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세계

세계문화유산 된 남한산성… '한남루(남한산성 행궁 정문)' 가림막 모습 그대로 복원했어요

입력 : 2014.06.30 05:49 | 수정 : 2014.06.30 09:02
지난주 남한산성(경기도 광주시 중부면)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어요. 사진은 지난 2011년 가을, 복원 공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남한산성 행궁(行宮) 정문인 '한남루'의 풍경이에요. 당시 한성필 작가는 남한산성 문화관광사업단과 협업하여 복원 후 한남루 모습이 담긴 대형 사진 가림막(16m×12m)을 설치했다고 해요. 가림막이 설치된 모습을 다시 촬영하여 사진 작품으로 만들었지요. 이 작품은 현재 중학교 미술 교과서에도 실려 있어요.

남한산성이 세계유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양한 군사 방어 기술을 집대성하고, 자연 지형을 계획적으로 활용하여 성곽과 방어 시설을 구축하였다는 점 때문이에요. 임시 수도의 기능을 갖춘 유일한 산성 도시라는 점도 한몫했지요.

또한 남한산성은 조선시대에 지어졌지만, 신라 문무왕 때 건설된 주장성의 옛터를 활용하였기 때문에 7세기부터 19세기까지의 시대별 발달 단계를 잘 보여줍니다.

세계문화유산 된 남한산성… '한남루(남한산성 행궁 정문)' 가림막 모습 그대로 복원했어요
/한성필 사진작가
특히 남한산성은 조선의 자주·독립 수호를 위해 싸운 항전의 역사로도 유명해요. 병자호란 때는 인조 임금이 47일간 머물며 청나라에 결사적으로 맞섰으며, 1896년에는 명성황후 시해 사건 이후 봉기한 1600여명의 의병이 이곳에서 일제와 맞서 싸우기도 했어요. 1907년 군대 해산령을 내린 일제가 성 안의 무기고와 화약고를 파괴하면서 사찰과 문화재가 훼손되어 남한산성은 역사의 뒤안길로 영영 사라질 뻔했답니다. 이러한 역사의 굴곡을 간직한 남한산성은 10여년에 걸친 복원 작업 끝에 마침내 세계인의 문화유산으로 되살아난 것이에요.

사진 속에 보이는 가림막은 복원 작업이 완성된 '미래의 한남루' 모습을 담았어요. 가림막 뒤에는 역사 속의 한남루가 아니라 복원 공사로 재현된 또 하나의 한남루가 있지요. 이 한남루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복원되며 가상의 미래 이미지인 가림막 속 모습을 닮아갑니다.

우리의 현재와 미래도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도 조상이 남한산성을 통해 보여준 불굴의 의지를 가슴에 새기고, 미래를 향한 힘찬 걸음을 내디뎌야 하지 않을까요?




김옥선 | 용인 흥덕중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