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세계

우주 관측부터 지역 간 거리 측정까지… 인간의 시야 넓혀주는 전파망원경

입력 : 2014.07.21 05:41 | 수정 : 2014.07.21 09:04
우리가 사는 우주는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현대 과학자들은 우주가 138억년 전에 '대폭발(빅뱅·Big Bang)'이 일어나 탄생하였다고 말합니다. 대폭발 순간에 우주는 매우 작았지만, 아주 짧은 시간에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해 현재의 우주가 만들어졌다는 것이에요. 그리고 지난 3월 과학자들이 이 이론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남극 대륙에 설치된 전파망원경으로 3년간 연구한 끝에 138억년 전 우주 탄생 때 중력 작용으로 생긴 파동의 흔적을 찾아냈지요.

전파망원경 사진
'전파망원경'은 인류가 우주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눈입니다. 사진은 북극 지역의 스발바르(Svalbard) 섬에 설치된 전파망원경이에요. 둥근 접시 모양의 안테나가 바로 전파망원경이지요. 천체망원경의 한 종류인 전파망원경은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전파 영역을 관측한 후 컴퓨터 영상으로 재구성하여 보는 장치입니다. 가시광선(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빛)을 방출하지 않는 천체나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천체도 관측할 수 있어요. 전파망원경은 안테나가 클수록 많은 전파를 모을 수 있어 성능이 좋아진답니다. 하지만 안테나의 크기를 무한정 키울 수 없기에 여러 개의 안테나를 결합하여 성능을 높여요.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전파망원경 네트워크는 남아메리카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 평원에 설치된 알마(ALMA) 전파망원경입니다. 알마 전파망원경은 지름 6~12m인 전파망원경 66개로 이루어졌어요.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지구로부터 16만8000광년이나 떨어진 '1987A'라는 초신성의 폭발 잔해를 포착하기도 했답니다.

전파망원경 사진
전파망원경을 오로지 별 관측에만 쓰는 것은 아니에요. 두 지역에 설치된 전파망원경을 이용하면 두 지역의 거리를 현재의 '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GPS)'보다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거든요. 이를 통해 지구의 자전 속도와 대륙의 이동은 물론 지각 변동에 의한 지진이나 쓰나미의 발생 지점을 센티미터(㎝)나 밀리미터(㎜) 단위로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고 해요.

이처럼 전파망원경을 통한 새로운 발견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범위와 생각의 폭을 넓혀주었어요. 오직 맨눈으로만 천체 관측이 가능하던 400여 년 전에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세상이 펼쳐진 것이에요.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뜬 인류의 다음 걸음은 무엇일지 무척 궁금하지요?

사진=한성필 | 사진작가
글=김옥선 | 용인 흥덕중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