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자라는 어린이

냄새 나는 방귀? 건강하다는 신호죠

입력 : 2013.11.28 05:37 | 수정 : 2013.11.2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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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 하나 풀어볼까요? 잘 뀌면 낯빛이 박꽃처럼 뽀얗고, 억지로 참으면 오이꽃처럼 샛노래지는 것은? '뽀오옹~', '뿌우웅~', 바로 방귀예요. 이름도 소리도 무척 재미있지만, 냄새는 지독하게 구리지요. 그렇다고 방귀를 계속 참으면 배가 부글부글, 엉덩이가 들썩들썩, 식은땀이 절로 나게 돼요. 그러니 누구나 몰래몰래 방귀를 뀔 수밖에 없지요.

뱀처럼 슬금슬금, 개구리처럼 폴짝, 병아리 떼처럼 뿅뿅뿅, 기차처럼 부아아앙, 방귀 빠져나가는 모습도 참 여러 가지예요. 그런데 방귀는 도대체 어디에서 만드는 것일까요? 사실은 몸속 구불구불한 장에서 만든답니다. 음식을 삼킬 때 들어온 공기, 그리고 음식을 소화하면서 생긴 가스가 대장에 부글부글 가득 차게 되면 '뿡!' 하고 밖으로 나오는 것이지요.

그런데 방귀 소리는 왜 날까요? 가스가 빠져나올 때 근육이 떨리면서 소리가 나는 거예요. 가스 양이 많고 근육이 조여져 있으면 '뿡' 하고 큰 소리가 나고, 가스 양이 적고 근육이 느슨하면 '피식' 하고 조용히 빠져나와요. 방귀 소리가 너무 크게 나면 창피하고 부끄럽지만, 생각보다 중요한 소식을 전하기 때문에 반가울 때도 있어요. 갓난아기가 엄마 젖을 먹고 뀌는 방귀 소리는 탈 없이 잘 소화되었다는 뜻이고, 수술받고 뀌는 방귀 소리는 일없이 잘 회복되었다는 것을 알려주니까요.

방귀 냄새를 맡아보면 무얼 먹었는지도 짐작할 수 있어요. 쇠고기·돼지고기·달걀·생선처럼 단백질이 많은 음식을 소화시킬 땐 구린 냄새를 풍기는 가스가 만들어져요. 그래서 이런 음식을 많이 먹고 뀌는 방귀는 냄새가 지독하지요.

웅진주니어 ‘방귀 방귀 나가신다’ 일러스트
웅진주니어 ‘방귀 방귀 나가신다’

반대로 보리·고구마·옥수수·통밀·우엉·양배추 같은 음식을 먹으면 냄새가 구리지 않아요. 대신 소화가 더뎌서 그만큼 가스가 많아져 방귀가 잦고 소리가 더 크답니다. 그래서 사자나 호랑이 같은 육식동물 방귀는 냄새가 독하고, 코끼리나 소처럼 풀이 먹이인 동물들의 방귀는 구리지 않아요.

그런데 벌레도 방귀를 뀔까요? 물론이에요. 특히 흰개미는 소문난 방귀쟁이랍니다. 눈곱만 한 작은 방귀지만 세상의 모든 흰개미가 한꺼번에 뀌어댄다면 엄청날지도 몰라요. 그럼 물고기는 방귀를 뀔까요? 가끔 물 위로 공기방울이 방울방울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답니다. 이게 바로 물고기 방귀예요. 나무도 방귀를 뀔까요? 뽕나무가 방귀를 뽕뽕 뀔 것 같지만, 나무는 방귀를 뀌지 않아요.

냄새가 때때로 고약하기도 하지만, 방귀는 더럽거나 불쾌한 것이 아니에요. 음식을 먹는 모든 생물이 만들어내는 건강하고 반가운 소리이지요. 그러니까 방귀 뀌는 것을 너무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방귀를 뀔 때마다 여러분 몸의 건강에 고마운 마음을 가져보길 바랄게요.

[부모님께]

방귀는 내 몸이 음식을 잘 소화했다는 '건강 신호'이지요. 음식이 몸에 들어오면 어떤 과정을 거쳐 소화되고 대변과 방귀로 변하는지 자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방귀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을 짧은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하도록 해주세요.

방민희 | 서울 관악초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