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자연

산딸기 좋아하는 향기 나는 노린재도 있답니다

입력 : 2014.07.03 05:31 | 수정 : 2014.07.03 09:13
지구에서 살아가는 동물의 종류는 약 180만 종이나 돼. 그 가운데 75%는 곤충이야. 곤충은 대부분 작아서 눈에 잘 띄지 않을 뿐이지, 우리 주변에 엄청나게 많아.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다양한 곤충 친구들을 만나 볼 수 있단다. 노린재는 5월부터 가을까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곤충이야. 건드리면 지독한 냄새 폭탄을 터뜨려. 어떤 건 냄새가 하도 독해서, 제 냄새를 맡고 죽기도 한대. 하지만 향기가 나는 종류도 있어.

노린재.
/그림=이재은(호박꽃 '내가 좋아하는 곤충')
노린재는 침처럼 생긴 뾰족한 주둥이로 식물 줄기나 열매 즙을 빨아 먹는데, 종류마다 식성이 조금씩 달라. 노린재 가운데 가장 커다란 큰허리노린재는 줄기를 타고 흐르는 생즙만 먹고 살아. 특히 산딸기를 좋아하지. 뾰족뾰족한 산딸기 가시에 찔리지 않도록 저만의 특별한 비법을 갖고 있단다. 알도 산딸기 줄기나 잎에 낳아. 차례차례 줄 맞춰 낳은 알에서 깬 아기 큰허리노린재는 부모처럼 산딸기 즙을 먹고 자라. 빛깔이 화려한 광대노린재는 먹성이 좋아서 웬만한 식물 즙은 다 먹어. 그래도 유난히 좋아하는 게 있어. 고운 보랏빛의 작살나무 열매야. 광대노린재는 '노린내 나는 곤충은 밉게 생겼을 거야'라는 편견을 한 방에 날릴 만큼 예쁘게 생겼어. 옛날에는 광대노린재의 딱지날개를 나전칠기에 사용했을 정도야. 또 침노린재처럼 식물 즙 대신 다른 곤충의 피를 빨아 먹는 것도 있어.

노린재는 알에서 깬 뒤, 허물 벗기를 4번 정도 반복해. 아기 노린재는 날개만 없을 뿐, 부모랑 똑 닮았어. 광대노린재처럼 아기랑 어른이랑 몸 색깔이 전혀 다른 것도 있지만 말이야. 어른이 된 노린재는 한 달 정도 사는데, 그전에 겨울이 오면 낙엽 더미나 동굴 속에서 떼 지어 겨울잠을 잔단다.



박윤선 | 생태 교육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