굽히지 않는 신념으로 부정부패와 싸우며 약자의 편에 섰던 조지프 퓰리처는 오늘날까지 위대한 언론인의 상징으로 남아 있어요.

[1분 상식] '퓰리처상'이란 무엇인가요?

미국의 권위 있는 언론·문학·음악상으로, 퓰리처의 유언에 따라 그의 유산을 기금으로 하여 1917년 제정되었습니다. 퓰리처가 사망한 뒤 1917년 5월에 제1회 퓰리처상 시상이 있었으며 매년 언론·문학·음악 부문에서 21개 상을 수여합니다. 분야마다 수상자 한 명과 두 명의 최종 결선자가 함께 발표되는 것이 특징이에요. 퓰리처상은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지만, 이 상을 받으려면 언론 부문의 경우엔 미국 신문사에서 활동해야 하고, 문학·드라마·음악 부문은 반드시 미국 시민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습니다.

김선영 | 후(who) 시리즈 위인전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