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있는 세계사
최초의 민주주의 국가 아테네… 시민이 직접 정치 참여
입력 : 2014.06.13 05:34
| 수정 : 2014.06.13 09:15
[민주주의]
클레이스테네스, 추첨으로 공무원 뽑고 중요한 일은 아고라 민회에서 결정
독재 막기 위해 '도편추방법'도 실시… 여자·노예·외국인 제외한 시민이 참여
오늘날 선거 통한 민주정치로 이어졌죠
- ▲ 클레이스테네스(왼쪽 사진)와 페리클레스는 고대 아테네의 민주정치를 이끈 대표적인 정치인이에요. /www.ohiochannel.org·위키피디아
지난 4일에는 온 국민의 관심 속에 지방선거가 시행되었어요.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불립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민이 투표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우리의 한 표는 종이 한 장의 무게를 넘어 아주 무겁고 큰 가치를 갖는답니다. 그럼 이러한 민주주의는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요? 오늘은 민주주의가 처음 시작된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로 함께 떠나 봐요.
아테네는 원래 왕이 다스리는 도시국가였어요. 그러나 전쟁이 잦아지고 귀족이 기마부대로 활약하면서 귀족정치가 이루어졌지요. 이후 전쟁이 더 잦아지자 이번에는 갑옷과 투구, 창을 들고 보병으로 활약한 부유한 시민의 세력이 커졌어요. 귀족과 부유층이 대립하는 사이에 '참주정치'라는 독재정치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기원전 5세기,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해군이 큰 승리를 거두면서 또 다른 변화가 찾아왔어요.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사람들이 바로 배의 밑바닥에서 노를 젓던 평범한 시민이었거든요. 시민을 정치에 참여시키고, 독재를 방지하기 위한 민주적인 정치 개혁이 이루어진 거예요.
- ▲ 그리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언덕 아래에 있는 아고라 광장은 고대 아테네 민주정치의 상징이에요. 아테네 시민은 이곳에서 1년에 40여 차례 민회를 열어 나랏일을 함께 의논하고 결정했어요. /토픽이미지
그런데 클레이스테네스에게 한 가지 걱정이 있었어요. 혹시 독재를 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공무원으로 뽑힌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것이었지요. 그래서 아고라에 모인 시민은 독재 가능성이 있는 사람의 이름을 아무도 모르게 도자기 조각에 적는 선거를 했어요. 6000표가 넘게 나온 사람은 별수 없이 아테네에서 10년간 추방당해야만 했지요. 이를 '도편추방법'이라고 합니다. 독재자가 될지도 모르는 사람을 뽑아 추방함으로써 아예 독재의 싹을 잘라버린 거예요. 클레이스테네스는 자신의 개혁으로 시민 모두에게 동등한 권리가 주어졌다고 믿었어요. 단, 여자와 외국인, 노예를 제외하고 말이에요. 아테네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페리클레스는 유명한 연설을 통해 "몇 사람이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골고루 나누어 맡은 우리의 정치를 '민주 정치(democratia)'라고 부른다"라며 자랑스러워 했어요. 모든 사람(demos)에 의한 지배(kratos)라는 뜻이지요. 오늘날 민주주의를 뜻하는 영어 단어 'democracy'도 여기에서 유래했습니다.
- ▲ 고대 아테네에서는 독재 가능성이 있는 사람의 이름을 도자기 조각에 적어 투표하는 ‘도편추방법’을 실시했어요. 여기서 뽑힌 사람은 10년간 추방되었대요. /Giovanni Dall’Orto/위키미디어
민주주의의 발달 과정과 선거 모습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어요. 문맹률이 높았던 1950년 우리나라에서는 막대기 개수로 후보를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인도는 후보자의 이름 옆에 아직도 손바닥이나 텔레비전, 연꽃 등의 기호를 그리고 있지요. 벨기에·룩셈부르크·필리핀·오스트레일리아 등은 투표에 불참하면 벌금을 내야 하고, 볼리비아는 은행 거래가 중단되며, 에콰도르는 아예 시민권을 박탈해 버린다고 합니다.
선거를 시행한다고 해서 민주주의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에요. 지구촌 곳곳에는 여전히 인간의 존엄성이 무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민주주의는 언제든 다시 후퇴할 수도 있어요. 민주주의는 제도의 완성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우리가 생활 속에서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답니다. 자유와 평등의 소중함을 느끼고, 나와 다른 사람의 차이를 인정하는 마음을 생활 속에서 실천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