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토론

'사랑의 자물쇠' 금지

입력 : 2014.04.29 05:40 | 수정 : 2014.04.29 09:23

찬성 - "관광지 오염시키는 고철 덩어리"
반대 - "낭만 가득한 파리의 전통 사라져"

한 시민이 남산 N서울타워에 있는‘사랑의 자물쇠’를 보고 있다.
한 시민이 남산 N서울타워에 있는‘사랑의 자물쇠’를 보고 있다.
전 세계 관광 명소들이 '사랑의 자물쇠'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연인들이 다리 난간에, 등대에, 가로등에 형형색색 사랑의 자물쇠를 걸어 놓아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탈리아 로마 폰테 밀비오의 가로등, 프랑스 파리에 있는 예술의 다리, 중국 만리장성까지 넘쳐나는 사랑의 무게가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남산 N서울타워의 전망대 난간에도 자물쇠가 가득합니다.

'사랑의 자물쇠'는 2006년 이탈리아 작가 페데리코 모치아의 소설 '오 볼리아 디 떼(난 널 원해)'를 통해 전 세계로 더욱 확산됐다고 해요. 주인공으로 나오는 연인이 폰테 밀비오의 가로등에 자물쇠를 채우고 테베레 강에 열쇠를 던지며 사랑을 약속합니다. 이 소설이 인기를 얻으면서 세계 곳곳에서 '사랑의 자물쇠' 열풍이 더욱 커진 거죠. 폰테 밀비오의 가로등은 자물쇠 무게를 견디지 못해 2007년 4월 쓰러졌습니다. 연인들은 가로등이 쓰러지자 폰테 밀비오 다리에 자물쇠를 매달고 있습니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선 시민들이 '사랑의 자물쇠' 금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어요. 센 강 다리 위에 덕지덕지 매달린 자물쇠들이 보기 흉할 뿐 아니라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서명에 동참한 사람들은 "누군가에겐 영원한 사랑의 증표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다리를 오염시키는 고철 덩어리일 뿐", "다리에 설치된 무거운 자물쇠 뭉치가 센 강변을 지나는 관광객 머리 위로 떨어진다면 매우 치명적"이라고 말합니다.

반면 파리시 관계자는 "파리를 찾는 여행객이 낭만적인 추억거리를 잃어버릴 수 있다"며 회의적입니다. 관광업계도 "사랑의 자물쇠는 파리의 연인들 사이에서 내려온 오랜 전통"이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사랑의 자물쇠' 금지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김경은 |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