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경제

회사에서 쓰는 가계부는 '재무제표'라 부른대요

입력 : 2014.06.10 05:52 | 수정 : 2014.06.10 09:13
지난 시간에는 가계부와 용돈기입장에 대해서 살펴보았어요. 그런데 여러분의 부모님처럼 회사도 가계부를 쓴다는 사실을 아나요? 오늘은 회사들이 쓰는 가계부에 대해 함께 알아볼 거예요. 회사의 가계부는 '재무제표(財務諸表)'라고 부른답니다. 말이 너무 어렵다고요? '재무제표'를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재무(돈)와 관련된 여러 가지 표'라는 뜻이에요. 여러분의 부모님은 하나의 가계부를 쓰지만, 회사는 여러 종류의 가계를 쓰기 때문에 재무제표라는 어려운 말이 생겼어요.

그렇다면 왜 회사는 힘들게 여러 종류의 가계부를 쓸까요? 회사는 여러 사람의 돈을 투자받아 사업하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회사는 투자자에게 회사와 관련한 많은 정보를 제공해야 한답니다. 만약 매년 적자를 내 망하기 일보 직전인 회사가 이런 상황을 숨기고자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투자한 사람들이 큰 피해를 보겠지요? 이런 일을 막기 위해 회사는 재무제표를 솔직하게 작성하여 제공한답니다.

회사는 여러 가지 가계부를 써요. 그래서 회사의 가계부를‘재무와 관련된 여러 가지 표’라는 뜻의‘재무제표’라고 불러요.
회사는 여러 가지 가계부를 써요. 그래서 회사의 가계부를‘재무와 관련된 여러 가지 표’라는 뜻의‘재무제표’라고 불러요. /Getty Images 멀티비츠
재무제표는 크게 5가지로 구분해요.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자본변동표' '주석' 등이지요. 이 가운데 재무상태표는 회사의 현재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표로 재무제표의 핵심입니다. 사업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는 방법에는 돈을 빌리는 방법과 투자를 받는 방법이 있어요. 재무상태표에서는 빌린 돈을 '부채', 투자받은 돈을 '자본'으로 표시합니다. 부채는 다른 사람의 돈이기 때문에 나중에 이자와 함께 빌린 돈을 갚아야 해요. 자본은 돈을 갚을 필요가 없는 대신 투자자에게 주식을 발행합니다. 그러면 투자자들은 회사의 주인이 되어 회사의 이익을 나누어 받지요. 회사는 이렇게 부채와 자본을 가지고 사업하며, 사업을 위해 쓴 돈을 '자산'이라고 표시합니다.

즉 재무상태표에서 '자산=부채+자본'으로 표시되지요. 재무상태표는 회사가 부채와 자본으로 모은 돈을 가지고 어떻게 사업을 하는지, 현재 상황이 어떤지 등을 나타내주는 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표는 '손익계산서'입니다. 손해를 보는 회사에 투자하고 싶은 사람은 없겠지요? 회사는 손익계산서로 회사가 이익을 냈는지 손해를 봤는지를 투자자에게 알려줘요. '현금흐름표'와 '자본변동표'도 투자자들이 꼼꼼히 봐야 할 재무제표입니다. 현금은 회사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어요. 따지고 보면 회사는 현금을 많이 벌기 위해 사업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회사는 현금흐름표를 통해 현금이 어떤 식으로 들어오고 쓰였는지를 보여줍니다. 자본변동표는 앞서 설명한 자본이 어떤 식으로 변했는지, 즉 투자자가 준 돈을 어떤 식으로 사용하였는지를 보여주는 표입니다.

마지막으로 주석은 앞서 설명한 4가지 표에서 알리지 못한 여러 상황에 대해 설명하지요.

회사가 여러 종류의 표를 작성하느라 힘들겠다고요? 하지만 회사가 솔직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투자를 받을 수 있답니다. 투자자도 재무제표를 통해 회사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으니 서로 '윈윈(win-win)' 하는 방법 아닐까요?


[1분 상식] 재무상태표는 어떻게 쓰나요?

표1.
여러분이 사업을 시작한다고 가정해 봐요. 총 100원이 필요한데, 50원은 다른 사람에게 빌리고, 나머지 50원은 주식을 발행하여 투자를 받으려고 합니다. 그러면 부채 50원과 자본 50원을 재무상태표의 오른쪽에 적어요. 이렇게 마련한 100원으로 사업을 시작하면, 재무상태표는 표 1처럼 나타납니다. 이때 왼쪽(차변)과 오른쪽(대변)의 금액은 항상 같은데, 이를 ‘대차평균의 공식’이라고 해요. 이는 회계의 기초이자 가장 중요한 공식이기 때문에, 만약 재무상태표에서 ‘부채+자본’의 값이 ‘자산’의 값과 다르다면 제대로 작성되지 않은 것이에요.


서동욱 | 금융감독원 금융교육국 조사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