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경제
저축하는 습관 기르려면… 일주일 수입·지출을 용돈기입장에
그 이유는 간단해요. 들어오는 돈과 나가는 돈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예요. 만약 여러분이 누군가에게 1만원을 받았다고 생각해 보세요.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지요? 여러분은 '1만원을 어디에 쓸까' 생각하며 그동안 하고 싶던 일들을 떠올릴 거예요. 떡볶이를 사먹고, 만화책도 사보고, PC방에서 게임도 하고, 남은 돈으로 친구 생일선물을 사기로 마음먹었다고 해 봐요. 신나게 떡볶이를 사먹고 만화책을 사고 게임을 하고 보니, 정작 가장 중요한 친구 생일선물을 살 돈이 없는 거예요. 처음부터 받은 돈을 적어놓고, 쓸 때마다 기록했더라면 선물 살 돈을 남길 수 있었을 텐데 말이에요. 그래서 어른들은 가계부를 쓰며 들어오고 나가는 돈을 잘 관리한답니다. 가계부에서는 들어오는 돈을 '수입(收入)', 나가는 돈을 '지출(支出)'이라고 표시해요. 마치 정부기관이나 회사에서 수입과 지출을 기록하여 예산을 관리하는 것처럼, 부모님께서 가계부로 집안 예산을 관리하는 거예요. 만약 부모님께서 집안 예산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 보세요. 먹을 것을 사지 못하거나 학원비를 못 내는 일이 생길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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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계부나 용돈기입장을 쓰면 자신의 소비 패턴을 알게 되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어요. /이명원 기자
가계부 쓰는 습관을 하루아침에 갖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금 여러분 나이 때부터 가계부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게 좋지요. 어른들이 쓰는 가계부 대신, 여러분은 '용돈기입장'을 쓰는 거예요. 그럼 용돈기입장은 어떻게 써야 할까요? 우선 여러분이 용돈 받는 방식을 바꿔야 해요. 아마 돈이 필요할 때마다 부모님께 용돈을 받는 친구가 많을 거예요.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현명한 소비 습관을 기르는 데 좋지 않아요. 지금부터라도 부모님께 한 달에 한 번, 혹은 일주일에 한 번씩 정해진 용돈을 받고 싶다고 말씀드려 보세요.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수입을 알아야 지출 계획을 짤 수 있거든요. 그런 다음, 용돈기입장을 기록할 기간을 정합니다. 보통 가계부는 한 달 기준으로 작성하지만, 이제 막 용돈기입장을 쓰기 시작한 여러분이 한 달 단위로 기록하기는 어려울 거예요. 처음에는 일주일 단위로 적어 보세요. 지출뿐 아니라 가끔 친척 어른께 받은 용돈 등도 반드시 수입으로 기록해야 합니다.
이렇게 한 주씩 수입과 지출 내역을 기록하면 일주일 동안 내가 어떻게 돈을 썼는지, 남은 돈은 얼마인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답니다. 그러면 수입에 맞춰서 다음 일주일의 소비 계획도 세울 수 있겠지요? 또 나의 소비 패턴을 알게 되어 불필요한 지출도 줄일 수 있고요. 그러면 여러분의 경제 상황이 '적자(赤字)'가 아닌 '흑자(黑字)'가 되어 저축도 할 수 있답니다. 이런 습관을 기르면 어른이 되어서도 돈을 낭비하지 않고 계획적으로 잘 쓸 수 있게 되고요.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용돈기입장을 꼭 써야 하겠지요?
[1분 상식] '적자(赤字)'와 '흑자(黑字)'란 말은 어디서 유래했나요?
적자는 수입에 비해 지출이 많아서 돈이 부족한 상태를 말해요. 흑자는 수입이 지출보다 많아서 여윳돈이 있는 상태를 뜻하지요. 그렇다면 왜 돈이 부족한 상태를 ‘붉은 글자(赤字)’, 돈이 남는 상태를 ‘검은 글자(黑字)’라고 할까요? 중세 유럽의 교회에서는 장부에 검은색 잉크로 수입과 지출을 정리했는데, 당시에는 잉크가 매우 귀했어요. 그래서 평소에는 검은색 잉크로 장부를 기록하다가 교회 재정이 나빠지면 잉크 살 돈이 없어 동물의 피로 대신 적었지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재정 상황이 나쁠 때의 기록은 붉은색이 되었어요. 그래서 붉은색은 재정적 궁핍, 즉 ‘돈이 부족한 상태’를 뜻하게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