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리더

▲ 피터 드러커는 ‘자기 경영 노트’ 등 수많은 저서를 남겼어요.

여러분은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1909~2005)라는 이름을 들어 봤나요? 피터 드러커는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사람이에요. 지금은 경영학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 높지만, 드러커가 젊었을 무렵엔 경영학이 경제학의 하부 이론쯤으로 여겨졌어요. 기업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속물적인 학문으로 취급받기도 했지요. 하지만 드러커는 기업의 활동을 고객 중심으로 새롭게 정의하며, 기업과 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연구를 계속했어요. 그의 연구가 속속 성과를 거둔 덕분에 '경영학'의 위상이 크게 높아져 마침내 하나의 학문으로까지 인정받게 되었답니다. 그는 왜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던 경영학 연구에 뛰어들었을까요?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드러커는 어린 시절 제1차 세계대전을 겪었어요. 전쟁의 참상과 전쟁 이후 무너진 경제 속에서 사람들이 고통받는 모습을 목격했지요. 물가가 치솟아 가진 돈은 전부 휴지 조각이 되고, 빵 한 조각조차 살 수 없는 비참한 나날이 이어졌어요. 그 모습에 충격을 받은 그는 현실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공부를 계속하기보다 하루빨리 사회에 나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취업하려고 했지요.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드러커가 대학에서 공부하여 교수가 되기를 바랐어요.

아버지와 갈등을 겪던 그는 학업과 취업을 병행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독일 함부르크 대학에 다니며 무역회사에서 일한 거예요. 그러던 중 1929년 미국에서 시작된 '경제 대공황'이 유럽을 강타했습니다. 기업의 주가가 폭락하고, 제품이 팔리지 않자 경제가 마비되었지요. 많은 기업이 문을 닫았고 사람들은 직장을 잃었습니다. 드러커 역시 직장을 잃고 취업할 곳을 찾아다니는 신세가 되었어요. 그는 대공황의 혼란을 몸소 겪으며 경제와 사회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이 시기에 영국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대공황을 이겨낼 방안으로 '국가의 경제 개입'을 주장하여 크게 주목받았어요. 하지만 피터 드러커의 생각은 달랐어요. 정부 주도로 경제를 살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지요. 그는 올바른 경영인이 기업을 이끌어갈 때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을 담은 '산업인의 미래'라는 책을 발표해요. 드러커의 활동을 눈여겨본 제너럴 모터스사(社) 경영진은 1943년 그에게 회사 경영에 대한 조언을 구합니다. 드러커는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제너럴 모터스의 경영 상황과 문제점을 분석한 뒤 해결 방안을 제시해요. 그 결과 제너럴 모터스의 경영 상태는 혁신적으로 바뀌었고, 피터 드러커는 '최고의 경영 조언자'라는 명성을 얻지요.

지금도 많은 사람이 피터 드러커를 존경하며 그의 경영 이론을 배웁니다. 새로운 학문을 개척하고 실생활에 유용한 이론을 만들어 낸 업적 때문이에요.

하지만 그가 이러한 업적을 이룬 것은 어렵고 비참한 삶 속에서도 현실의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 방법을 찾고자 노력한 태도 덕분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지요.

[1분 상식]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어떤 사람인가요?

존 메이너드 케인스(1883~1946)는 영국 출신 경제학자예요. 1930년대 경제 대공황 시기에 케인스는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국가가 나서서 빈부 격차와 실업 문제를 해결하고, 대기업의 횡포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이러한 주장은 처음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미국 등 몇몇 국가에서 케인스가 제안한 정책을 시행하며 경제가 나아지기 시작했지요. 그의 이론은 수정자본주의의 기초가 되었으며, 미국의 뉴딜 정책이나 현재 각국의 공공투자 정책에도 반영되는 등 ‘케인스 혁명’이라 불릴 만큼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