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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에 굴하지 않고 도전… 대서양 횡단한 첫 여자 비행사 됐죠

입력 : 2014.03.10 05:28 | 수정 : 2014.03.10 08:54

[6] 아멜리아 에어하트

여자 비행사 최초로 대서양을 횡단한 아멜리아 에어하트는 경제 대공황으로 절망에 빠진 미국인에게 큰 용기를 줬어요
여자 비행사 최초로 대서양을 횡단한 아멜리아 에어하트는 경제 대공황으로 절망에 빠진 미국인에게 큰 용기를 줬어요. /Corbis/토픽이미지
여러분은 남녀 차별을 경험해 본 적이 있나요? 오늘날에는 법으로 남녀 차별을 금지하고, 사회적으로도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옛날보다 차별이 많이 줄었어요. 그럼에도 사회 곳곳에는 여전히 크고 작은 차별이 존재하지요.

미국의 여성 비행사 아멜리아 에어하트가 태어난 1890년대에는 민주주의와 자유주의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미국에도 남녀 차별이 존재했어요. 특히 여자아이들은 얌전하고 차분해야 한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래서 말괄량이였던 아멜리아 에어하트는 늘 어른들의 걱정을 샀지요. 사내아이들처럼 뛰어노는 것을 좋아해 동네 여자아이들을 모아 야구 시합을 벌이기도 했거든요.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동네 어른들은 아멜리아 때문에 동네 여자아이들이 모두 왈가닥이 될 거라며 아멜리아와 놀지 못하게 하기도 했대요.

하지만 아멜리아의 부모님은 그녀가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도록 응원했어요. 여행과 모험을 즐겼던 아버지, 그리고 딸이 당당한 여성으로 자라기를 바랐던 어머니는 아멜리아가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었지요. 아멜리아의 첫 비행기인 카나리아호를 사준 사람 역시 어머니였어요. 어머니는 아멜리아가 세상의 편견에 굴하지 않고 끝없이 도전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심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아멜리아의 가족들도 처음 아멜리아가 비행사가 되겠다고 선언했을 때는 많이 반대했다고 해요. 비행이 위험한 일이기도 했고, 당시 비행기는 전쟁이나 비행쇼 외에는 거의 쓰이지 않아서 미래가 보장되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아멜리아는 그때까지 여성은 물론 남성에게도 생소했던 비행사의 길을 가기로 굳게 마음먹습니다.

여자 비행사로서 도전을 거듭한 아멜리아 에어하트는 1937년 세계 일주 비행 중 실종되었어요
여자 비행사로서 도전을 거듭한 아멜리아 에어하트는 1937년 세계 일주 비행 중 실종되었어요. /Corbis/토픽이미지

여성 비행사인 아멜리아가 유명해진 것은 대서양 횡단 비행에 성공하면서부터였어요. 비행기 조종은 남자 비행사가 맡았고 아멜리아는 남자 비행사 뒤에서 방향과 항로를 일러주는 역할만 맡았지만, 그녀는 대서양을 횡단한 최초의 여자 비행사로 단숨에 유명인사가 됩니다. 하지만 자신이 비행기를 직접 조종하지 않았다는 데 양심의 가책을 느낀 아멜리아는 곧 단독 비행에 도전해요. 그리고 대서양 횡단 비행에 멋지게 성공하지요. 아멜리아의 명성은 더욱 높아졌지만, 그녀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또 다른 도전에 나섭니다. 하와이에서 캘리포니아까지 3800km의 항로를 개척하는 것이었어요. 이 도전에서도 멋지게 성공한 아멜리아는 국민적인 영웅으로 떠오르지요.

당시 미국은 경제 대공황으로 많은 사람이 좌절에 빠져 있었어요. 여자임에도 비행사가 되어 도전을 계속한 아멜리아의 활약은 절망에 빠진 미국 국민에게 큰 희망을 안겨주었지요. 그녀의 가죽점퍼 패션과 특유의 짧은 머리 모양을 따라 하는 여성들이 생겨났고, 딸이 태어나면 '아멜리아'라고 이름 짓는 게 유행했을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얻었어요.

1937년 아멜리아는 또다시 '세계 일주 비행'이라는 도전에 나서요. 온 나라의 관심과 응원 속에서 그녀의 세계 일주 비행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세계 일주 비행이 얼마 남지 않은 순간, 아멜리아의 비행기는 안개와 구름 속에서 실종되고 말았습니다. 미국은 대규모 군대를 동원해 아멜리아를 찾아 나섰지만 끝내 그녀를 찾지는 못했어요. 그녀를 사랑하며 응원했던 많은 사람이 슬픔에 잠겼습니다. 아멜리아는 그토록 사랑하던 비행 중에 실종되고 말았지만, 시대를 앞서 간 개척 정신만은 많은 사람에게 기억되었어요. 아멜리아가 가졌던 불굴의 도전 정신은 그녀가 힘차게 가르던 저 하늘 어딘가에 지금도 새겨져 있을 것입니다.

김선영 | 후(who) 시리즈 위인전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