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자연

쌀이 열리는 벼는 익을수록 고개 숙여요

입력 : 2014.02.06 05:31 | 수정 : 2014.02.06 08:59
지난 설날엔 다들 떡국 한 그릇씩 먹었지? 떡국에 들어가는 떡은 가래떡을 어슷하게 썰어서 만들어. 가래떡은 막 뽑아서 말랑말랑할 때 먹어도 맛있고, 바삭바삭하게 구워 먹어도 참 맛있어. 적당한 길이로 썰어 떡볶이를 해 먹어도 좋지. 가래떡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곡식인 쌀로 만든단다. 포슬포슬 백설기, 노란 콩고물을 묻힌 인절미, 쌀알이 동동 뜬 달콤한 식혜, 바삭바삭 구수한 누룽지도 모두 쌀로 만들어. 다들 알다시피 우리가 날마다 먹는 밥도 쌀로 짓는 거야.

쌀이 열리는 식물을 '벼'라고 한단다. 우리 조상은 약 4000년 전부터 벼농사를 지었어. 그러니 쌀의 역사는 우리 민족의 역사라 할 만하지. 벼농사는 어떻게 지을까? 봄이 되면 농부들은 모판에 볍씨를 뿌려. 모판에 뿌려야 잡초랑 경쟁하지 않고 싹이 잘 트거든. 볍씨에서 싹이 나서 20㎝쯤 자라면 물 댄 논에다 옮겨 심어. 이것을 '모내기'라고 해. 5월 말엔 농부들이 물이 찰랑찰랑한 논에 발을 담그고 모내기하는 풍경을 농촌 곳곳에서 볼 수 있어. 농부는 여름내 잡초를 뽑고,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어 벼가 쓰러지면 일으켜 세우고, 가물면 논에 물을 채우면서 열심히 벼농사를 짓는단다. 농부가 흘린 땀 덕분에 벼가 잘 익어 가을 논은 온통 황금 들판으로 변하지.

벼.
/그림=김시영(호박꽃 '내가 좋아하는 곡식')
'벼 이삭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처럼 벼는 알곡이 잘 여물수록 무거워서 고개를 푹 숙인단다. 그럴 때 논두렁에 서 있으면 바람이 불 때마다 황금 물결이 일렁이며 사그락사그락 소리 내는 것을 들을 수 있어. 이제 벼를 거두어들일 때야. 지금처럼 농기계가 발달하기 전에는 농부들이 벼를 베어서 다발로 엮어 볏단을 만들었단다.

볏단을 논에 세워 햇볕에 잘 말려야 낟알을 털어내기 좋거든. 낟알을 털어내어 껍질을 벗기면 우리가 먹는 쌀이 나와. 농부들은 따뜻한 봄이 오기 전부터 논과 밭을 일구며 한 해 농사를 준비한단다. 이번 달엔 부지런한 농부들을 본받아 새 학년 준비를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박윤선 | 생태 교육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