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알고 싶어요

북극 가까운 런던이 서울보다 따뜻한 이유는?

입력 : 2014.02.11 05:42 | 수정 : 2014.02.11 08:45

[겨울철 도시별 온도]
북대서양 따뜻한 바람인 편서풍, 일년 내내 런던·파리에 불어와
서울은 계절마다 풍향 달라져…
바다·산맥 등 지리적 특성따라 위도 같아도 기온 다를 수 있죠

"서울(북위 37.34도), 파리(48.58도), 런던(51.09도) 중에서 겨울에 가장 추운 곳은 어디일까요?"

파리와 런던에서는 겨울에도 프로 축구 경기를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축구 경기가 열리지 않는 것을 생각해 보면 쉬울 거예요. 서울은 1월 평균최저기온(지난 30년간 1월 한 달간 최저기온의 평균값)이 -5.9도인 반면, 파리는 2.5도, 런던은 3.1도입니다. 또 1월 평균최고기온은 서울이 1.5도이며 파리는 6.9도, 런던은 8.1도입니다.

'파리와 런던이 서울보다 북극에 가까운데도 서울보다 따뜻하다니 이상하네'라고 생각할 거예요. 보통은 북극에 가까울수록 더 추울 거라고 생각하니까요.

지구의 기온은 일반적으로 적도에서 극지방으로 갈수록 내려갑니다.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적도 부근 지역이 햇볕을 받는 양이 가장 많고 고위도인 극지방으로 갈수록 햇빛을 받는 양이 적어지기 때문입니다.

세계 주요도시 1월 평균 최저·최고 기온 비교 그래프
그래픽=박상훈 기자
미국 국립 빙설 데이터 센터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추운 곳은 남극의 일본 기지 '돔 후지'가 위치한 산의 3779m 지점으로, 평균기온이 무려 영하 91.2도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온도는 인간의 눈, 코뿐 아니라 심지어 폐까지 단 몇 분 만에 얼게 하는 정도의 추위인 것으로 세상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동일한 위도(緯度·적도를 기준으로 북쪽 또는 남쪽으로 떨어져 있는 정도. 적도는 0도이며 남북극이 90도)라고 해서 기온이 같지는 않습니다. 지역의 기온은 위도 외에도 주위 자연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바다의 영향을 받는 지역(해양성기후)인지, 대륙의 영향을 받는 지역(대륙성기후)인지, 또 주위에 거대한 산맥이 있는지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거든요.

바다와 대륙은 온도의 변화 면에서 다른 성질을 갖고 있어요. 바닷물은 진득한 성질이 있어 온도의 변화가 크지 않아요. 햇볕에서도 쉽게 뜨거워지지 않아요. 또 추운 겨울에도 쉽게 차가워지지 않아요. 반면 대륙의 땅은 바닷물에 비해 쉽게 변해요. 햇볕에 금세 뜨거워지고, 겨울에는 쉽게 차가워지거든요.

파리, 런던 등은 바다의 영향을 받는 지역이에요. 일년 내내 편서풍(偏西風·위도 30∼60도 지방에서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바람)이 불어 북대서양 해류의 따뜻한 기운을 실어다 주는 것이지요.

반면, 서울은 위도가 파리에 비해 낮지만 계절풍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요. 계절풍(季節風)이란 대륙과 해양의 온도 차로 인해서 계절에 따라 풍향이 바뀌는 바람인데요. 우리나라를 둘러싼 4개 기단(기온과 습도가 비슷한 큰 공기 덩어리)의 힘 싸움에 따라 계절에 따라 바람이 바뀌는 것입니다. 여름에는 북태평양 기단이 강해서 바다인 남동쪽에서 북서쪽으로 바람이 불어옵니다. 반면 겨울에는 시베리아 지역에서 발달한 차가운 공기가 북서쪽에서 서울을 지나가기 때문에 매우 추운 것입니다.

이제 시야를 조금 좁혀 우리나라를 살펴볼까요?

서울과 강릉은 위도가 거의 같아요. 그런데 1월 평균최저기온은 서울이 -5.9도, 강릉은 -3.2도이며, 평균최고기온은 서울이 1.5도, 강릉이 5.0도로 강릉이 3도 정도 높아요.(1981~2010년까지 평균·기상청)

허진호 통보관은 "이는 태백산맥의 영향"이라며 "시베리아에서 불어온 차가운 공기가 서울을 지나 강릉을 가기 전 태백산맥을 만나는데 산맥을 넘은 뒤에는 공기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해요.

여러분 이제 조금만 기다리면 따뜻한 봄이 와요. 날씨가 춥다고 움츠려 있지 말고 틈을 내서 운동도 하면서 건강관리를 잘하세요.
여원주 NIE 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