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자연

땅꽃·뜸북꽃·꽃쇠비름… 모두 채송화의 다른 이름

입력 : 2014.04.03 05:35 | 수정 : 2014.04.03 09:19
이번 주 토요일은 나무를 심고 가꾸는 식목일이야. 나무를 심으러 멀리 나가지 못한다면, 작은 화분에 꽃씨라도 심어 보는 건 어떨까? 채송화는 어디서나 잘 자라니까 꽃을 처음 키우는 친구라도 도전해볼 만해. 채송화는 담벼락 밑이나 시멘트 계단의 갈라진 틈에서도 뿌리내리며 고운 꽃을 피우거든. 서리가 내릴 때까지 퍼진 줄기를 따라 꽃이 계속 피니까 두고두고 보기도 좋아. 씨를 뿌리고 1주일쯤 지나면 싹이 나오는데, 그때 꽃밭에 옮겨 심어도 돼. 모래가 섞인 마른 흙, 햇볕이 잘 드는 곳을 좋아한다는 것만 꼭 기억해 두렴. 채송화는 가지가 많이 나오는데, 그 가지를 잘라 땅에 심어도 금세 뿌리내리고 잘 살아.

채송화.
/그림=이재은(호박꽃 '내가 좋아하는 꽃')
빨간색, 노란색, 자주색, 하얀색…. 빛깔이 가지각색인 채송화 꽃은 바쁜 하루를 보내. 아침엔 꽃잎을 꼭 오므리고 있다가 햇볕이 내리쬐는 정오쯤 활짝 피어. 오후가 되면 한 꽃 안의 암술과 수술이 스스로 움직여 서로 만나 씨앗을 만들지. 그리고 저녁이 되면 지는 '하루살이꽃'이야.

꽃이 진 자리에 맺힌 열매가 다 여물면, 도토리 모자 같은 뚜껑이 톡 열리고 좁쌀보다 작은 까만 씨앗이 우수수 쏟아져 나오지. 땅에 붙어 낮게 자란다고 '땅꽃'이라 하고, 여름 철새인 뜸부기가 날아올 때 핀다고 '뜸북꽃'이라고도 불러.

잎은 이끼처럼 작은데 꽃은 장미처럼 화려하다고 해서 영어 이름은 '장미 이끼(Rose moss)'란다. 채송화는 이름이 참 많기도 하지? 아마 사람들 눈에 많이 띄었다는 뜻일 거야. 그래서 이런 이름, 저런 이름이 붙은 게지. 너도 혹시 별명이 많으니? 그럼 네가 친구들 눈에 띄는 점이 많다는 뜻일 거야.


박윤선 | 생태 교육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