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을 읽읍시다
"한쪽으로 치우친 진보는 위험… 다양한 가치가 균형 잡아야"
입력 : 2013.11.25 05:38
| 수정 : 2013.11.25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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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이트헤드가 쓴 ‘과학과 근대세계’는 철학과 과학을 결합한 20세기의 대표적인 책이에요.
"문명이 항상 더 나은 상태를 향해 나아가는 것만은 아니다. 우리가 장기적인 관점으로 '문명의 지도'를 그려본다면, 진보를 향해 가는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긴 관점으로만 보면, 세부 사항을 제대로 볼 수 없어 문명의 진행 과정을 완벽하게 파악하기 어려워진다. 수만 년에 달하는 역사를 놓고 볼 때 '새로운 시대'가 비교적 갑작스레 나타나곤 했다. 역사의 흐름에서 소외됐던 민족이 어느 날 갑자기 역사의 중심에 등장하기도 한다. 기술의 새로운 발견이 인간 생활을 획기적으로 바꾸기도 한다. 원시예술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해 사람들에게 예술적 만족을 주기도 한다."
화이트헤드가 쓴 '과학과 근대세계'의 첫 부분입니다. 여러분은 문명의 진보가 때로는 더 나은 상태로 나아가지 못한다고 생각하나요? 아니면 늘 보다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보나요? 기술 발달이 인간 생활을 획기적으로 바꾼 사례는 무엇인지 생각해보세요.
"중요성은 존속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존속이란 시간 속에서 가치가 보존되는 것을 말한다. 존속은 자기 자신을 계승해 가면서 동일성을 유지하는 패턴이다. 존속은 유리한 환경을 필요로 한다. 모든 과학은 존속하는 유기체의 문제에 관한 것이다. 오늘날 과학의 영향을 다음 네 가지 항목으로 분석할 수 있다. 우주에 관한 일반적 개념, 기술의 응용, 지식의 전문화, 생물학 이론의 영향 등이 그것이다."
화이트헤드는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가치가 보존되는 것이 존속이고, 존속 가능한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했어요. 그는 진보의 속도가 너무 빨라 개인이 그전에는 전혀 접해 본 적 없는 새로운 상황을 만나게 된다고 말했지요. 이 말은 오늘날 더욱 실감 나게 와 닿고 있어요. 몸에 지니고 다니는 컴퓨터와 다름없는 스마트폰이 이렇게 유행하게 될 줄은 불과 20년 전만 해도 꿈도 못 꿨을 정도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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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프리드 노스 화이트헤드는 영국의 유명한 수학자이면서도 고전(古典)에 정통한 철학자로 꼽히지요. /Corbis/토픽이미지
화이트헤드는 균형을 갖춘 발달에서 지혜가 생겨난다고 말해요. 그는 교육의 목적도 균형을 갖춘 인물을 길러내는 것이라 했지요. 그렇기 때문에 틀에 박힌 지식 습득에 치중한 교육 방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어요. 사실들 하나하나에 담긴 가치들의 상호작용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려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그는 이 같은 상호작용을 무시하고 단순히 공식만 외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어요.
"내가 말하는 일반적 의미의 예술은 개개의 가치에 주목하기 위한 선택적 활동을 뜻한다. 예를 들자면, 해가 지는 광경을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 몸이나 시선을 고정하는 것도 예술적 선택 활동이다. 이처럼 생생한 가치를 누리는 습관도 예술이다."
화이트헤드가 말하는 예술에 대해 여러분도 공감하나요? 여러분은 예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말해보세요. 또 예술과 환경, 그리고 과학의 관계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서로 나눠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