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자연

물 위의 우아한 공주님 '고니'

입력 : 2013.11.28 05:37 | 수정 : 2013.11.28 08:36
날이 부쩍 추워졌지? 추울 때는 물에 손 담그는 게 참 꺼려져. 하지만 이런 날에도 물을 박차며 힘차게 날아오르는 물새들이 있단다. 그 가운데 우리나라 겨울이 덜 춥다고 시베리아에서 온 고니도 있어. 고니라는 이름이 낯설다고? 혹시 고니의 다른 이름인 백조만 알고 있는 건 아니니? 고니는 10월쯤 찾아와 이듬해 3월 초까지 우리나라 곳곳의 저수지나 호수 또는 바닷가에서 겨울을 지내. 해마다 5000마리 가까이 날아온단다. 특히 낙동강 하구에 많이 와서 겨울을 보내지. 고니는 민물에서 자라는 물풀 뿌리나 나무열매, 작은 동물, 곤충 등을 다 잘 먹어. 물속에 머리를 콕 처박고 먹이를 찾기도 하지. 그리고 잘 때는 한 다리로 서서 자.

그림=김재환(호박꽃 ‘내가 좋아하는 물새’)
그림=김재환(호박꽃 ‘내가 좋아하는 물새’)
고니는 온몸이 하얗고 목이 멋지게 구부러져 있어서 무척 우아해 보여. 그래서인지 이야기 속에서 공주나 왕자가 마법에 걸렸을 때 변신하는 동물로 등장하기도 해. 고니가 물 위에 떠서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은 참 근사해. 하지만 사실 물속에선 다리를 젓느라 아주 바쁘단다. 고니는 목을 길게 빼고 하늘을 나는 모습도 멋지지만, 날아오르려고 준비할 때와 내려앉을 때는 더 멋져.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이륙하는 것처럼 물 위를 한참 달려서 날아오르거든. 반대로 내려앉을 때는 수상스키를 타듯 미끄러지면서 내려앉는단다. 고니는 키도 어린이만큼 크고 몸무게도 꽤 나가는 큰 새라서 단숨에 날아오르거나 내려앉기가 힘들어. 목소리도 조금 굵직해. 이름처럼 "곤 곤" 하고 소리를 낸단다.

고니는 날 때부터 근사했을까? 아니야, 어릴 때는 몸이 밝은 회갈색이야. 다리도 분홍빛이 살짝 도는 회색빛이지. 새끼는 눈에 덜 띄어야 안전하게 잘 자랄 수 있거든.

박윤선 | 생태교육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