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있는 세계사
1000년간 가장 중요한 발명은 금속활자?
입력 : 2014.02.21 05:44
| 수정 : 2014.02.21 09:13
5000여년 전 문자 생겼지만 종이 귀해 바위·점토판·나무판 등에 글 남겨
그 뒤 가톨릭 수도사가 직접 베껴 써… 책 한 권 만드는 데 2~5개월 걸렸죠
1450년경 구텐베르크가 만든 금속활자… 누구나 책 가질 수 있는 시대 만들어
사실은 우리나라가 70년 이상 앞섰대요
여러분, 학교에서 새 학년 교과서를 받았나요? 새 교과서 내용이 궁금해서 벌써 펼쳐본 친구도 있겠지요? 요즘은 종이로 만든 교과서 말고도 컴퓨터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e-교과서도 사용되고 있어요. 그저 읽기만 하는 교과서가 아니라 게임을 하고, 노래하고, 말하는 교과서로 바뀌는 중이지요. 그런데 여러분은 언제부터 책이 사람들에게 널리 읽혔는지 아나요? 지금이야 우리 주변에 무수히 많은 책이 있지만, 먼 옛날엔 정말 귀하디귀한 존재였답니다.
5000여년 전, 문자가 처음 만들어진 후로 사람들은 많은 이야기를 기록했어요. 그 시절에는 바위나 진흙으로 만든 점토판, 나무판, 동물의 가죽, 금속판 등 다양한 곳에 글을 남겼지요.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책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똑같은 책을 여러 권 만들기가 매우 어려웠어요. 내용을 사람 손으로 일일이 베껴 써서 만들어야 했거든요. 중국에서 발명된 종이와 목판 인쇄술이 유럽에 전해지고 나서도 유럽 사람들은 여전히 책을 손으로 베껴 써서 만들었어요. 이렇게 어떤 내용을 손으로 베껴 쓰는 것을 필사(筆寫)라고 하는데, 이 일은 대부분 가톨릭 교회의 수도사(修道士)들이 맡았답니다.
5000여년 전, 문자가 처음 만들어진 후로 사람들은 많은 이야기를 기록했어요. 그 시절에는 바위나 진흙으로 만든 점토판, 나무판, 동물의 가죽, 금속판 등 다양한 곳에 글을 남겼지요.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책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똑같은 책을 여러 권 만들기가 매우 어려웠어요. 내용을 사람 손으로 일일이 베껴 써서 만들어야 했거든요. 중국에서 발명된 종이와 목판 인쇄술이 유럽에 전해지고 나서도 유럽 사람들은 여전히 책을 손으로 베껴 써서 만들었어요. 이렇게 어떤 내용을 손으로 베껴 쓰는 것을 필사(筆寫)라고 하는데, 이 일은 대부분 가톨릭 교회의 수도사(修道士)들이 맡았답니다.
- ▲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로 인쇄한‘42행 성서’예요. /Corbis 토픽이미지
또한 책이 몹시 귀하고 비싸다 보니 이 시기에는 도서관이나 교회 혹은 돈 많은 사람만이 책을 가질 수 있었어요. 심지어 독일의 한 대학에서는 책을 책상에 쇠사슬로 묶어 놓았을 정도라고 해요. 학생들은 자기 책을 가질 수 없으니 수업 내용을 잘 듣고 필기한 내용으로 공부할 수밖에 없었고요.
14~16세기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러 사람들은 인간과 자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이러한 관심은 지식에 대한 욕구로 이어졌고, 사람들은 더 많은 책을 원하기 시작했지요. 책을 급하게 많이 만들다 보니 글자를 휘갈겨 쓰거나 틀리게 써서 알아보기 어려운 책이 많아졌어요. 자기 생각이나 신앙심, 사는 지역에 따라 같은 단어를 다르게 해석해서 옮기기도 했지요. 오랜 세월 수없이 베껴 쓰는 동안 원래 책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도 불분명해졌습니다.
그 무렵 독일 마인츠에 살던 요하네스 구텐베르크는 이런 현실이 안타까웠어요. 그는 모든 교회에서 같은 내용의 성경을 볼 수 있다면 종교가 서로 갈라지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한꺼번에 많은 책을 찍어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던 구텐베르크는 1450년경 알파벳을 한 자씩 금속활자로 만들어 인쇄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 ▲ (왼쪽 사진)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 유럽 전역에 퍼지면서 누구나 책으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열렸어요. (오른쪽 사진)금속활자는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고안됐어요.‘직지심체요절’은‘42행 성서’보다 70년 이상 앞서 인쇄됐지요. /위키피디아·조선일보 DB
구텐베르크의 인쇄법으로 처음 만든 책은 '42행 성서'입니다. 첫 인쇄 작업에서 180권 정도를 만들었다고 해요. 이 중 48권이 지금까지 전해지는데, 이 책들은 인류가 만든 책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책으로 인정받는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토록 놀라운 인쇄술을 만들어낸 구텐베르크는 이 기술 때문에 망하고 말았어요. 푸스트라는 사람에게 돈을 빌린 것이 화근이었지요. 제날짜에 돈을 갚지 못한 구텐베르크는 인쇄소와 인쇄기를 모두 빼앗기고 말아요. 하지만 그의 인쇄술 덕분에 후대 사람들은 누구나 책을 가질 수 있게 됐어요. 이 말은 곧 누구나 책을 통해 무한한 지식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지요. 1997년 미국의 라이프지(誌)는 지난 1000년간 가장 중요했던 사건으로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로 성서를 인쇄한 일'을 꼽았다고 해요.
사실 금속활자를 이용한 인쇄법은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고안했어요. 1234년에 '상정고금예문(詳定古今禮文)'을 금속활자로 인쇄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고, 현재 남아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은 구텐베르크의 성서보다 70년 이상 앞서 인쇄되었습니다. 자랑스러운 우리 조상의 과학기술을 우리가 잘 이어가야겠지요? 또 지금은 인쇄술에서 더 나아가 3차원 입체 프린터로 물건까지 만들어내는 디지털 세상이 도래했어요. 옛날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지식과 정보가 인터넷에 떠돌고요.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 가운데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을 선별하는 능력과 정보를 다루는 바른 자세를 가져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