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저민 프랭클린

100달러 지폐에 실린 '미국 독립의 아버지'

입력 : 2014.07.01 05:51 | 수정 : 2014.07.01 09:05

학교 2년 다니고 양초 공장서 일하다 인쇄소 차려 신문·책 인기리에 발행… 대학교·美 최초의 공공도서관 설립
독립선언서·헌법 작성 등 참여하며 美 독립에 크게 활약해 존경받아요

여러분, 미국의 화폐인 '달러(dollar)'화를 본 적 있나요? 우리나라 돈에 역사적으로 위대한 인물이 그려진 것처럼, 달러에도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위인의 모습이 새겨져 있답니다. 그 가운데 100달러 지폐에 담긴 사람이 바로 '벤저민 프랭클린'이에요. 프랭클린이 번개의 비밀을 밝히고 피뢰침을 발명한 훌륭한 과학자인 것은 알겠지만, 왜 이렇게까지 큰 존경을 받는지 궁금하다고요? 프랭클린은 과학자이자 발명가였을 뿐만 아니라 성공한 사업가였으며, 뛰어난 작가였어요. 무엇보다 미국이 독립을 선언하고 나라를 세우는 데 큰 역할을 한 위대한 정치가이기도 했답니다.

프랭클린은 1706년 미국 보스턴에서 양초와 비누 가게를 운영하는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어요. 형제 17명 중 열다섯째로 태어난 그는 9세에 학교에 입학했지만 불과 2년 만에 학업을 중단해요. 집안 형편상 대학에 보낼 수 없었기에 아버지는 그에게 공부보다는 기술을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프랭클린은 11세 때부터 아버지가 운영하는 양초 공장에서 일했지요.

100달러 지폐에 실린 '미국 독립의 아버지'
/그림=정서용
하지만 프랭클린은 양초 만드는 일에는 흥미가 없었어요. 대신 책이나 잡지를 읽는 재미에 푹 빠져 지냈지요. 결국 그는 아버지의 양초 공장을 떠나 형 제임스가 운영하는 인쇄소에서 일하며 형의 신문 발행을 돕게 됩니다. 그리고 18세 때 형으로부터 독립하여 몇 년간 필라델피아와 영국 런던의 인쇄소에서 일한 뒤, 필라델피아에 자신의 인쇄소를 차립니다. 인쇄소가 번창하자 프랭클린은 펜실베이니아주(州)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인 '펜실베이니아 가제트'를 발행해요. 더불어 삶의 지혜와 교훈을 모은 책 '가난한 리처드의 연감'을 매년 발행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답니다.

성공한 사업가가 된 프랭클린은 필라델피아 주민을 위해 일했어요. 책 읽기를 좋아한 그는 친구들과 책을 모아 박물관으로 사용되던 건물을 도서관으로 꾸밉니다. 이 도서관은 북아메리카에 처음 생긴 공공도서관이었지요. 학교를 2년밖에 다니지 못한 프랭클린은 교육에도 무척 관심이 많았어요. 그는 '필라델피아 아카데미'라는 학교를 설립하는데, 이 학교가 오늘날 미국 최고 명문 대학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 대학이랍니다.

43세가 된 프랭클린은 인쇄소 사업에서 물러나요.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이때부터 과학 연구에 몰두합니다. 특히 전기의 성질을 밝히고자 노력하지요. 번개의 비밀을 알아내고 피뢰침을 발명한 것도 이 무렵 일이에요. 1750년엔 전기에 대한 연구 결과를 정리한 '전기에 관한 실험과 관찰'이라는 논문을 발표하여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과학자가 되었답니다. 그는 이 밖에도 질병이나 태양의 흑점, 자석, 파도와 해류 등 여러 가지 자연현상에 대해서도 연구했어요. 프랭클린이 이룬 과학적 업적을 높이 평가한 영국왕립학회가 프랭클린에게 '코플리 황금 메달'을 수여했을 정도예요. 이 메달은 오늘날 노벨상과 견줄 만할 대단한 상이랍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유통된 미국 100달러 지폐 신권(위 사진)과 구권(아래 사진)이에요. 미국 100달러 지폐에는 벤저민 프랭클린 초상화가 담겼지요.
지난해 10월부터 유통된 미국 100달러 지폐 신권(위 사진)과 구권(아래 사진)이에요. 미국 100달러 지폐에는 벤저민 프랭클린 초상화가 담겼지요. /조선일보 DB
프랭클린은 발명에서도 탁월한 재능을 보였어요. 적은 땔감으로도 실내를 더 따뜻하게 하는 난로, 사다리로 변하는 의자, 먼 곳과 가까운 곳 모두를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이중 초점 렌즈 안경, 더 밝고 더 오래 쓸 수 있는 신형 양초 등을 발명하였지요. 그는 자신의 발명품으로 세상이 더 편리해지기를 바랄 뿐 돈 벌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발명품의 특허를 내지 않았답니다.

무엇보다 프랭클린이 미국인의 존경을 받는 것은 정치가로서 미국 독립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 때문이에요. 그는 미국 독립선언서 작성에 참여했을 뿐 아니라 외교관이 되어 미국 독립에 대한 프랑스의 지원을 이끌어내기도 했답니다. 미국 독립전쟁이 끝난 후에는 미국 대표로서 영국과 평화조약을 맺는 데도 참여했지요. 이 조약에서 영국은 미국을 독립국으로 공식 인정하였습니다.

또한 그는 미국 헌법 제정 회의에도 펜실베이니아주 대표로 참여하였어요. 이 회의에서는 헌법을 자기 주에 유리하게 만들려는 각 주의 대표들 사이에 논쟁이 벌어졌는데, 프랭클린은 이 논쟁을 잠재우는 타협안을 내놓아 미국 헌법 탄생에 크게 기여했다고 해요.

이런 업적 덕분에 그는 미국 대통령을 지낸 존 애덤스, 토머스 제퍼슨 등과 함께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립니다. 학교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벤저민 프랭클린이 왜 100달러 지폐에 초상화가 실릴 정도로 존경받는지 알겠지요?



윤상석 | 어린이 학습 도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