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과학
곧은 머리·곱슬머리 왜 다를까?
입력 : 2014.04.01 05:22
| 수정 : 2014.04.01 09:01
모낭의 형태에 따라 사람마다 머리카락 모양과 굵기가 다르죠
파마약 발라 황 원자 결합 끊으면 원하는 모양으로 연출할 수 있어요
머리카락은 몸속 노폐물 배출하고 비·자외선 등으로부터 두피 보호하죠
"와. 저 가수의 헤어스타일 정말 예쁘다."
"머리카락을 묶으니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아."
긴 머리, 짧은 머리, 파마머리, 다양한 색깔로 염색한 머리….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은 변신의 귀재예요. 검고 긴 생머리로 청순한 분위기를 냈다가, 바로 다음 날에는 붉고 짧은 파마머리로 발랄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잖아요. 머리 모양, 즉 헤어스타일은 이렇게 사람의 외모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답니다.
우리가 이렇게 다양한 헤어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자르고, 다른 색으로 물들이고, 구부렸다가 펴는 것이 가능한 머리카락의 특성 때문이에요. 머리카락의 가장 큰 장점은 계속해서 길게 자란다는 점입니다.
머리카락이나 얼굴 솜털, 눈썹 등 우리 몸의 털은 각각 성장 기간이 달라요. 털은 활발히 자라는 성장기, 자라는 속도가 줄어드는 퇴행기, 더는 자라지 않는 휴지기를 거치며 결국 몸에서 빠져나가요. 그리고 빠진 자리에서 새로운 털이 다시 자라지요. 눈썹이나 다리털의 성장 기간은 16주 정도인데, 머리카락은 무려 192주 정도나 된답니다. 오래 자라는 만큼 더 길게 자랄 수 있어요.
- ▲ 그림=정서용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 피부에서는 안쪽에서 새로 만들어진 세포가 오래된 바깥쪽 세포를 밀어내고 있어요. 그러면 바깥쪽 세포는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하고 죽어서 '각질(케라틴)'이란 단백질로 변해요. 손·발톱과 머리카락도 죽은 피부 세포가 점점 바깥쪽으로 밀려 올라온 거예요. 즉 죽은 세포이기 때문에 잘라도 아프지 않답니다.
하지만 두피와 연결된 머리카락의 기둥 부분은 살아있는 세포입니다. 머리카락에서 우리 눈에 보이는 부분은 '모간(毛幹)'이라고 하고, 피부 속에 숨어 있는 부분을 '모근(毛根)'이라고 해요. 모근은 주머니 모양의 '모낭(毛囊)'이 감싸고 있고, 모근 안에는 세포분열이 활발히 일어나는 '모구(毛球)'가 있어요. 머리카락을 뽑아보면 뿌리 부분에 전구처럼 부푼 부분이 있는데, 그게 바로 '모구'예요. 사람마다 머리카락 모양이나 굵기 등이 다른 이유는 모낭의 모양에 있어요. 모구에서 만들어진 부드러운 세포가 모낭 밖으로 나오면서 단단해져 그 모양이 결정되지요. 모낭의 모양이 원에 가까우면 곧은 머리, 납작하면 곱슬머리가 된다고 해요. 납작한 물체일수록 잘 휘어지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머리카락을 잘라 그 단면을 보면 곧은 머리는 원형, 곱슬머리는 삼각형이거나 납작한 모양이지요.
그렇다면 모낭에 의해 결정된 머리카락 모양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 곧은 머리를 곱슬머리로 만드는 것을 흔히 '파마(permanent)'라고 해요. 화학약품을 사용하여 머리카락 모양을 바꾸는 방법이지요.
머리카락이 탄력 있고 일정한 모양을 유지하는 이유는 머리카락 속의 '황(S)' 원자들이 단단하게 결합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파마 약에는 이런 황의 결합을 끊을 수 있는 성분이 들어 있어요. 머리카락에 파마 약을 발라 수소(H)를 공급하여 황 원자의 결합을 끊고 원하는 모양으로 구부린 다음, 중화제를 써서 다시 단단한 황의 결합을 만들어 주면 곱슬곱슬한 파마머리가 되는 거예요. 마치 플라스틱 막대에 열을 가해 부드럽게 만들어 모양을 바꾼 뒤에 굳히는 것과 비슷하지요.
머리카락 색깔을 바꾸는 염색은 고대 이집트에서 시작되었어요. 당시에는 암소의 피, 거북의 등딱지 등을 이용해 염색했다고 해요. 물론 당시에는 지금처럼 멋을 내기보다는 흰머리를 감추기 위한 목적이 컸다고 해요. 염색 종류는 염색의 지속 기간에 따라 크게 일시적 염색, 반영구적 염색, 영구적 염색으로 나눌 수 있어요. 일시적 염색은 머리카락 표면인 '모소피(毛小皮)'에만 염료가 달라붙는 염색이에요. 머리를 감으면 쉽게 사라지기 때문에 특별한 날을 위한 염색에 좋지요.
반영구적 염색은 모소피뿐만 아니라 그 안쪽의 '모피질(毛皮質)' 표면까지 염색약이 스며들어요. 염색이 4~6주 정도 지속되기 때문에 방학 같은 일정 기간만 염색하고 싶을 때 유리해요. 보통 '코팅'이란 용어를 쓴답니다.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는 한 염색이 지워지지 않는 영구적 염색은 염료가 모피질 깊이 스며들어 머리카락 고유의 색을 내는 멜라닌 색소를 파괴해요. 그래서 자연적으로 염료 색이 나타나게 합니다.
여러분도 평소 헤어스타일을 멋지게 꾸미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지요? 하지만 머리카락은 단순히 우리 외모를 돋보이게 하려고 자라는 게 아니랍니다. 머리카락은 몸속의 나쁜 물질을 밖으로 배출하고, 땀을 흡수·증발시켜 체온을 조절할 뿐 아니라 눈·비·자외선 등으로부터 두피를 보호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해요. 그러니 머리카락의 건강을 위해 지나친 염색과 파마는 피하는 게 좋겠지요?
[함께 생각해봐요]
머리카락이 자라는 속도는 늘 일정할까요?
해설: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머리카락은 보통 하루에 0.2~0.5㎜씩 자란다고 해요. 그런데 자라는 속도가 늘 일정한 게 아니라 낮보다 밤에 잘 자라고, 겨울보다 여름에 더 잘 자란다고 해요.
[관련 교과] 5학년 2학기 '우리 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