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보는 세상
동물들이 진정 원했던 건… 모두가 평등한 사회
[21] 조지 오웰 '동물농장'
인간 몰아내고 평등해진 동물 농장
돼지 권력으로 다시 억압된 사회 돼… 독재 통치 받던 러시아와 닮았어요
현재는 국민 모두 참여하는 민주사회, 다수 의견 반영 위해 투표 꼭 해야해요
여러분,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우리나라와 첫 경기를 치른 나라가 어디였지요? 바로 '러시아'예요. 오늘은 러시아에 관련된 책을 함께 살펴봐요. 1900년대 초 러시아는 소수의 지배 계급이 대부분의 부(富)를 차지하고, 대다수 국민은 가난하고 억압받는 생활을 했어요. 게다가 1905년 일본과의 전쟁에서 패하면서 러시아는 경제적으로 더욱 어려워졌지요. 굶주림에 지친 농민과 노동자들은 빵과 평화를 원하며 니콜라이 2세를 만나기 위해 궁전으로 향하지만, 군대의 총칼에 막혀 실패하고 말아요.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군인과 농민, 노동자는 더욱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지요. 결국 이들은 '전쟁 반대' '황제 타도'를 외치며 자본가와 지배 계급에 대항했어요. 그 결과 1917년에 황제가 자리에서 물러나고, 러시아에 임시정부가 들어섭니다. 이를 '러시아 혁명'이라고 해요.
러시아 혁명은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 혁명이자 노동자와 농민의 정부를 목표로 한 혁명이었어요. 하지만 혁명의 중심이던 레닌이 사망하자 스탈린이 정권을 잡고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빼앗는 독재정치를 펼쳐요. 영국 작가인 조지 오웰은 러시아가 스탈린의 독재 통치를 받던 1945년에 '동물농장'을 발표합니다. 동물농장은 대표적인 풍자소설로 러시아 혁명을 우화 형식으로 빗대어 쓴 작품이에요. 조지 오웰은 이 작품을 통해 독재 체제로 변질된 러시아 혁명을 고발하고, 전체주의를 비판했지요. 동물농장에는 과연 어떤 이야기가 담겼는지 함께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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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이병익
"그해 여름 동물들은 상상도 못할 만큼 행복했다. 인색한 주인이 마지못해 적선하듯이 찔끔찔끔 나눠 주는 먹이가 아니라 자신들을 위해 스스로 생산해 낸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인간들이 사라지자 각자에게 돌아가는 몫이 많아졌고, 이제껏 갖지 못한 여가도 생겼다."
동물들은 농장에서 인간들을 몰아내고 행복한 삶을 맞이합니다. 동물들만의 계명을 만들고 '영국의 동물들'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즐거워하지요. 그 가운데 돼지는 사람처럼 글을 읽고 쓸 줄 알아 동물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돼지들은 조금씩 욕심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돼지들은 농장의 경영과 조직을 담당하고 동물들의 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해 신경 쓰는 감정 노동자이다. 그러므로 우유와 사과는 모두 돼지들의 몫이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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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은 ‘동물농장’을 통해 스탈린의 독재로 변질된 러시아 혁명을 비판했어요. /Corbis/토픽이미지
동물들은 혁명 후 모두가 평등한 사회를 이루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행복은 잠시뿐이었습니다. 권력을 가진 돼지들은 횡포를 부리기 시작했고, 모든 동물의 행복보다 자기 이익을 더 중요하게 여겼어요. 그 모습은 예전에 그렇게 미워했던 인간의 모습과 너무나도 닮았지요. 혁명을 통해 탄생한 사회가 본래의 목적을 잃고 점차 민중을 억압하는 사회로 변한 것이에요.
돼지들은 다른 동물을 마음대로 부리기 위해 미리 사육한 개들로 회의장에서 위협을 가해요. 또 '스노우볼'과 '복서'의 사건을 축소하는 등 정보를 왜곡하여 동물들을 지배하지요. 하지만 이런 돼지들의 행동에 다른 동물들은 무기력한 태도를 보여요. 많이 아는 돼지의 행동이 옳다고 생각했고, 저항해도 달라질 게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이런 동물들의 행동은 과연 옳은 걸까요? 만약 우리 사회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야기
지난달 4일은 전국 동시 지방선거일이었어요. 우리 지역에서 일할 지방의회 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장을 뽑는 날이었지요. 선거는 가장 기본적인 정치 참여 방법입니다. 요즘 사회는 매우 크고 복잡해서 국가 정책을 결정할 때 모든 사람의 의견을 들을 수 없어요. 그래서 국민이 자기 생각을 대변할 대표자를 뽑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선거권을 갖습니다. 그런데 선거일을 '쉬는 날'로만 여기며 투표하지 않는 어른이 많아요. 역대 둘째로 높았다는 6·4 지방선거 투표율도 56.8%에 불과했지요. 하지만 우리가 누구나 한 표의 선거권을 갖게 된 것은 100년도 채 되지 않은 일입니다. 참정권을 요구한 수많은 시민의 투쟁으로 얻어낸 것이에요. 우리에게 주어진 '한 표'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안다면, 그렇게 쉽게 포기하는 일은 없겠지요?
오늘날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은 선거로 정치에 참여합니다. 하지만 선거로 대표를 뽑는 것에서 그치면 안 돼요. 그들이 정치를 잘하는지, 국민 의견을 잘 반영하여 정책을 결정하는지 등을 관심 있게 지켜보아야 하지요. 여러분도 정치를 어렵게만 여기지 말고, 우리 사회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보세요.
[함께 생각해봐요]
동물들은 함께 싸워 ‘동물농장’을 일궜지만, 결국 돼지의 독재에 시달리며 예전과 같은 생활을 해요. 모두가 행복한 농장을 만들려면 동물들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