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경제

탁자 놓고 돈 빌려주던 은행… 지금은 직접 가지 않아도 송금할 수 있어요

입력 : 2014.07.15 04:45
은행은 어떤 일을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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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설명한 금융회사 중 우리가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요? 밖에 나가서 주위를 둘러보면 아마도 은행이 가장 많이 눈에 띌 거예요. 은행은 여러 금융회사 중에서 우리가 가장 자주 이용하는 곳이지요. 그렇다면 '은행(bank)'이라는 단어는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우선 은행을 뜻하는 영어 단어 'bank'는 11세기 이탈리아에서 유래했어요. 당시 이탈리아 시장에는 무역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탁자(banko) 하나를 놓고 돈을 빌려주던 사람들(banka)이 있었대요. 이것이 오늘날의 'bank'로 발전한 것이에요. 우리나라에서 쓰는 '은행(銀行)'이라는 단어는 옛날 중국 상인들의 모임인 '행(行)'이 무역할 때 '은(銀)'을 사용한 것에서 유래하였고요.

은행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할까요? 고객의 돈을 맡아주는 예금,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빌려주는 대출, 동전 등을 다른 화폐로 바꿔주는 교환, 우리 돈을 외국 돈으로 바꿔주는 환전, 멀리 있는 사람에게 돈을 보내주는 송금 등이 은행의 주요 업무예요. 또 귀중한 물건을 보관해 주는 일도 하지요. 요즘에는 보험(방카슈랑스)이나 펀드, 채권을 판매하는 등 다른 금융회사에서 하는 일을 하기도 해요.

이 가운데 은행의 핵심 기능은 바로 예금과 대출이에요. 우리는 은행에 예금하면 이자(예금이자)를 받아요. 은행은 우리가 예금한 돈을 다른 사람이나 기업에 빌려주고 이자(대출이자)를 받습니다. 대출이자가 예금이자보다 크기 때문에 은행은 그 차액에서 수익을 얻지요. 물론 환전 수수료 등 다른 업무를 통해서도 이익을 얻지만, 이자의 차이를 통한 이익은 은행의 가장 큰 수익이랍니다. 예금과 대출은 마치 우리가 헌혈한 혈액을 모아두었다가 필요한 사람에게 수혈하는 것과 비슷해요. 은행은 우리 사회에 돈이 원활히 돌게 하는 '경제의 심장' 역할을 하는 거예요.

여러분은 은행이 모두 같은 곳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은행의 종류도 다양하답니다. 이 가운데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으로 우리가 쓰는 돈을 발행할 권한을 가진 은행이에요. 또한 은행은 그 목적에 따라 일반은행과 특수은행으로 분류돼요. 특수은행은 특별한 목적을 위해 나라에서 설립한 은행으로, 수출입 업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설립한 수출입은행, 나라에서 필요한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산업은행 등이 있습니다. 영업하는 지역에 따라 일반은행과 지방은행으로 분류되기도 해요.

IT가 발달하면서 은행의 업무 모습도 크게 달라졌어요. 요즘은 직접 은행에 가지 않고도 자동화기기(ATM), 인터넷, 전화, 휴대폰 등 전자기기를 이용하여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되었지요. 언제 어디서든 예금이나 송금을 할 수 있고, 신용카드로 돈을 빌릴 수도 있게 되었답니다. 어떤가요? 그동안 단순히 저금하는 곳이라고만 생각했던 은행에서 하는 일이 참 많지요? 각 은행이 하는 일과 특징을 잘 알아둔다면, 나중에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거예요.


[1분 상식] '한국은행(Bank of Korea)'은 어떤 곳인가요?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으로 '은행의 은행'이라고 불립니다. 은행으로부터 예금을 받고 은행에 대출도 해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지요.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화폐를 발행하는 중앙은행이에요.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화폐를 발행하는 중앙은행이에요. /이준헌 객원기자
일반 사람들은 한국은행에 예금이나 대출을 할 수 없어요. 한국은행의 역할은 매우 다양합니다. 화폐를 발행하고, 예금·대출 이자의 기준이 되는 '기준금리'를 정해요. 우리나라가 수출을 통해 벌어온 외화를 관리하며 필요할 때 사용하기도 하고요. 또한 우리나라 경제와 관련된 여러 가지 조사·통계를 작성하여 많은 사람에게 우리나라의 경제에 대해 알리는 일도 하고 있답니다.


안용섭 | 금융감독원 금융교육국 부국장조사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