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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자이나·힌두교… 여러 종교 어우러져 찬란한 문화 꽃피웠죠
입력 : 2014.05.21 05:44
| 수정 : 2014.05.21 09:13
[83] 인도 구자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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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 취임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카스트 제도 하위 계급인 ‘간치’출신이에요. /AP 뉴시스
구자라트주 최대 도시인 아메다바드에는 무굴 제국의 마지막 이슬람 사원인 시디 사이야드 사원(Sidi Sayeed Mosque)이 있습니다. 이곳은 돌벽에 아름답게 조각된 창문 덕분에 아메다바드의 명소가 되었지요. 특히 서쪽 창문은 아메다바드의 상징이라고 불리는데, 나뭇가지가 레이스 공예처럼 섬세하게 조각되어 마치 울창한 나무 사이로 햇살이 비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해요.
그런가 하면, 구자라트주 북쪽의 작은 도시 파탄은 14세기 초까지 힌두교의 중심지였어요. 파탄에는 '라니 키 바브(Rani Ki Vav)'라는 계단식 우물이 있지요. 라니 키 바브는 '왕비의 우물'이라는 뜻으로, 11세기 말 솔랑키 왕조의 우다야마티 왕비가 죽은 남편(왕)을 기리며 지었어요. 7층의 계단 구조로 이루어졌는데, 기둥과 천장이 힌두교 신을 표현한 800여개의 조각상으로 장식되어 마치 땅속에 지어진 거대한 궁전 같지요. 옛날에는 7층 중 약 4층 높이까지 물이 차 있어서 사람들이 물에 몸을 담근 채 조각상을 감상했다고 해요. 인도 사람들이 이렇게 물에 몸을 담그는 행위에는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종교적인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당시 지도자들은 종교적·도덕적 의무를 실천하는 동시에 자신의 세력을 과시하고자 우물을 지었다고 해요.
구자라트주 남동부의 도시 팔리타나는 자이나교 순례자에 의해 발전한 도시입니다. 특히 해발 600m의 '샤트룬자야 사원(Shatrunjaya Shrine)' 단지에는 150여개의 자이나교 사원이 인간 세상을 굽어보는 듯한 모습으로 자리했지요. 이곳을 찾는 자이나교 순례자들은 완전한 해탈을 기원하며 약 3200개의 계단을 오른다고 해요. 맨발로, 혹은 한 계단 한 계단 절을 하며 오르는 순례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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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 있는 계단식 우물‘라니 키 바브’는 힌두교 신을 표현한 조각상으로 장식되어 아름다운 궁전처럼 보이지요. /위키피디아
[1분 상식] '카스트 제도'란 무엇인가요?
‘카스트(caste)’란 인도 사회 특유의 신분제도를 말해요. 사제·성직자가 속한 브라만(Brahman), 귀족·무사 계급인 크샤트리아(Kshatriya), 상인·농민·지주가 속한 바이샤(Vaisya), 노예 계급인 수드라(Sudra) 등 4가지로 분류되지요. 그리고 수드라에도 속하지 못하는 ‘불가촉천민(不可觸賤民)’이 있어요. 각 카스트는 직업을 세습했으며, 카스트 간의 결혼은 금지되었다고 해요. 카스트 제도는 현재 법적으로 폐지된 상태지만, 여전히 인도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