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의 역사
정도전의 호 '삼봉'은 도담삼봉에서 따왔다?
입력 : 2014.02.13 04:54
- ▲ 정도전은 태조 이성계를 도와 조선을 세우는 데 앞장섰어요. /Getty Images 멀티비츠
지금의 경북 영주에 살았던 정도전의 아버지 정운경이 젊었을 때 충북 단양의 도담삼봉 앞을 지나다가 관상을 보는 사람을 만났어요. 그 사람은 정운경에게 "10년 뒤 이곳에서 혼인하면 장차 재상이 될 아이를 얻을 것"이라고 했대요. 정운경은 그 말대로 10년 뒤 다시 도담삼봉이 있는 마을에 와 우연히 한 여인을 만나서 아이를 얻었지요. 길을 지나다가 얻은 아이라 하여 이름도 '도전(道傳)'이라고 지었다고 해요. 훗날 정도전은 부모가 인연을 맺은 곳을 떠올리며 자신의 호를 삼봉으로 지었다고 하고요.
도담삼봉과 정도전에 얽힌 또 다른 전설도 있어요. 원래 강원도 정선 땅에 있던 삼봉산이 홍수 때 떠내려와 지금의 단양 땅인 도담에 멈추어 도담삼봉이 되었다고 해요. 그래서 정선군은 단양군으로부터 삼봉에 대한 세금을 걷어갔지요. 그런데 당시 단양 외가에 살던 어린 정도전이 "우리가 삼봉을 정선에서 떠내려오게 한 것도 아니요, 오히려 물길을 막아 피해만 볼 뿐 아무 필요 없는 봉우리에 세금을 낼 이유가 없으니 필요하면 도로 가져가라"고 한 뒤부터 세금을 내지 않게 됐다고 해요. 두 이야기 모두 참 재미있지요?
하지만 이 이야기들은 아무래도 사실과는 거리가 먼 것 같아요. 우선 정도전이 쓴 아버지 정운경의 행장(★) 등에 따르면 그의 어머니는 단양이 아니라 영주 출신이거든요. 정도전뿐 아니라 그 형제들의 이름이 도존(道尊)과 도복(道復)이에요. 그의 아버지가 아들들에게 도를 전하고, 도를 중히 여기고 공경하며, 도를 회복하라는 뜻으로 3형제의 이름을 지은 것으로 짐작하지요.
- ▲ 충북 단양의 도담삼봉이에요. 정도전의 호‘삼봉’이 여기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해요. /유창우 기자
★신진사대부(新進士大夫): 고려 말에 등장한 새로운 정치 세력. 성리학을 공부하고 과거를 통해 관직에 진출하여 개혁을 추진하던 세력.
★사대부(士大夫): 고려·조선시대 문관 관료의 총칭. 사(士)는 선비, 대부(大夫)는 관료를 뜻함.
★행장(行狀): 죽은 사람이 평생 살아온 일을 적은 글.
★시묘(侍墓):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자식이 3년간 부모 묘소 옆에 움집을 짓고 살며 산소를 돌보고 공양 드리던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