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자연

깨끗한 곳에 사는 다슬기 잡으러… 계곡으로 떠나볼까

입력 : 2014.07.10 05:39 | 수정 : 2014.07.10 09:21
무더운 여름을 즐겁게 보낼 방법이 없을까? 시원하다 못해 차가운 물이 흐르는 산속 계곡으로 놀러 가면 어떨까? 아주 깨끗한 계곡에서 돌덩이를 들춰 보면, 몸을 잔뜩 웅크린 가재를 만날지도 몰라. 가재를 잡기보다 더 쉬운 건 다슬기를 줍는 거야. 맞아, 바위에 붙은 이끼를 먹고 사는 다슬기는 빨리 움직이지 않으니까 '잡는다'는 말보다 '줍는다'는 말이 어울려. 다슬기는 무리 지어 살아서 한 마리를 발견하면 금세 한 움큼 줍기도 쉽지. 우리나라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어서 이름도 참 많아. 충청도에선 올갱이, 경남에선 고둥, 경북에선 고디, 전라도에선 대사리, 강원도에선 꼴팽이…. 이게 다 다슬기의 이름이라니, 정말 놀랍지?

다슬기.
/그림=이재은(호박꽃 '내가 좋아하는 시냇가')
다슬기랑 우렁이는 어떻게 구별할까? 다슬기는 흐르는 물에서 살고, 우렁이는 논처럼 고인 물에서 살아. 다슬기는 사는 곳에 따라 껍데기 모양이 다르긴 한데, 흔히 볼 수 있는 길쭉한 모양을 떠올리면 돼. 우렁이는 다슬기보다 통통하고 동그스름하지. 하지만 다슬기도 우렁이처럼 어미 몸속에서 새끼로 자라다가 태어나. 아, 예외도 있단다. 알을 낳는 알다슬기도 있거든. 껍데기가 염주 모양으로 생긴 염주다슬기는 멸종 위기에 놓여서 더는 잡으면 안 되는 보호종이야.

다슬기는 푹 삶아 먹으면 쫀득쫀득 맛있어. 다슬기 살을 먹으려면 힘만 갖고는 안 돼. 세게 잡아당기면 살이 뚝 끊어지고 말거든. 이쑤시개로 콕 찍은 다음, 돌돌 돌리면 살이 쏙 빠져. 하지만 사람만 다슬기를 먹는 건 아니야. 애반딧불이 애벌레도 다슬기를 잡아먹고 자라. 그러니 다슬기를 주울 땐, 욕심껏 많이 가져갈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단다. 다른 동물들이 먹을 것도 생각하며 꼭 남겨 놓으렴.



박윤선 | 생태 교육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