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으로 본 과학
나무로 만든 피노키오가 로봇이라고요?
입력 : 2014.06.10 05:50
| 수정 : 2014.06.10 09:11
[소설에서 찾은 로봇]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만든 괴물, 오즈의 마법사에 나온 양철 나무꾼
상상 속 인조인간 소설에 담았죠
로봇은 체코어 '일하다'에서 유래… 차페크의 희곡에 처음 등장하지요
그렇다면 '로봇'이란 개념은 언제 생겼을까요? 사람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로봇에 대해 생각했답니다. 그리스 신화에는 인간 모습을 닮은 청동 괴물 탈로스가 등장해요.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이 괴물은 매일 세 차례씩 크레타 섬을 순찰했대요. 그러다가 침입자를 발견하면 커다란 돌을 던지거나 청동으로 만들어진 자신의 몸을 빨갛게 달군 채 침입자를 껴안아 죽였다고 해요. 하지만 청동으로 만든 탈로스는 로봇을 닮은 신화 속 괴물이었을 뿐이에요. '스스로 움직이는 기계'라는 로봇의 정의에 어울리는 장치를 처음 고안한 사람은 고대 그리스의 과학자 헤론이었어요. 헤론은 신전 문을 자동으로 열고 닫을 수 있는 장치를 고안했으며, 동전을 던지면 물이 나오는 장치도 발명했습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예술가이자 과학자인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인간 해부학에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기사 모습을 한 로봇을 설계한 적이 있고요. 산업혁명이 시작된 18세기부터 유럽에서는 기계식 태엽 장치로 움직이는 인형이 많이 만들어졌어요. 그중 눈에 띄는 작품은 1739년경 프랑스 기술자 자크 드 보캉송이 만든 기계 오리였어요. 이 기계 오리는 물 위에서 물장구를 칠 수 있었고 소리를 내어 울기도 했대요. 물과 음식을 먹을 수도 있었고 배설물을 몸 밖으로 내보낼 수도 있었답니다.
-
- ▲ 그림=정서용
기술이 발달하면서 상상 속의 로봇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했어요. 1927년 미국 웨스팅하우스 전기 회사의 기술자 웬즐리는 '텔레복스'라는 로봇을 만들었습니다. 사람 모양을 한 이 로봇은 기계와 전기 기술을 이용하여 전화를 받고 응답도 할 수 있었지요. 20세기 후반부터 컴퓨터 기술이 발달하면서 로봇의 능력은 크게 발전하였고 다양한 로봇이 개발되었습니다. 인간처럼 걸을 수 있는 로봇도 탄생했지요. 2000년 일본에서 만든 아시모가 대표적이에요. 우리나라에서도 2004년에 사람처럼 걸을 수 있는 로봇인 휴보가 만들어졌습니다.
앞으로 로봇을 만드는 기술은 더욱 발전할 거예요. 미래에는 인간보다 뛰어난 지능을 가진 로봇이 탄생할 수도 있지요. 그런데 그런 로봇이 인간의 적이 된다면 어떨까요? 공상과학 소설 작가인 아이작 아시모프는 1950년에 발간한 '아이 로봇'에서 미래에 생길 수 있는 로봇과 인간의 갈등을 예견했어요. 그리고 로봇의 행동을 규제하는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답니다. '첫째,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되며, 위험에 처한 인간을 모른 체해서도 안 된다. 둘째, 로봇은 앞의 첫째 원칙을 어기지 않으면서 인간의 명령에 절대복종해야 한다. 셋째, 로봇은 앞의 두 원칙을 어기지 않으면서 자기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는 내용이에요. 그런데 로봇이 인간에게 반란을 일으키려면 먼저 인간처럼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갖춰야 해요. 즉 '나는 누구인가'라는 자아에 대한 생각을 가져야 하지요. 그리고 시키는 대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법을 찾는 창의적 생각도 할 수 있어야 해요. 로봇이 이러한 능력을 갖추는 것은 가까운 미래에는 불가능한 일이지요.
하지만 먼 미래에는 정말 로봇이 인간처럼 생각하는 날이 올지도 몰라요. 그러면 로봇이 사회 구성원이 되어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가 될 수도 있어요. 비록 소설 속 이야기지만, 그런 날이 온다면 로봇의 행동을 규제하는 세 가지 원칙이 꼭 필요할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