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보는 세상
'이로움(利)'보다 '의로움(義)'을 먼저 생각해 보세요
입력 : 2014.08.13 05:51
| 수정 : 2014.08.13 09:06
[27] '맹자(孟子)'
덕 있는 자의 '의'로 사람들 교화시켜 정의로운 이상향 만들려 한 맹자
치열한 전국시대에 '의로운' 정치 바라 '이(利)' 묻는 왕에게 '의(義)' 내세워
백성이 '인·의' 실천할 수 있도록 현대 복지국가처럼 기본 생활 보장
지금으로부터 약 2500년 전, 중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위나라를 다스리던 양혜왕에게 어느 날 맹자(孟子)가 찾아왔습니다. 당시 맹자는 여러 군주를 찾아다니며 '의로움(義)'을 통해 정치해야 한다는 자신의 생각을 설파하고 있었지요.
그 무렵 중국은 수많은 나라가 천하를 제패하고자 다투던 '전국시대'로, 각국의 왕은 치열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온갖 방법을 강구하며 널리 인재를 등용하고 있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의'을 행하는 것이 나라를 다스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맹자의 주장은 허무맹랑하게만 들렸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맹자를 함부로 대할 수도 없었지요. 양혜왕에게 맹자는 이래저래 골칫거리였어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한 양혜왕은 맹자를 '노인'이라 지칭하며 빈정거렸습니다.
"노인께서 먼 길도 마다하지 않고 오셨는데, 대체 내 나라에 어떤 이로움이 있겠습니까?"
그러자 양혜왕의 의도를 단박에 꿰뚫어 본 맹자는 이렇게 대답했어요.
"왕께서는 어찌 이로움을 내세우십니까? 오직 의로움이 있을 뿐입니다."
그 무렵 중국은 수많은 나라가 천하를 제패하고자 다투던 '전국시대'로, 각국의 왕은 치열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온갖 방법을 강구하며 널리 인재를 등용하고 있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의'을 행하는 것이 나라를 다스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맹자의 주장은 허무맹랑하게만 들렸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맹자를 함부로 대할 수도 없었지요. 양혜왕에게 맹자는 이래저래 골칫거리였어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한 양혜왕은 맹자를 '노인'이라 지칭하며 빈정거렸습니다.
"노인께서 먼 길도 마다하지 않고 오셨는데, 대체 내 나라에 어떤 이로움이 있겠습니까?"
그러자 양혜왕의 의도를 단박에 꿰뚫어 본 맹자는 이렇게 대답했어요.
"왕께서는 어찌 이로움을 내세우십니까? 오직 의로움이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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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이병익
맹자는 왕이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仁)으로 대하고 그 마음을 실천(義)한다면, 백성이 저절로 왕을 따르며 정치가 안정될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나라를 부유하게 하거나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필요한 이로움(利)을 찾는 데에만 관심을 쏟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보았지요. 오히려 백성의 마음을 얻어 그들을 신뢰하고, 선한 마음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 최선의 정치라고 말했어요. 맹자는 왕이 탐욕스러워 전쟁을 일삼는 것을 '패도(覇道·무력으로 나라를 다스림) 정치'라 하였고, 반대로 인의와 착한 마음에 바탕을 두는 정치를 '왕도(王道·도를 따름) 정치'라고 하였습니다.
맹자는 인간의 가장 중요한 삶의 조건인 경제적 밑바탕도 간과하지 않았어요. 맹자는 일반 백성은 군자와 달리 항산(恒産·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일정한 재산과 생업)이 없으면 항심(恒心·언제나 변치 않는 올바른 마음)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다시 말해, 일정한 경제 수준을 보장해 주어야만 일반 백성이 생업에 전념하며 '인과 의'를 실천할 수 있다고 여겼지요. 이것은 현대의 복지국가와 매우 유사한 생각이었습니다. 인간의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해 주어야 최소한의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사상과 맞닿아 있어요. 예를 들어, 며칠을 굶은 사람에게 눈앞에 있는 빵을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라고 한다면 자신의 빵을 선뜻 건넬 사람이 대체 몇 명이나 될까요? 맹자의 사상은 지극히 현실적 고민에서 비롯되었지요.
#이야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남을 돕기보다 자기 이익에만 골몰하는 사람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자기 이익을 위해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그로 인해 다른 사람이나 사회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기도 하지요. 여러분도 매스컴을 통해 정치인이나 기업가, 공무원 등의 부정부패를 다룬 뉴스를 자주 보았을 거예요. 혹은 부정부패를 저지르지는 않더라도,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따지고 손해 보는 일은 조금도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모습도 종종 접하게 됩니다. 이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연스러운 일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자기 이익을 추구하고, 그 이익을 불려 나가는 것이 당연시되는 사회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사회 전체의 이익이 커진다고 해서,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잘사는 것은 아닙니다. 커진 이익을 제대로 나눠야만 대다수 사람의 삶이 풍족해지고 더 튼튼한 사회로 성장할 수 있지요. 공정한 분배가 이루어지려면 지도자들이 자신의 역할과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국민은 각자의 자리에서 성실히 일하며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지켜보고 비판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사회에서 경제·정치·사회적 정의가 제대로 구현될 수 있으니까요. 맹자가 의로움을 실천하여 다가서고자 했던 이상향도 바로 이러한 '정의가 실현되는 세상'이었을 거예요.
맹자는 인간의 내면에 선한 마음(性善)이 있기에, 의로움을 행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는 인간이 가진 선한 마음으로, 타인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인 '측은지심(惻隱之心)', 불의를 부끄러워하는 마음인 '수오지심(羞惡之心)', 겸손하여 남에게 사양할 줄 아는 마음인 '사양지심(辭讓之心)', 그리고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마음인 '시비지심(是非之心)' 등 네 가지를 들었지요. 또 이러한 선한 마음을 키우려면, '인(仁)' '의(義)' '예(禮)' '지(智)'라는 네 가지 덕(德)을 가져야 한다고 했어요.
덕이 있는 사람은 그 마음만으로도 다른 사람에게 저절로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교화(敎化·가르치고 이끌어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함)'이지요. 맹자는 덕을 가진 사람이 의로움을 실천하여 폭력과 다툼 없는 세상을 만들기를 바란 인류의 스승이었습니다.
[함께 생각해봐요]
여러분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와준 적이 있나요? 또는 다른 사람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요? 맹자가 말한 네 가지 선한 마음을 키우기 위해 여러분 자신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