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보는 세상
천사가 잃어버린 미소 되찾게 한 건… 사랑
입력 : 2014.04.07 05:39
| 수정 : 2014.04.07 09:03
[10] 레프 톨스토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인생의 의미를 찾아나선 천사 미하일
'사람은 무엇으로 사나'라는 물음에 결국 서로에 대한 사랑이라고 깨닫죠
사람은 누구나 불완전한 존재예요… 그래서 서로 믿고 사랑하며 살아가죠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지는 뉴스 중 우리가 미소 지을 만한 이야기는 몇 개나 될까요? 아마 손에 꼽힐 정도일 거예요. 우리 일상도 웃을 만한 일이 드물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얼마 전 한국건강증진재단에서 중·고교생 1000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건강에 대한 인식과 실태 조사'를 한 결과, 64.5%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대답했대요.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는 '미래에 대한 불안(20.7%)'을 1위로 꼽았습니다.
여러분의 일상은 어떤가요? 하루 중 나를 미소 짓게 만드는 일은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 보세요. 오늘은 잃어버렸던 미소를 되찾은 천사 미하일의 이야기를 함께 살펴볼 거예요. 미하일은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가 쓴 단편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주인공이랍니다.
천사 미하일은 한 여인의 영혼을 거두어 오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지만, 어머니를 잃을 아이들이 걱정되어 명령을 어깁니다. 그 대가로 '세 가지 질문의 답을 찾아오라'는 임무를 받고, 다 죽어가는 청년의 모습으로 지상의 성당 한쪽에 떨어지지요. 그를 발견한 가난한 구두장이 셰몬은 '가까이 갈까, 아니면 그냥 지나칠까?' 고민해요. 마치 머릿속에서 작은 천사와 악마가 싸우는 것처럼요. 미하일을 그냥 지나치려던 셰몬은 이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그를 집으로 데려옵니다.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주고, 신발도 신겨주면서 말이지요.
여러분의 일상은 어떤가요? 하루 중 나를 미소 짓게 만드는 일은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 보세요. 오늘은 잃어버렸던 미소를 되찾은 천사 미하일의 이야기를 함께 살펴볼 거예요. 미하일은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가 쓴 단편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주인공이랍니다.
천사 미하일은 한 여인의 영혼을 거두어 오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지만, 어머니를 잃을 아이들이 걱정되어 명령을 어깁니다. 그 대가로 '세 가지 질문의 답을 찾아오라'는 임무를 받고, 다 죽어가는 청년의 모습으로 지상의 성당 한쪽에 떨어지지요. 그를 발견한 가난한 구두장이 셰몬은 '가까이 갈까, 아니면 그냥 지나칠까?' 고민해요. 마치 머릿속에서 작은 천사와 악마가 싸우는 것처럼요. 미하일을 그냥 지나치려던 셰몬은 이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그를 집으로 데려옵니다.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주고, 신발도 신겨주면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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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이병익
은진이는 얼마 전 뉴스를 보고 마음이 아팠어요. 체코 여행을 떠났던 여대생이 현지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지만, 어마어마한 치료비와 이송비 때문에 국내로 돌아오지 못한다는 안타까운 내용이었지요. 그런데 뉴스 보도 후 대한항공이 항공권을 무상 제공하여 여대생의 귀국을 도왔고, 여러 단체와 사람들의 성금도 이어진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우리 사회에는 아직 어려운 사람을 도우려는 착한 마음이 살아 숨 쉰다는 생각에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졌습니다.
하나님이 미하일에게 던진 세 가지 질문은 '사람 안에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였어요. 미하일은 셰몬의 집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요. 셰몬이 약속한 물건을 사오지 않은 채 낯선 남자까지 데리고 돌아오자, 화가 난 아내 마트료나가 악담을 퍼붓습니다.
