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자연

순한 눈망울 가진 소… 소똥은 좋은 거름이 된대요

입력 : 2014.02.27 05:48 | 수정 : 2014.02.27 08:59
순한 눈망울을 가진 송아지를 직접 본 적이 있니? 송아지가 갓 태어났을 때는 어떤 모습일까? 어미 소는 갓 태어나 흠뻑 젖어 있는 송아지의 몸을 혀로 정성껏 핥아서 말려준단다. 송아지는 태어난 지 몇 시간 만에 네 발을 딛고 일어서. 말이나 소, 기린, 얼룩말 같은 초식동물은 사나운 육식동물의 먹잇감이 되지 않도록 태어나자마자 걷거나 뛸 수 있거든.

송아지는 뿔이 나기도 전부터 양쪽 귀 옆으로 뿔 자리를 만들려는지 털이 삐쭉삐쭉 솟아 있어. 태어난 지 다섯 달쯤 지난 송아지는 껑충껑충 잘도 뛰어다니고, 이리 쿵 저리 쿵 다른 소들의 옆구리를 들이받는 장난도 잘 친단다. 곧 머리에서 뿔이 삐죽 솟고, 생후 10개월 정도 지나면 다 자란 어른 소가 되지.

호박꽃‘내가 좋아하는 가축’ 일러스트
그림=김시영(호박꽃‘내가 좋아하는 가축’)
소는 암수 모두 뿔이 있고, 긴 속눈썹 아래 눈망울이 참 착하게 생겼어. 힘은 세지만 순한 성질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지. 소 혀는 길고 꺼끌꺼끌해. 볏짚 같은 긴 풀을 혀로 말아서 우물우물 씹어 먹어. 위가 4개나 되어서 다 먹은 뒤에도 한참 동안 되새김질을 하지. 처음엔 대충 씹어 삼켰다가 나중에 다시 게워 천천히 씹어 먹는 거야. 소는 한여름에 우적우적 수박 껍질을 먹는 것도 좋아하고, 가을에 콩 타작을 한 뒤에 콩깍지를 삶아 줘도 잘 먹어. 여름철에는 파리나 모기를 쫓으려고 꼬리를 파리채처럼 휘두르곤 하지.

우리 농촌에서 소는 없어선 안 될 중요한 동물인데, 소똥도 참 쓸모가 많단다. 논밭에 뿌리면 좋은 거름이 되거든. 인도나 아프리카에서는 소똥을 말려서 땔감으로 쓰기도 한대. 지금 대부분 농사일에 기계가 쓰이지만 옛날에는 소가 힘든 농사일을 도와주었지. 그래서 시골 어른들은 지금도 소를 한식구처럼 여긴단다.

박윤선 | 생태교육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