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경제

은행 이자, 내가 맡긴 돈 빌려 쓴 사람이 주는 '사용료'래요

입력 : 2014.05.27 05:31 | 수정 : 2014.05.27 09:03
돼지저금통 사진
돼지저금통에도 돈을 모을 수 있지만, 은행처럼 ‘이자’를 받을 수는 없어요.
◇2013년 5월 20일 지원이의 일기

오늘 집 청소를 열심히 한 대가로 엄마께서 나와 지훈이 형한테 용돈을 1000원씩 주셨다. 나는 1000원짜리를 들고 바로 동네 수퍼마켓으로 달려가 새로 나온 꿈틀젤리를 사 먹었다. 그런데 형은 오늘도 용돈을 받자마자 은행에 갔다. 용돈을 모아 내년에 소녀시대 콘서트를 보러 갈 계획이란다. 콘서트 표는 10만원이나 하는데, 1000원씩 모아서 어떻게 산담? 금세 포기할 게 뻔하다. 맛있는 꿈틀젤리도 못 먹는 형이 불쌍하다.


지원이의 일기를 보고, '어라? 이거 내 일기 아니야?' 하고 생각한 친구가 있나요? 혹시 지원이와 같은 생각을 하는 친구들을 위해 오늘은 '저축'의 의미를 함께 살펴보려고 해요. 저축은 미래에 목돈이 필요할 경우에 대비해 지금 버는 돈을 조금씩 모으는 것이랍니다. 위의 일기를 보세요. 지원이는 맛있는 꿈틀젤리를 먹는 만족감을 위해 용돈을 썼어요. 반대로 지훈이는 내년에 살 소녀시대 콘서트 표 값을 모으려고 꿈틀젤리를 먹는 만족감을 포기했지요. 지훈이처럼 지금 돈을 씀으로써 얻을 수 있는 만족을 포기하고, 미래의 소비를 위해 돈을 모으는 것이 바로 저축이에요.

저축을 하여 은행에 돈을 맡기면 우리는 이자(利子)를 얻을 수 있어요. 은행은 사람들이 저축한 돈을 다시 필요한 사람(기업)에게 빌려준답니다. 은행에서 돈을 빌린 사람(기업)은 필요한 곳에 돈을 쓰고 나서 갚을 때 '내 돈에 대한 사용료'를 지불하는데, 이것이 바로 '이자'예요. 이자가 적용되는 방식에는 '단리(單利)'와 '복리(複利)'가 있는데, 단리는 원금에만 약속된 이자율을 곱해서 계산하는 방식이지요. 이와 달리 복리는 일정 기간마다 이자와 원금을 합한 금액에 이자율을 곱해 이자를 계산해요. 같은 기간에 같은 돈을 저축해도 복리 방식에 더 많은 이자가 붙으니, 이자 적용 방식을 꼼꼼히 살펴보고 저축해야 합니다.

저축 이자를 계산 중인 어린이 사진
같은 기간에 같은 돈을 저축해도 이자 적용 방식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니, 저축 상품도 신중하게 골라야 해요. /토픽이미지

사람들이 저축하는 이유는 매우 다양해요. 지훈이처럼 돈을 모아 보고 싶은 공연을 보거나 갖고 싶은 물건을 사려고, 대학생이 되었을 때 비싼 학비를 내기 위해, 갑자기 몸이 아파 병원비가 많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 저축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열심히 저축한 지훈이는 목표한 소녀시대 콘서트 표를 살 수 있었을까요? 지원이의 일기를 다시 살펴봐요.

◇2014년 5월 20일 지원이의 일기

오늘 형이 야광봉을 사왔다. 이번 달 말에 소녀시대 콘서트에 간다고 했다. 내가 그동안 꿈틀젤리만 사 먹은 것을 후회하고 있는데, 형이 콘서트에 같이 가자며 표를 2장 꺼냈다. 우와~ 2장이면 무려 20만원인데! 1000원씩 받아서 언제 이렇게 큰돈을 모았지? 형한테 물어보니 지난 1년 동안 일주일에 3번씩 엄마를 도와드리고 받은 용돈 15만6000원(1000원x3회x52주)과 할머니 댁에 갔을 때 받은 용돈 5만원을 모두 저축했다고 한다. 이게 바로 '티끌 모아 태산'이구나! 1000원이 모여 이렇게 큰돈이 되는 것을 보니 참 신기했다. 나도 형처럼 열심히 저축해서 엄마 생신 때 선물을 사드려야겠다.

[1분 상식] 단리와 복리의 수익, 어떻게 달라지나요?

연간 이자율 5%인 저축상품에 1000만원을 투자해 3년이 지날 경우를 따져봐요. 단리의 경우, 1000만원에 매년 이자 50만원(5%)을 더하면 3년 뒤 1150만원이 됩니다. 이자와 원금을 합한 금액에 이자가 붙는 복리는 어떨까요? 1년 후에는 1050만원(1000만원+이자 5%〈50만원〉), 2년 후에는 1102만5000원(1050만원+이자 5%〈52만5000원〉), 3년 후에는 1157만6250원(1102만5000원+이자 5%〈55만1250원〉)이 되지요. 저축 기간과 금액이 같지만, 복리의 수익이 더 크지요?

이신의 | 금융감독원 금융교육국 조사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