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갔어요
놀이공원 온 듯 재밌는 전시장
입력 : 2013.11.21 05:26
| 수정 : 2013.11.21 08:40
[75] 무라카미 다카시의 슈퍼플랫 원더랜드 展
애니메이션 좋아했던 소년, 무라카미… 다양한 캐릭터 이용해 현실 세계 표현
웃고 있지만 허전함 느껴지는 꽃들, 사회 속 혼란스러움 작품에 담았죠
"맞아요. 그런데 아니에요." 맞으면서도 아니라니 이상한 대답이네요. 더 이상한 것은 여기에서는 앞으로 가기 위해서는 뒤로 가야 한다는군요. 바로 거울나라입니다. '거울나라의 앨리스'는 여러분이 잘 아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후속 편이지요. 전편에서는 앨리스가 토끼를 따라 땅속 나라로 가서 카드놀이를 했다면, 후속 편에서는 앨리스가 아기 고양이와 놀다가 거울나라로 들어가 체스 게임을 합니다.
거울나라는 모든 게 거꾸로 가요. 글씨뿐만 아니라, 방향도 거꾸로이지요. 집 밖으로 나가려고 아무리 애써도 나갈 수가 없는데, 집 안을 향해 들어오니까 집 밖으로 나간 거예요. 케이크를 여럿이서 먹기 위해 나누려 해도 나눌 수가 없지만, 먼저 먹고 나서 자르니 나누어졌답니다. 방향과 순서도 반대이고, 원인과 결과도 뒤바뀌어버린 곳이지요. 거울나라에서는 사람이 주인공이 아니라, 동요나 동화 속에 등장하던 캐릭터들이 주인공이에요. 그들은 앨리스를 처음 보고 이렇게 말하지요. "와, 난 지금껏 어린아이는 전설상의 인물인 줄 알았어. 뭐야, 살아 있잖아!"
앨리스가 이상스러운 나라에서 마주치게 되는 일들은 요즘에도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지도 몰라요. 우리도 앨리스처럼 상상에서 태어난 수많은 캐릭터와 함께 살고 있으니까요. 만화 캐릭터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은 그것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의미를 알 수 없는 놀이를 하기도 하고, 또 말도 되지 않는 장난을 치기도 하거든요. 일본의 예술가 무라카미 다카시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매우 좋아했던 소년이었어요. 만화를 너무 봐서 이 세상이 입체가 아니라 만화처럼 평평하게 보일 정도로 말이에요. 이런 사람들을 일본 말로 뭐라고 부르는지 아세요? '오타쿠'라고 하지요. 다카시는 누구보다 오타쿠를 잘 아는 예술가입니다.
오타쿠에는 집이나 방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어요. 원래는 '당신의 집을 지키고 있는 사람'이라는 말로 상대를 존중해서 부르는 말이었어요. 1960년대 일본에서는 집에만 있는 주부들이 많았어요. 그들은 이웃에 사는 비슷한 처지의 주부들을 서로 그렇게 불러주었대요. 여성의 사회 활동이 왕성해지면서 점차 그 말은 주부들 사이에서는 쓰이지 않게 되었고요. 그 대신 자기 방에서 잘 나오지 않고 잡지나 애니메이션에 몰두하는 청소년들을 일컫는 말이 되었답니다.
거울나라는 모든 게 거꾸로 가요. 글씨뿐만 아니라, 방향도 거꾸로이지요. 집 밖으로 나가려고 아무리 애써도 나갈 수가 없는데, 집 안을 향해 들어오니까 집 밖으로 나간 거예요. 케이크를 여럿이서 먹기 위해 나누려 해도 나눌 수가 없지만, 먼저 먹고 나서 자르니 나누어졌답니다. 방향과 순서도 반대이고, 원인과 결과도 뒤바뀌어버린 곳이지요. 거울나라에서는 사람이 주인공이 아니라, 동요나 동화 속에 등장하던 캐릭터들이 주인공이에요. 그들은 앨리스를 처음 보고 이렇게 말하지요. "와, 난 지금껏 어린아이는 전설상의 인물인 줄 알았어. 뭐야, 살아 있잖아!"
앨리스가 이상스러운 나라에서 마주치게 되는 일들은 요즘에도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지도 몰라요. 우리도 앨리스처럼 상상에서 태어난 수많은 캐릭터와 함께 살고 있으니까요. 만화 캐릭터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은 그것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의미를 알 수 없는 놀이를 하기도 하고, 또 말도 되지 않는 장난을 치기도 하거든요. 일본의 예술가 무라카미 다카시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매우 좋아했던 소년이었어요. 만화를 너무 봐서 이 세상이 입체가 아니라 만화처럼 평평하게 보일 정도로 말이에요. 이런 사람들을 일본 말로 뭐라고 부르는지 아세요? '오타쿠'라고 하지요. 다카시는 누구보다 오타쿠를 잘 아는 예술가입니다.
오타쿠에는 집이나 방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어요. 원래는 '당신의 집을 지키고 있는 사람'이라는 말로 상대를 존중해서 부르는 말이었어요. 1960년대 일본에서는 집에만 있는 주부들이 많았어요. 그들은 이웃에 사는 비슷한 처지의 주부들을 서로 그렇게 불러주었대요. 여성의 사회 활동이 왕성해지면서 점차 그 말은 주부들 사이에서는 쓰이지 않게 되었고요. 그 대신 자기 방에서 잘 나오지 않고 잡지나 애니메이션에 몰두하는 청소년들을 일컫는 말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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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왼쪽)작품1 무라카미 다카시,‘ 순백색 복장의 도브(핑크&블루)’, 2013 ⓒTakashi Murakami/Kaikai Kiki Co., Ltd. All Rights Reserved. (사진 오른쪽)작품2 무라카미 다카시, '키키', 2005 ⓒTakashi Murakami/Kaikai Kiki Co., Ltd. All Rights Reserved.
다카시의 작품들은 우리에게 이상한 나라에 간 앨리스가 되어 보라고 권하는군요. 작품1은 다카시가 자기 자화상이라고 말하는 캐릭터예요. 귀엽게 생겼지만 원숭이를 닮아 머리는 썩 좋지 않고, 별로 착한 편도 아니래요. 게다가 특별한 재주도 없고 현실 세계에 대해서는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게 없다고 하네요. 보통 만화 캐릭터들은 영웅처럼 힘이 세거나, 개그맨처럼 재미있거나, 아예 악인처럼 잔인한데, 다카시가 만든 인물은 그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습니다.
작품2는 어때요? 눈이 세 개나 있는 이 캐릭터는 언뜻 보면 귀여운 것 같기도 하고, 달리 보면 심술궂은 새끼 괴물 같기도 해요. 입을 크게 벌리고 씩 웃고 있지만 반갑고 좋아서 웃는 것인지, 먹잇감을 발견한 후 잡아먹으려고 웃는 것인지 알 수가 없지요. 손에 쥔 긴 막대 끝에는 해골들이 매달려 있어요. 혹시 날카로운 이빨만큼이나 무서운 성격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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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품3 무라카미 다카시, ‘슈퍼플랫 플라워’, 2010 ⓒTakashi Murakami/Kaikai Kiki Co., Ltd. All Rights Reserved.
거울나라에 간 앨리스는 놀이 규칙도 알지 못하고 놀고 있으려니 자기가 누구인지 혼란스러웠을 거예요. 다카시가 우리에게 한번쯤 경험하게 해주려는 것도 바로 그런 혼란스러움이 아닐까요?
삼성미술관 플라토 (02)1577-7595