셰몬은 마트료나를 달래며 "당신에겐 하나님도 없느냐"고 되묻지요. 남편의 말에 차츰 기분이 풀린 마트료나는 곧 미하일을 불쌍하게 여깁니다. 셰몬의 말이 신(神)의 사랑을 상기시켜 주었기 때문이에요. 어둠의 그림자가 사라지고 생기 넘치는 얼굴로 바뀐 마트료나를 보며, 미하일은 첫 번째 질문의 답이 '사랑'임을 깨닫고 처음으로 미소를 보입니다.
두 번째 질문의 답은 1년 후 셰몬의 집에 한 부자(富者)가 찾아와 장화를 주문한 날 찾습니다. '일 년을 신어도 변함없이 튼튼한 장화'를 주문한 부자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돌연 죽음을 맞아요. 부자가 찾아왔을 때 그의 뒤에 서 있던 죽음의 천사를 본 미하일은 사람에게는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아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음을 깨닫고, 두 번째 미소를 보입니다.
셰몬의 집에 머문 지 6년이 지난 어느 날, 친자식이 아님에도 지극정성으로 쌍둥이를 키우는 부인이 찾아옵니다. 미하일은 이 쌍둥이가 자신이 한 번 명령을 거역했다가 하늘로 데려간 여인의 아이들임을 깨닫습니다. 그 순간 부모를 잃은 쌍둥이가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걱정했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요. 하지만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눈물로 고백하는 여인을 보며 세 번째 질문의 답을 찾고 미소 짓습니다. '사람은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산다'는 것이었지요.
#이야기 둘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에게 '사람 안에 무엇이 있는지'를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할까요? 그는 '국부론(國富論)'이란 책에서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데, 이렇게 행동하더라도 결국은 사회 전체에 유익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했어요. 하지만 우리 사회 모습을 한번 돌아볼까요? 자기가 사는 지역 안에 혐오 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님비(NIMBY) 현상과 이익이 되는 시설을 유치하려는 핌피(PIMFY) 현상이 곳곳에서 발견되지요. 두 현상 모두 '나'를 앞세운 이기주의로 사회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애덤 스미스의 주장은 언뜻 보면 틀린 것 같아요. 하지만 애덤 스미스의 주장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그가 '국부론'보다 앞서 쓴 '도덕감정론'을 살펴봐야 해요. 여기서 그는 경제 주체인 개개인이 공유하는 '공통 감각(common sense)'을 강조했어요. 공통 감각을 가진 경제인을 '타인에 대한 동정심을 갖고 남을 배려하는 사람'으로 정의했지요. 애덤 스미스는 결코 이기심만을 강조하지 않았어요. 타인에 대한 공감과 윤리적 정서 위에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때 비로소 자본주의가 제대로 움직인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답니다.
톨스토이는 글을 잘 읽지 못하는 농부들의 부탁을 받아 이 이야기를 쉽게 썼어요. 그는 백작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농노 해방 운동에 참여하며 잘못된 사회 질서와 귀족들의 사치를 비판했습니다. "참된 예술이란 인생을 위해 무엇이든 기여해야 한다"고 말하며, 삶에서 진정 가치가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글을 썼답니다.
사람은 누구나 불완전한 존재예요. 그런데 만약 개개인이 완전무결한 존재가 된다면 이 세상이 선(善)을 향해 갈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요? 오히려 자기 이익만 더 생각하게 될 수도 있어요. 내가 완전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함께 살 필요도 없을 테니까요. 톨스토이가 말했듯이 사람은 내일 일도 알 수 없는 불안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서로를 믿고 사랑하며 더욱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게 아닐까요?
[함께 생각해봐요]
만약 셰몬이 자기 앞날만 걱정하며 미하일을 그냥 지나쳤다면, 미하일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미래에 대한 불안이나 걱정이 우리 삶을 바꿀 수 있을까요? 만약 바꿀 수 없다면 걱정 대신 여러분이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을 한 가지씩 생각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