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여행
초콜릿·퀼트 등 신선한 아이디어로 승부… 세계적인 경제강국 되다
[89] 벨기에 브뤼셀
브라질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의 첫 상대가 러시아였다면, 마지막 상대는 '벨기에(Belgium)'였어요. 서유럽에 자리한 벨기에는 축구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작지만 강한 나라'로 알려졌지요. 1944년에는 이웃 나라인 네덜란드(Nederland), 룩셈부르크(Luxembourg)와 함께 '베네룩스(Benelux) 3국'이라는 연합을 결성하여 관세 철폐, 화폐 통합 등 경제적 협력을 이루었어요. 인구가 적고 규모가 작은 나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벨기에 수도인 브뤼셀에는 '그랑플라스 광장(La Grand-Place)'이 있습니다.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라 극찬한 곳이에요. 아담한 광장 주변을 고딕·바로크·르네상스 등 다양한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이 빙 둘러싸고 있어요. 그 건물 가운데 하나인 브뤼셀 시청사에는 96m 높이의 첨탑이 있지요. 천사 미카엘의 조각상이 있는 첨탑 꼭대기에 오르면 브뤼셀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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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랑플라스 광장은 벨기에 수도인 브뤼셀을 상징하는 곳이에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되었지요. /Corbis/토픽이미지
그랑플라스 광장을 중심으로 쇼핑가도 여럿 형성되었어요. 벨기에의 명물인 초콜릿 가게에는 초콜릿 하나하나가 마치 보석처럼 진열되어 있습니다. 초콜릿은 벨기에에서 단순한 군것질거리가 아니에요. 전 세계로 수출되는 초콜릿은 오늘날 벨기에 경제를 이끄는 '검은 황금'이라고 불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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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줌싸개 소년 동상. /위키미디어
그랑플라스 광장에는 '오줌싸개 소년'이라는 유명한 동상이 있습니다. 높이 60㎝, 작은 아이의 모습이에요. 400여년 전에 세워진 이 동상은 예부터 다른 나라의 침략을 자주 받은 벨기에 국민에게 아주 특별한 의미예요. 프랑스 군대가 쳐들어와 브뤼셀에 불을 질렀을 때 이 소년이 불을 껐다는 전설이 전해오거든요. 그랑플라스 광장 옆에 있는 '왕의 집'에 오줌싸개 소년 동상의 의상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세계 정상들이 벨기에를 방문할 때 오줌싸개 소년 동상의 의상을 선물하여 현재 600벌 넘는 옷이 있다고 해요. 이 중에는 우리나라 조선시대 도령들이 입었던 쾌자와 호건도 있어요.
벨기에는 합리적인 사고와 새로운 아이디어로 작은 나라의 한계를 극복하고 부강한 나라를 일궈냈습니다. 벨기에 국민의 남다른 안목을 우리도 본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1분 상식] 벨기에는 왜 다른 나라의 침략을 자주 받았나요?
프랑스·독일과 인접한 벨기에는 예부터 강대국 틈에 끼어 잦은 침략에 시달렸어요. 14세기에는 프랑스 부르고뉴가(家), 15세기에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의 지배를 받았지요. 1516년 합스부르크가 출신인 카를 5세가 에스파냐의 왕위를 계승하면서 에스파냐 영토가 되었고요. 17세기에는 영국·프랑스·에스파냐·오스트리아 등이 벨기에를 두고 쟁탈전을 벌여 18세기에 다시 오스트리아 영토로 편입됩니다. 1789년에는 프랑스 혁명 정부군이 벨기에를 점령하면서 프랑스의 지배를 받다가 1815년 네덜란드에 병합되었지요. 1830년에 겨우 독립하지만, 1·2차 세계대전 때 또다시 독일군에게 점령당하는 등 아픈 역사를 간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