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세계

이 거대한 구름, 원자력발전소에서 냉각수 식힐 때 만들어지죠

입력 : 2014.06.09 05:47 | 수정 : 2014.06.09 09:17
원자력발전소에서 만들어진 구름 사진1
/한성필 사진작가
사진 속에 보이는 것은 땅속에서 만들어진 거대한 구름일까요, 아니면 거대한 회오리바람인 토네이도일까요? 한성필 작가는 프랑스 파리에서 기차로 1시간가량 떨어진 센강 지류의 작은 마을을 지나다가 이 사진을 촬영했다고 해요. '어라? 구름이 땅속에서 만들어지나?' 하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친구들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사실 이것은 원자력발전소의 모습이랍니다. 우리가 흔히 '친환경 국가'로 생각하는 프랑스는 세계에서 둘째로 많은 원자력발전소(총 59기)를 보유했어요. 전체 전력 생산의 80%가량을 원자력발전으로 얻는다는 사실이 조금 놀랍지요. 그런데 발전소에서 왜 이런 거대한 구름 같은 연기가 날까요?

원자력발전은 핵분열로 이루어져요. 핵연료가 분열할 때 방출하는 에너지로 핵연료봉이 뜨거워지면, 그 주위에 흐르던 물이 뜨거운 증기로 변합니다. 그 증기의 힘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거예요. 우라늄 1㎏은 석탄 260만t, 혹은 석유 91만L와 맞먹는 에너지를 발생시킨다고 하니, 정말 엄청나지요?

터빈을 돌리고 난 증기는 차가운 냉각수(강물이나 해수)로 식힌 다음, 다시 원자로로 이동시켜 터빈을 돌리는 데 사용해요. 이때 1000㎿(메가와트)급 원전 1기로 흐르는 냉각수의 양은 1초당 약 60~70t에 이릅니다. 그래서 원자력발전소는 많은 양의 물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강가나 바닷가에 있어요. 사진 속의 거대한 구름은 터빈을 돌린 증기를 식히느라 뜨거워진 냉각수를 다시 한 번 식힐 때 나타나는 현상이랍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원자력발전소에서는 이러한 냉각탑과 거대한 증기 구름을 볼 수 없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냉각수로 해수를 사용하며, 증기를 식힌 후 따뜻해진 해수를 긴 터널을 통해 바다로 흘려보내거든요.

원자력발전소에서 만들어진 구름 사진2
/한성필 사진작가
원자력발전의 위력은 매우 크지만, 핵연료가 분열할 때 발생하는 방사능과 방사성 폐기물은 생명체의 세포조직을 손상하는 치명적인 독성을 지녔어요. 지금도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누출되는 방사능 오염수가 계속해서 바다로 흘러들어 전 세계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있지요.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가동을 멈췄던 48기 원전 중 일부를 점진적으로 가동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전 세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어요. 원자력발전은 우리에게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원자력발전이 인류의 미래를 밝히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가 될지, 아니면 지구 생명체를 위협하는 재앙이 될지 우리 모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지혜가 필요해요.


글=김옥선 | 용인 흥덕중학교 교사
사진=한성필 |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