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여행

광복 위해 목숨 바친… 윤봉길·이봉창 의사 등 잠들어 있죠

입력 : 2014.08.06 05:14 | 수정 : 2014.08.06 08:53

[94] 서울 효창공원

다음 주 금요일(15일)은 광복절이에요. 35년간 일제의 식민지였던 우리나라가 해방을 맞이한 날이지요. 이렇게 우리가 광복을 이룬 것은 많은 사람이 목숨을 아끼지 않고 나라를 독립시키려고 싸운 덕분이랍니다. 그래서 오늘은 서울 용산구 효창동에 있는 '효창공원'을 함께 둘러볼 거예요. 이곳에는 우리나라의 독립운동가들이 잠들어 있습니다. 지하철 6호선을 타고 효창공원앞역에서 내려 10분 정도 걸으면 효창공원이 나오지요.

먼저 '삼의사묘'를 함께 둘러봐요. 삼의사란 세 의사(義士·의협심이 있고 절의를 지키는 사람)라는 뜻으로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의사를 말합니다. 그런데 삼의사묘에 가면 묘가 넷 있답니다. 하나는 비석도 없는 이상한 묘이지요. 이곳은 안중근 의사 묘인데, 안이 비어 있어요. 광복 후인 1946년 김구 선생은 독립투사의 유해를 일본으로부터 돌려받아 이곳에 모셨어요. 이때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모시고자 삼의사묘 옆에 비어 있는 묘를 만들었지요. 하지만 안중근 의사의 유해는 지금까지 찾지 못했습니다.

서울 효창공원에 있는‘삼의사묘’예요. 맨 왼쪽에 비석 없는 묘가 안중근 의사의 묘인데, 아직 유해를 찾지 못해 비어 있어요.
서울 효창공원에 있는‘삼의사묘’예요. 맨 왼쪽에 비석 없는 묘가 안중근 의사의 묘인데, 아직 유해를 찾지 못해 비어 있어요. /문화재청
안중근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역에서 우리나라를 식민지화하는 데 앞장선 일제의 이토 히로부미를 권총으로 쏘고 그 자리에서 붙잡혔습니다. 1910년 3월 26일 중국 뤼순 감옥에서 순국하였지요. 안중근 의사는 "내가 죽은 뒤 내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두었다가 우리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返葬)해 다오. 나는 천국에 가서도 또한 마땅히 우리나라의 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다"는 말을 남겼다고 하는데, 100년이 지난 지금도 조국에 돌아오지 못했다니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윤봉길 의사는 도시락과 물통에 폭탄을 만들어 1932년 4월 29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 공원에서 열린 일왕 생일 연회 겸 전쟁 승리 기념식에 들어갔어요. 일본군 장교를 향해 물통 폭탄을 던진 뒤, 도시락 폭탄으로 자결하려 하였으나 현장에서 붙잡혀 쓰지 못했다고 해요. 윤봉길 의사는 같은 해 12월 19일 일본 가나자와 형무소에서 헌병의 총탄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이봉창 의사는 1932년 1월 8일 일본 도쿄에서 관병식을 마치고 돌아가는 히로히토 일왕을 향해 수류탄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품 안에서 태극기를 꺼내 '대한 독립 만세'를 세 번 외치고 체포되었지요. 이봉창 의사는 모진 고문을 당하다가 그해 10월 10일 이치가야 형무소에서 순국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백정기 의사는 1933년 3월 상하이에서 일본 공사 암살 계획을 세웠으나 실행하지 못한 채 발각되어 체포당했어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일본 이시하야 감옥에서 순국했습니다. 비록 계획을 실행하지 못했지만, 백정기 의사의 거사(擧事) 계획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의 항일 정신에도 큰 영향을 미쳤고, 이후 독립운동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효창공원에는 삼의사묘와 안중근 의사 묘 외에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 주요 직책을 맡았던 이동녕, 조성환, 차리석 선생의 묘가 있어요. 또 백범 김구 선생의 묘와 기념관도 있습니다. 이번 광복절에는 부모님 손을 잡고 효창공원에 가보면 어떨까요?


[1분 상식] '효창공원'은 원래 어떤 곳이었나요?

효창공원은 원래 조선 정조의 맏아들인 문효세자의 묘가 있던 곳으로, '효창원'이라고 불렸어요. 문효세자는 세자 책봉까지 받았지만 다섯 살에 죽고 말았지요. 효창원에는 문효세자의 생모이자 정조의 후궁이었던 의빈 성씨의 묘와 순조의 후궁이었던 숙의 박씨의 묘도 있었습니다. 1894년 청·일전쟁 때 일본군이 효창원 소나무숲에서 야영하기도 했으며, 일제강점기에는 효창원 일부가 공원으로 바뀌었지요. 1944년에는 문효세자 묘 등이 서삼릉(경기도 고양시)으로 이장되면서 이름도 효창공원으로 변경되었어요.

임후남 | 여행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