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갔어요
희망을 품은 별… 북두칠성의 빛
[79] 행복으로 가는 길 展
희생적 사랑 보여준 칠성의 일곱 아들
아버지 구원하고 북두칠성이 되자 사람들 칠성신이라 부르며 소원 빌어
별·해·달 등 자연 믿던 우리 고유신앙, 자연 속 삶 강조한 도교와 잘 어울려
복숭아 그리며 장수 기원하기도 했죠
여러분은 밤하늘에서 수많은 별 가운데 북두칠성을 찾을 수 있나요? 뱃사람들은 항해할 때 움직임이 적은 북극성을 따라가는데, 북두칠성은 북극성 주변에 있는 국자 모양의 별들을 말합니다. 북두칠성에 얽힌 재미있는 옛이야기를 하나 들려 드릴게요.
옛날 어느 땅에 칠성님이 살고 있었습니다. 등에 일곱 개의 별 모양 점이 있어 그렇게 불렸지요. 칠성님은 매화부인을 아내로 맞이하여 무려 일곱이나 되는 쌍둥이를 낳았어요. 아이가 태어났다는 소식에 덩실덩실 춤을 추며 달려온 칠성님은 일곱이나 되는 아이들을 보고는 깜짝 놀라서 도망을 쳤다고 해요. 매화부인은 섭섭한 나머지 그날부터 음식을 먹지 않다가 세상을 떠났지요. 이후 칠성님은 새 아내를 맞았어요. 그러나 일곱 아이를 본 새 아내는 갑작스레 병이 들어 자리에 눕고 말았습니다. 칠성님은 아내의 병을 살피고자 유명한 점쟁이를 불렀어요. 그런데 그 점쟁이가 "일곱 아이의 간을 꺼내어 먹여야만 병을 고칠 수 있다"고 말하지 뭡니까? 사실 이것은 아이들을 없애려는 새 아내의 계략이었어요. 그 사실을 모른 채 일곱 형제는 아버지의 행복을 위해 제 몸을 바치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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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품1 - 작자 미상, ‘칠원성군도’, 20세기, 삼베에 색, 81.5x44.1㎝.
칠성님은 사랑이 부족하여 일곱 아들에게 나누어 줄 사랑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피하려고 했던 것이지요. 하지만 일곱 형제는 아버지를 이해하고 생명을 바칠 각오를 하면서 아버지의 행복을 빌었어요. 그 희생적인 사랑 덕분에 사랑을 베풀 줄 몰랐던 칠성님이 구원을 받게 되었다는 이야기예요. 사람들은 북두칠성을 칠성신이라고 부르며, 그 큰 사랑을 자기에게도 베풀어달라고 빌곤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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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품2 - 김덕성, ‘학문의 신, 문창성’, 조선 후기, 종이에 색, 33x23.3㎝.
도교는 중국에서 유래하였지만, 우리나라 고유 신앙과도 통하는 것이 많았어요. 밤하늘의 별이 우리 집을 보살펴준다거나, 해와 달, 산과 나무가 우리 마을을 지켜준다고 믿는 마음은 도교의 무위자연(無爲自然: 자연의 섭리에 따라 순조롭게 살아가는 것) 사상과 잘 어우러졌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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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품3 - 작자 미상, ‘신선 세계의 복숭아’, 19세기 조선, 종이에 색, 195.8x238.5㎝.
도교는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오래오래 사는 것을 최고의 삶으로 꼽았어요. 그래서 도교와 관련된 그림에서는 신선이 자주 등장합니다. 작품3은 신선들이 먹는다는 복숭아 그림이에요. 오래전 조선의 왕이 살던 방의 칸막이 문에 그려진 작품이지요. 탐스럽게 익은 24개의 복숭아가 하얀 볼에 분홍빛 입술을 내민 듯한 어여쁜 얼굴로 나무에 달려 있네요. 3000년에 한 번 열린다는 전설 속의 복숭아랍니다. 신선들의 잔치에 가서 이 복숭아를 얻어먹으면 평생 늙지 않고 오래 산다지요. 조선 시대에는 유교를 왕실의 통치 이념으로 삼았지만, 왕의 장수와 복을 빌기 위해서 이와 같은 도교적인 그림도 종종 그려지곤 했답니다. 좋은 뜻을 품은 그림을 곁에 두고 자꾸 보면 더불어 행복해지게 마련이니까요.
[함께 생각해봐요]
겨울은 공기가 맑아 별자리를 관찰하기 좋은 계절이에요. 북두칠성은 사시사철 볼 수 있지만, 오리온자리·쌍둥이자리·황소자리 등은 대표적인 겨울 별자리지요. 하늘이 맑은 밤 별자리를 찾아보고, 각 별자리에 얽힌 동서양의 설화를 조사해보세요. 관찰한 별자리를 그림으로 그려보면 더욱 좋겠지요?
국립중앙박물관 (02)2077-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