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알고 싶어요

"아이 옆에서 같이 신문 읽는 부모 되어주세요"

입력 : 2014.01.07 05:31 | 수정 : 2014.01.07 09:07

[NIE의 현재와 미래]
NIE로 객관적 사실 많이 접해 주장·근거 기초한 글쓰기 가능
기사 대해 가족과 의견 나누고 자기 생각 일기 형식으로 정리

"당시 배재학당에는 토론 학습 시간이 있었다. 독립신문에서 논설 하나 선택하여…."

1990년 6월 28일자 조선일보 '이규태 코너'에 실린 칼럼 일부입니다. '수업에 신문을'이란 제목으로 국내외 NIE를 소개하며 우리나라에도 이를 제도적으로 도입할 것을 당부하는 내용입니다.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현재 본지를 비롯, 여러 신문사에서 NIE 지면을 만드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2014년 새해를 맞아 조선일보는 'NIE의 현재와 미래'란 주제로 NIE 분야 최고 전문가 세 분을 모시고 좌담을 마련했습니다. 심옥령 청라 달튼외국인학교 초등교장, 권영부 동북고 수석교사, 박미영 한국 NIE협회 대표가 참석했습니다.

NIE 전문가들은 바른 인성 교육에 신문보다 좋은 자료는 없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박미영 한국NIE협회 대표, 심옥령 청라 달튼외국인학교 초등교장, 권영부 동북고 수석교사 사진
NIE 전문가들은 바른 인성 교육에 신문보다 좋은 자료는 없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박미영 한국NIE협회 대표, 심옥령 청라 달튼외국인학교 초등교장, 권영부 동북고 수석교사. /이명원 기자

―NIE를 한마디로 소개한다면?

박미영 "NIE는 변신 로봇 '또봇'이다. 첫째, 아이들이 좋아한다. NIE 수업은 재밌고 신나니까. 둘째, 자유자재로 변신한다. 쓰기 수업, 인성 수업, 포트폴리오 만들기 등 다양하게 활용된다. 셋째, 무적 파워 최강 합체다. 광고 만들고, 편지 쓰고, 스크랩하며 다양한 학습 능력이 길러지기 때문이다."

―NIE를 하면 어떤 효과가 있나?

심옥령 "초등 6학년 담임 시절, NIE를 몇 달간 진행했다. 어느 날 한 학생이 '5학년까지는 대충대충 알았어요. 이제는 무엇을 정확히 알고 무엇을 정확히 모르는지 알 것 같아요'라고 하여 깜짝 놀랐다. 교육의 모든 것이 정확히 아는 것에서 출발하는데, 신문이 그걸 도와줬다. 신문은 '육하원칙에 따른 사실'이 기본이니까. 옆 반과 교과 평균이 10여점씩 차이가 나기도 했다."

권영부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대한 기사를 읽는다고 가정해 보자. 단순히 읽기만 하는 게 아니다. 옳고 그름을 스스로 판단하게 된다. 이게 바로 전문가들이 말하는 비판적 사고력이다. 또 남다른 해결책도 생각하게 된다. 이러면서 창의력이 길러지는 것이다."

"초·중등학교에서 서술형 평가가 많아지고 있다. NIE를 하면 쓰는 연습을 많이 하니 이런 시험에 크게 도움이 된다."

―NIE가 논술에 어떻게 도움 되나?

"최근 논술은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라 주장과 근거에 기초한 글쓰기다. 요즘 학생들은 주장은 잘한다. '주장은 좋다. 근거는 뭐냐?' 물으면 전혀 답을 못한다. 논술에선 누가 더 다양하고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는가가 중요하다. 신문에는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다양한 예시 자료가 많다."

"논술에서 어려운 게 창의력이 필요한 대안 제시형이다. 창의력은 다양한 지식에서 나온다. 논술을 잘하려면 사설만이 아니고 모든 지면을 읽는 것이 좋다."

박미영 대표가 소개하는 손쉬운 NIE 설명 표
―인성·창의력 교육 측면에서 앞으로 NIE가 더욱 중요시되지 않을까?

"당연하다. 신문은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현실을 보여준다. 세상에는 나 외에도 수많은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바른 인성 교육에 이보다 좋은 자료는 없을 것이다. 광고 하나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민하는가? 광고야말로 아이디어 보물단지다."

"다양한 기사도 창의성의 원천이지만, 신문의 화려한 그래픽을 보면 '정말 기발하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기억에 남는 사례는?

"김성은·재은·태은 3자매다. 국내에서 NIE를 하다가 현재는 캐나다에서 살고 있는데, 엄마가 요즘도 NIE 결과물을 메일로 보낼 정도로 열성적이다. 캐나다에서도 매일 신문을 보다 보니 사회 적응도 빠르다고 한다."

"수업 시간에 아이들에게 신문을 그냥 읽게 했다. 그리고 재밌는 기사를 발표시켰다. 몇 개월이 지나자 쉬는 시간이 변했다. '너 그 기사 재밌더라. 나도 보여줘' 하며 기사를 서로 돌려 볼 정도였다."

―부모에게 추천하는 NIE 방법은.

"신문 일기를 추천한다. 신문에서 가장 관심 있게 본 기사를 스크랩해 자기 생각을 정리하는 형식이다. 글쓰기 전에 스크랩한 기사에 대해 가족끼리 의견 나누는 게 중요하다."

"자녀와 함께 신문을 읽는 것만으로도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진정 자식을 사랑한다면 부모부터 신문을 읽어보자. 그럼 어느 순간 아이들도 같이 읽게 되고 신문 읽는 습관은 그렇게 길러질 수 있다."

정리·진행=여원주 NIE 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