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과학

웅웅~ 하늘을 나는 무인 비행기, 어디에 쓰일까요?

입력 : 2014.06.10 05:52 | 수정 : 2014.06.10 09:14

최근 민간용으로 만든 무인 비행기
하늘 여기저기서 범죄를 감시하고 택배를 빠르고 안전하게 배송해요, 농사에 활용돼 물과 비료도 뿌리죠
하지만 배터리 금방 닳기 때문에 아직 실생활에 이용하긴 어려워요

"1~2년 후면 민간용 무인기가 상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무인 자동차 경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최근 첨단 과학 관련 기사에 '무인(無人)'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해요. 그리고 미래는 '무인 로봇의 시대'가 될 것이라며 많은 나라가 무인 로봇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하지요. '무인'은 한자 그대로 '사람이 없다'는 의미예요. 즉, 무인기(無人耭)는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은 비행기, 무인 자동차는 운전자가 없는 자동차를 뜻하지요. 그렇다면 무인기나 무인 자동차는 앞으로 우리 생활과 미래를 어떻게 바꿀까요?

웅웅~ 하늘을 나는 무인 비행기, 어디에 쓰일까요?
/그림=정서용
'무인'이란 말은 로봇과 연관이 깊어요. 로봇은 넓은 의미로 '자동화된 기계장치'를 의미합니다. 기계가 사람 없이도 움직이려면 스스로 판단하고 작동할 수 있어야 하지요. 그래서 사람이 탑승하지 않은 지능형 기계장치를 통상 '무인 로봇'이라고 불러요. 이러한 무인 로봇의 장점 중 먼저 꼽을 수 있는 건 '안전'이에요. 최근 우리나라에서 안타까운 사고들이 연이어 발생했지요. 사고는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예측하지 못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인명 피해를 줄이는 구조 작업이 매우 중요해요. 그런데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고 현장은 너무 위험해서 구조대가 진입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또는 무리하게 구조를 시도하다가 오히려 구조대원이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그럴 때 만약 구조대원처럼 행동할 수 있는 로봇이 있다면, 신속한 구조로 인명 피해를 줄이고 구조대원의 희생도 피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응급처치용 약품과 식량 등 구호품을 전달할 수도 있고요.

무인 로봇은 이미 많은 곳에 활용되고 있어요. 특히 산업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지요. 사람이 들기 어려운 무거운 짐을 나르거나 금속을 깎고, 자르고, 녹이는 등의 일을 무인 로봇이 대신해요. 또한 우주 탐사, 화재 진압, 해저 탐사, 폭발물 해체 등의 위험한 작업에도 활용됩니다. 지금까지 이러한 특수 분야에서만 무인 로봇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밖에 없었지요. 그런데 최근 일반인도 크게 관심 가질 만한 무인 로봇이 등장했어요. 바로 '드론(Drone)'이라고 불리는 무인기예요. 드론은 '낮게 웅웅거리는 소리'를 뜻하는 단어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무인 비행기'를 의미해요. 크기가 일반 비행기보다 매우 작고, 프로펠러를 여러 개 장착하여 특유의 소리를 내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지요. 드론은 원래 정찰, 감시, 폭격 등의 군사적 용도로 개발·사용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컴퓨터 부품이 작아지며 무게가 가벼워지자 엔진이 아닌 모터만으로 비행이 가능해지면서 민간용으로도 개발되기 시작했어요.

최근 많은 택배 업체가 드론을 이용한 배송에 큰 관심을 보인다고 해요. 하늘을 나는 드론은 교통 체증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정확한 시간에 빠르게 배달할 수 있으니까요. 미국의 한 유명 물류업체가 드론 택배를 시연했는데, 16㎞ 정도의 거리를 30분 만에 도착하여 안전하게 물건을 옮겼다고 하지요. 드론은 인건비가 들지 않고 전기로 움직이므로 운송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고 해요. 드론 택배를 준비하는 한 업체에 따르면 30달러의 비용이 드는 소포는 3달러 정도면 배송 가능하다고 해요. 프로펠러가 달린 드론은 수직으로 이착륙하여 물건이 파손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요.

지난 4월,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KAIST)에서는‘드론을 이용한 딸기 배달’이 시연되었어요.
지난 4월,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KAIST)에서는‘드론을 이용한 딸기 배달’이 시연되었어요. /신현종 기자
드론은 치안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돼요. 현재 드론에 장착할 수 있는 고성능 카메라는 100층 높이에서도 자동차 번호판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여서 CCTV만으로는 볼 수 없는 지역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지요. 그래서 범행이 일어나면 즉각 경찰에게 알리고, 도주하는 범인의 위치를 알려주어 신속하게 범인을 검거하도록 도울 수 있어요. 위급 상황에서는 직접 범인에게 돌진하여 범인의 행동을 제한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해요. 또한 드론은 농업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어요. 공중에서 물과 비료를 뿌리면, 짧은 시간 동안 넓은 지역에 골고루 뿌릴 수 있으니까요. 더 놀라운 점은 드론을 스마트폰으로도 조작할 수 있어 농부가 게임을 하듯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하지만 현재는 드론을 실생활에서 이용하기 어려워요. 현재의 배터리 기술로는 드론을 30분 정도 뜨게 하는 게 전부라고 해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게는 가볍고 용량은 훨씬 큰 새로운 방식의 배터리가 있어야 하지요. 또한 현재의 GPS 시스템은 2~3m의 오차가 있어 목표 지점에 정확히 도착해야 하는 드론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하고요. 가장 큰 문제는 '사생활 침해'예요. 고성능 카메라가 달린 드론이 공중에 떠다니면 사람들의 세세한 활동까지도 녹화가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미국의 어느 시(市)에서는 비행 물체가 민간인의 사적인 장소에 나타나면 격추해도 좋다는 조례 제정을 추진할 정도라고 해요.

무인 로봇에 대해 알고 보니 앞으로 펼쳐질 미래가 더욱 기대되지 않나요? 오늘은 드론에 대해서만 살펴봤지만 미래에는 더욱 다양한 무인 로봇이 등장할 거예요. 여러분이 상상하는 '무인 로봇 시대'는 어떤 모습인가요? 오늘은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재미있는 상상에 한번 빠져보세요.


[관련 교과] 5학년 2학기 '에너지' 6학년 2학기 '에너지와 도구'


조영선 | 과학학습도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