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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 몸값 1위 경복궁, '임진왜란·일제강점기' 수난 함께했죠
입력 : 2014.05.28 05:32
| 수정 : 2014.05.28 09:25
[84] 경복궁
얼마 전 문화재청에서 재미있는 자료를 공개했어요. 우리나라 궁궐과 능에 값을 매긴 거예요. '2014년 궁·능 건물 화재보험 기초 자료'에 따르면, 이 중 가장 몸값이 높은 곳은 경복궁으로 '1189억5415만원'이랍니다. 그다음은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종묘 순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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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복궁의 중심인 근정전은 국왕 즉위식 등이 거행된 곳으로, 조선 왕실을 상징하는 건물이에요. /주완중 기자
부득이하게 가격을 매겼지만, 사실 경복궁은 돈으로는 따질 수 없는 소중한 문화재예요. 조선을 대표하는 경복궁은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세우고 도읍을 지금의 서울로 옮기면서 가장 먼저 세운 궁궐이에요. 1394년에 짓기 시작하여 이듬해에 완성하였지요. 그러나 1592년 임진왜란 때 창덕궁, 창경궁 등과 함께 불에 타 없어지고 말아요. 선조 임금은 전쟁이 끝난 직후부터 신하들과 경복궁 중건을 논의하였으나 공사 비용이나 인력이 많이 필요해 쉽게 시작하지 못했다고 해요. 이후 다른 임금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러다 보니 경복궁은 무려 270여년간 폐허로 남아 있었답니다. 경복궁을 다시 지은 것은 1867년 고종 때였어요. 고종의 아버지 흥선대원군은 흔들리는 왕권을 강화하고자 경복궁을 다시 짓기로 하고, 예전보다 훨씬 더 크고 아름답게 지었습니다. 태조 이성계가 처음 지었을 때 390여 칸이던 경복궁 건물은 이때 7200여 칸으로 늘어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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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총독부 건물이 1995년 철거되기 전 모습이에요. 건물 뒤편에 경복궁이 가려져 있어요. /조선일보 DB
민족의 수난과 역사를 함께한 경복궁은 1990년부터 본격적으로 복원되었어요. 1995년 경복궁을 가로막았던 조선총독부 건물을 철거하자 근정전이 다시 환하게 모습을 드러냈지요. 이후 사라진 건물을 하나씩 다시 지으면서 흥선대원군이 지었던 경복궁 모습을 되찾고 있습니다. 경복궁 안에는 국보 제223호인 근정전을 비롯해 경회루(국보 제224호), 경천사 10층 석탑(국보 제86호) 등 여러 국보와 보물이 있어요. 하지만 국보나 보물로 지정되지 않았더라도 담장의 벽돌 하나, 근정전 앞의 바닥 돌 하나마저 예사롭지 않은 곳이 바로 조선의 궁궐, 경복궁이랍니다.
[1분 상식] '조선총독부'는 어떤 곳인가요?
1910년부터 35년간 일제가 우리나라를 식민 통치하기 위해 설치한 기관이에요. 일제는 총독부를 통해 조선의 각종 물자와 자원을 약탈하고, 많은 사람을 징용해 끌고 갔지요. 우리말·문화·역사 등의 연구와 교육을 탄압하고 창씨개명, 신사참배 등도 강요했어요. 1926년엔 경복궁 근정전 앞에 르네상스식 석조 건물을 지어 조선총독부로 사용했어요. 이 건물은 1995년 철거되었는데, 천안 독립기념관의 ‘조선총독부 철거부재 전시공원’에 기둥과 중앙돔 등이 전시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