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음료의 역사

두통약으로 만들었던 콜라… 약국에서 팔았대요

입력 : 2014.07.15 04:46

톡 쏘는 맛에 거품 나는 광천수, 의약품으로 과거 유럽인들에게 인기
英 약사 토머스 헨리가 만든 탄산수, 광천수와 비슷… 고열 치료제로 판매
두통 치료제로 미국서 개발한 콜라… 기분 상쾌해지는 음료로 인기 폭발

무더운 여름, 야외 활동으로 많은 땀을 흘리고 나면 심한 갈증을 느끼지요. 이럴 때 '치익~' 소리와 함께 달콤한 맛이 나는 시원한 탄산음료가 생각날 거예요. 이렇게 여러분이 좋아하는 탄산음료는 언제 생겼을까요?

탄산음료는 땅속에서 솟는 광천수에서 시작되었어요. 옛날 유럽 사람들은 광천수를 마시거나 광천수로 목욕하면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광천수가 나오는 곳을 찾는 사람이 많았지요. 하지만 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18세기에는 귀족이나 부자들만 그런 곳을 찾아갈 수 있었어요. 보통 사람들에게 광천수를 마시거나 광천수로 목욕하는 것은 부러움의 대상이었지요. 그런데 광천수 가운데 톡 쏘는 맛에 거품을 내는 것이 있었습니다.

탄산음료의 역사 일러스트
그림=정서용
1767년 영국의 성직자이자 과학자인 조지프 프리스틀리는 거품을 내는 광천수와 비슷한 물을 인공적으로 만들었어요. 그는 양조장 옆에서 살았는데, 양조장 발효 통 안의 액체에서 가스가 생겨 거품이 이는 것을 보고 흥미를 느꼈습니다. 그는 색깔도 없고 냄새도 없는 그 가스의 정체를 밝히려고 노력하였어요. 그러다가 그 가스가 공기보다 무겁고 물에 녹는다는 사실을 알아냈지요. 가스가 녹은 물은 상쾌한 거품을 냈는데, 마치 거품을 내는 광천수 같았어요. 그 가스의 정체는 그보다 12년 전 스코틀랜드의 조지프 블랙이 발견한 '이산화탄소'였답니다. 그 가스가 녹은 물은 바로 탄산수였고요. 광천수가 거품을 내는 이유도 탄산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었어요. 프리스틀리는 이산화탄소를 물에 녹이는 장치를 발명하여 1772년 영국 런던의 왕립학회에 발표하였지요.

이후 영국의 화학자이자 약제사인 토머스 헨리가 탄산수를 만들어 의약품으로 판매하였어요. 그는 탄산수가 광천수에 가장 가깝고 고열과 이질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선전하였답니다. 1790년대 유럽에서는 몇몇 과학자가 만든 탄산수가 의약품으로 판매되며 인기를 끌기 시작했어요. 일부 탄산수는 식용 소다로 만들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탄산수를 '소다수'라고 부르기도 했지요. 탄산수는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피로 해소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1800년대까지 치료용으로 쓰였어요. 의사들도 탄산수를 치료약으로 처방해 주었답니다.

탄산수는 미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어요. 1832년 뉴욕에 이민 온 영국인 존 매튜스가 탄산수를 널리 보급하였지요. 미국에서는 탄산수에 딸기와 레몬, 시럽을 첨가하여 음료로 마시기 시작했고, 탄산음료가 대량 생산되면서 부자이든 가난한 사람이든 누구나 마실 수 있게 되었지요. 약국에서는 가게 한쪽에 커다란 탄산음료 통을 들여놓고 음료를 컵에 담아 파는 매장을 마련하였어요. 사람들은 약국에 들러 손쉽게 탄산음료를 사 마실 수 있었지요. 그리고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탄산음료인 콜라가 탄생하였답니다.

탄산음료의 역사 일러스트
콜라는 1886년 미국 약사인 존 팸버튼이 발명한 음료예요. 그는 두통 치료제를 만들려고 설탕, 캐러멜, 구연산 등의 재료에 코카나무 잎과 콜라나무 열매의 추출물을 섞는 실험을 하였어요. 그 과정에서 캐러멜 색깔을 띠는 액체를 얻었지요. 그 액체를 탄산음료와 섞어 보니 달콤한 맛에 톡 쏘는 느낌이 나는 음료가 만들어진 거예요. 이 음료는 코카나무와 콜라나무의 이름을 따서 '코카콜라'로 불리게 되었지요. 콜라는 처음에 두통·신경통 등에 약효가 있는 음료로 알려졌고, 약국에서 한 잔당 5센트에 판매되었어요. 하지만 첫해에는 총수입이 겨우 50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잘 팔리지 않았다고 해요. 그 후 약이 아니라 기분이 상쾌해지는 음료로 팔리면서 코카콜라는 큰 인기를 누리게 되었지요. 지금은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료이자, 미국을 상징하는 상품이 되었답니다.

한편 팸버튼이 만든 코카콜라의 원액 제조 방법은 극소수만이 아는 비밀이라고 해요. 코카콜라 설립 초기에는 원액 제조 방법이 적힌 비밀문서를 은행에 맡기고 돈을 빌린 적도 있었다고 해요. 130여 년 전에 만든 코카콜라 원액 제조 방법 문서는 지구상에 단 한 부만 존재한다고 알려졌어요. 이 문서는 그동안 은행 비밀 금고에 보관되어 오다가 2011년 코카콜라 박물관이 세워지면서 그곳으로 옮겨졌습니다.

그런데 콜라를 마시면 정말 기분이 상쾌해질까요? 콜라에 든 인산이 특유의 톡 쏘는 맛을 내어 상쾌한 느낌을 주지만, 인산은 치아 건강에 무척 해롭답니다. 또한 탄산음료는 열량은 높지만 영양가가 낮아서 자주 마시면 비만과 당뇨 등을 일으킬 수 있어요. 그러니 탄산음료는 되도록 적게 마시는 것이 좋겠지요?

윤상석 | 어린이 학습 도서 저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