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갔어요
알록달록… 그림에 봄이 피었네
입력 : 2014.03.13 05:49
| 수정 : 2014.03.13 09:00
[83] 오승윤 展
봄이 오는 모습 표현한 오승윤… 연두·노랑·파랑 등 다양한 색 이용, 살아있는 자연을 그림에 담아냈어요
산수화 속 산봉우리에 색 입히고 동물·나무·꽃 등 자연의 조화 그려 민화 속 전통 사상 나타내고자 했죠
우리 몸 어디에서 봄을 가장 먼저 느낄까요? 나른한 기분에 자꾸만 감기는 눈인가요, 아니면 간질간질 재채기를 일으키는 코끝인가요?
꽃샘추위를 한두 번만 더 견디면 곧 햇살이 가득하고 여기저기서 꽃 소식이 들려오는 봄이 되겠지요. 우리나라의 봄소식은 동쪽에서 부는 바람, 즉 동풍(東風)을 타고 옵니다. '샛바람'이라고도 하는 동풍이 불면 우리 몸과 마음도 들뜨고 설레지요. 그럼 저 멀리 있는 유럽의 봄은 어떨까요? 유럽은 우리나라와 반대로 서풍(西風)이 불어야 봄이 와요. 서쪽에서 불어와 겨우내 얼었던 땅을 녹이고, 꽃봉오리를 터뜨리는 따스한 바람을 '제피로스(zephyros)'라고 부르지요. '제피로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서풍의 신(神)' 이름이기도 해요.
봄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것이 지나간 흔적은 누구든 알 수 있습니다. 나무들이 어여쁜 새싹과 꽃봉오리들을 자랑하듯 내놓기 시작하니까요. 화가 오승윤의 그림에서는 이런 봄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답니다.
꽃샘추위를 한두 번만 더 견디면 곧 햇살이 가득하고 여기저기서 꽃 소식이 들려오는 봄이 되겠지요. 우리나라의 봄소식은 동쪽에서 부는 바람, 즉 동풍(東風)을 타고 옵니다. '샛바람'이라고도 하는 동풍이 불면 우리 몸과 마음도 들뜨고 설레지요. 그럼 저 멀리 있는 유럽의 봄은 어떨까요? 유럽은 우리나라와 반대로 서풍(西風)이 불어야 봄이 와요. 서쪽에서 불어와 겨우내 얼었던 땅을 녹이고, 꽃봉오리를 터뜨리는 따스한 바람을 '제피로스(zephyros)'라고 부르지요. '제피로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서풍의 신(神)' 이름이기도 해요.
봄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것이 지나간 흔적은 누구든 알 수 있습니다. 나무들이 어여쁜 새싹과 꽃봉오리들을 자랑하듯 내놓기 시작하니까요. 화가 오승윤의 그림에서는 이런 봄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답니다.
만일 이 그림에 아무 색도 칠해져 있지 않다면 어떨까요? "색깔이 없어" "무슨 색인지 모르겠어"라는 말은 "개성 없다" 혹은 "재미없다"는 말과 일맥상통(一脈相通)해요. 그러면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하겠지요? 그래서 어떤 대상에 색을 입히는 것은 생명을 주는 일입니다. 사실 우리의 기억 대부분은 특별한 색깔 없이 저장되어 있다고 해요. 우리가 어떤 기억을 떠올릴 때 비로소 상상력이 동원되어 그 기억에 색이 덧입혀진대요. 기뻤는지 슬펐는지, 혹은 행복했는지 외로웠는지 등 여러 가지 감정이 색깔과 뒤섞여 함께 떠오르는 것이지요.
화가 오승윤도 그랬어요. 외국에서 오랜 세월을 보낸 그는 고향의 봄을 캔버스에 담았습니다. 고향의 산과 들, 바람의 냄새, 물이 흐르는 소리를 상상하며 알록달록한 색을 칠했지요. 그가 실제로 보았던 고향의 봄은 어쩌면 초라하고 심심한 모습이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 평범한 기억 조각에 노란색과 분홍색, 연두색을 입히고 나니, 마침내 찬란한 봄으로 다시 태어난 것입니다.
작품2는 화려한 금강산 봉우리의 모습입니다. 프랑스에서 미술을 공부할 때 오승윤은 위대한 유럽 화가들의 작품을 직접 보면서 신이 났어요. 세잔, 모네, 르누아르, 반 고흐의 그림을 보며 자기도 그런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림을 그릴수록 다른 생각이 들었대요. '나는 프랑스 사람이 아닌데…. 나만의 정서적 뿌리가 내 그림 속에는 없는 것 같아. 내가 정말로 아름답다고 기억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는 우리 산수화에서 보았던 첩첩이 겹쳐진 산봉우리들을 생각해냈어요. 그리고 거기에 울긋불긋 생기를 불어넣으면 어떨까 상상했지요. 고운 색으로 수놓은 오승윤의 새로운 그림은 유럽 관람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고, 우리나라의 전통에 대해서도 더욱 관심을 가지게 하였어요.
사람마다 생리적으로 느끼는 감각에 차이가 있다고 해요. 그 차이는 주로 자신이 자라고 살았던 자연환경에서 비롯되지요. 이런 것을 풍수(風水)의 영향이라고 한답니다. 오승윤은 사람이 자연의 기운에 어울리게 살아야 이롭다는 풍수 사상에도 관심이 많았어요. 우리가 자연의 품 안에서 살아가는 한 환경의 영향을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작품3을 보세요. 그림의 소재는 대개 자연 속에서 선택한 것이에요. 산 위로는 하늘에 구름이 둥둥 떠다니고, 그 아래에는 아기자기한 마을이 있지요. 그리고 강 주변에 나무와 꽃이 있고, 동물과 물고기가 있습니다. 색동옷 같은 그의 그림은 옛 민화인 십장생도를 떠올리게 하지요. 오승윤의 그림엔 자연과 조화를 이뤄 평화로운 삶의 질서를 찾고자 했던 우리 전통 사상이 깃들어 있답니다.
가나아트센터 (02)720-1020
[함께 생각해봐요]
여러분은 ‘봄’이라고 하면 어떤 풍경이 떠오르나요? 요즘도 꽃샘추위로 날씨가 무척 쌀쌀하지만, 봄은 조금씩 다가오고 있어요. 오늘은 등·하굣길에 주변을 둘러보고 봄이 오는 흔적을 찾아보세요. 그리고 ‘내가 본 가장 아름다운 봄 풍경’이란 제목으로 글을 한 편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