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자연

'쿵덕쿵덕' 움직이는 모습, 방아 찧는 것을 닮았어요

입력 : 2014.07.24 05:32 | 수정 : 2014.07.24 09:14
풀밭에는 풀빛 곤충들이 많이 살고 있어. 이솝우화에 나오는 베짱이, 베짱이랑 닮은 여치, 육식 곤충 사마귀, 그리고 메뚜기. 또 있다고? 맞아. 오늘의 주인공 방아깨비도 있지! 긴 뒷다리를 모아 손으로 잡고 있어보렴. 방아깨비가 몸을 위아래로 움직일 거야. 그 모습이 쿵덕쿵덕 방아를 찧는 것 같다고 '방아깨비'라는 이름을 붙였대. '방아'는 곡식 껍질을 벗겨 내고 부수거나 가루로 만드는 건데, 옛날에는 집집마다 방아를 찧을 정도로 흔했어.

방아깨비 몸은 대개 녹색이나 갈색이야. 주로 머무는 풀밭이나 땅 색깔에 맞춘 것이지. 붉은 것도 있긴 해. 잎이 길쭉한 벼과 식물을 강한 턱으로 잘근잘근 씹어 먹고 살지.

방아깨비 그림
그림=이재은(호박꽃‘내가 좋아하는 곤충’)
암컷이 수컷보다 훨씬 커서, 짝짓기할 때 수컷이 암컷 등에 업힌 것처럼 보여. 방아깨비는 한 해만 살아. 땅속에서 알의 형태로 겨울을 나고, 들판이 온통 푸릇푸릇해서 먹을 게 많아지면 알에서 깨어나지. 누가 품어 주지 않아도 겨울을 나고 스스로 깨어나다니, 방아깨비 알은 약해 보여도 참 대단하지?

알에서 깨어난 방아깨비 애벌레는 처음부터 어른벌레처럼 생겼어. 이렇게 꼬물꼬물 번데기 시기가 없이 어른벌레가 되는 것을 안갖춘탈바꿈(불완전변태)이라고 해. 이런 종류의 곤충은 어렸을 때랑 다 자랐을 때랑 생김새도 같고, 먹이도 같아.

그러려면 먹이가 충분해야겠지? 방아깨비가 들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벼과 식물을 먹고 사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반대로 갖춘탈바꿈을 하는 곤충은 다 자라기 전과 후의 먹이가 달라서 서로 먹이 경쟁을 할 필요가 없어. 먹이 경쟁 없이 사이좋게 살려면 이런 곤충이 많아야겠지?

박윤선 | 생태교육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